안보위협과 템포의 위기  

북한이 핵 및 미사일 도발 위협을 고도화하고, 러시아와 군사동맹을 강화하는 가운데 12․3 비상계엄의 발동과 대통령의 탄핵에 따른 국내정치의 혼란으로 인해 대한민국의 안보위협은 그 어느 때보다도 위기인 상황이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장해야 하는 최후의 보루로서 가장 신뢰되고 제 역할에 충실해야 하는 군의 사기와 위엄, 그리고 사명감과 충성심은 시나브로(알게 모르게 서서히) 침체되었으며, 상실된 열정과 템포(도전적이고 역동적인 템포 유지)의 상실은 위기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군은 그동안 북핵 위협에 대비한 대비태세와 첨단무기체계 구축을 위해 매진하였었으며, 우주 및 사이버, 전자기스펙트럼, 드론 및 AI 등 전쟁 억제 및 압승을 위한 템포를 늦추지 않았었다. 그러나 작금의 템포 상실은 매우 안타깝다. 새로이 선출되는 대통령과 새로운 정부는 안보위협의 감소와 템포 유지를 위한 획기적이고 통찰적인 조치를 해야 할 것이다. 점증되는 전략적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군의 갈 길은 멀고 할 일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국군통수권과 권한행사 

새로이 선출되는 대통령은 국군통수권자(CIC: Commander In Chief)가 되는데, 이는 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 중의 하나이다. 군통수권은 외교권과 같이 양도될 수 없고 권한대행의 권한을(적극적 행사 측면을 의미) 뛰어넘는 선출된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다. 이는 국민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과 임명된 직위의 권한 행사의 무게감을 의미하며, 원론적으로 국가계약론 및 사회계약론에 기초하고 있다. 대통령은 당선 이후 00:00시에 군통수권을 곧바로 행사하게 된다. 

국가원수로서의 국군통수권이란, 육·해·공군을 포함한 국방기구와 조직상 편제된 모든 국군을 지휘통할(指揮統轄)할 권한을 말한다. 대한민국 헌법(제74조. “대통령은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군을 통수한다”)과 법률, 국군조직법은 국방기구와 조직상 국가원수인 대통령은 국군의 최고통수권자이며, 국군통수 상 필요한 명령을 발할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대한민국 최초의 국군통수권은 1948년 정부수립 직후 미(美) 군정사령관인 하지(John Reed Hodge) 중장이 이승만 대통령에게 이양을 조인한 한·미 군사협정(1948. 8. 24.)이 체결되면서 이루어졌다. 당시 헌법상 대통령이자 한국군의 총사령관인 이승만 대통령은 주한미군사령관 하지 중장으로부터 국군통수권에 대한 이양에 서명함으로써 정식으로 국군통수권(한·미 군사협정 제1장 총칙)을 행사했다. 당시의 국군통수권이란 대한민국과 미 주둔군의 공동 안전보장을 위한 한국의 국방·군비(경찰, 통위부, 해안경비대) 통솔권과 통수권의 점진적 이양, 그리고 미국의 한국정부에 대한 원조의 지속에 대해서 명시하였다. 

당면과제

탄핵과 직무대행 체제에 따라 그동안 국가 안보위협과 국민의 생존 및 재산 보호를 위한 대응 체계는 심각히 손상되었으며, 위기 그 자체였었다. 전쟁이나 유사시 군의 즉각적 대응이 필수적인데 직무대행체제로는 효율적 대응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국제적, 국내적으로 국가원수로서의 대통령의 권위는 객관적으로 인정받고 신뢰받는 것이기 때문에 6개월여의 공백은 국민의 생명과 국가의 안전에 치명적인 위험을 가져왔었다고 볼 수 있다. 군통수권자의 즉각적이고 단호한 결단은 위기 극복을 가능하게 하며, 결정의 주저나 지연은 국가안보에 치명적이고, 국민의 안전과 생명보장, 재산권 행사는 물론 국가생존 자체의 위험을 초래할 수가 있으므로 이제 단호하고 결의있는 행사의 국제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제 국가안보와 국민의 생명보장 측면에서 최악의 상황은 지나갔으므로 희망찬 기대와 역동적인 행사를 통해 안보테세 확립과 전투준비태세 완비는 물론 손상된 군의 체계 보완과 사기진작을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

군과 일부 군 장성에 대한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이 있었으나 대비태세와 위기의 안정화를 이룩한 장병 및 그 가족들의 노력과 희생을 폄하해서는 안될 것이다. 군의 위계질서와 명령 및 수행체계 자체를 무시해선 안된다는 측면에서 탄핵 과정에서 명령과 임무수행 과정에서의 과장된 문제점은 과도한 정치적 공세이므로 그 위험성을 고려하여 이제 중지되어야 한다. 이는 근본적으로 군통수권에 대한 몰인정적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군통수권자의 합법·합리적 명령을 개인의 판단에 따라 명령 이행 여부를 취사 선택하거나, 이행에 따른 법적 책임을 고려하면서 소극적 이행 또는 지연 이행할 경우에 유사시 국가적으로 매우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새로운 대통령은 우선적으로 이에 대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군의 독립성, 중립성을 확립하기 위한 선결 과제는 추락한 군의 사기앙양과 공정한 군 인사이며, 국내외적 위협대비 차원에서의 첨단무기화와 전력증강의 신속과 지속이다. 사기를 먹고사는 군의 사기 저하는 매우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장병들의 사명감과 책임감, 희생정신을 북돋아 주어야 하며, 추락한 사기를 높이기 위한 획기적인 사기앙양책이 긴요하다.

또한 군통수권자는 우수 인재의 확보와 양성 및 보호가 필요한 군에서의 지연, 학연, 혈연 타파를 위한 조치는 군심결집에 매우 효과적이므로 시급하게 취해야 한다. 군은 항상 선출된 대통령에 대한 신뢰와 충성스러움은 여전하므로, 우려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다음은 흐트러진 상명하복 체계의 확립이다. 군은 전쟁과 전투를 수행하는 조직이기에 상명하복을 근간의 원칙으로 하고 있다. 상명하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극히 위험하고 불확실한 상황에서 전투지휘가 불가능하다. 그래서 군은 직속상관의 지시만 수행토록 지휘체계를 유지하고 있고(지휘통일의 원칙) 지휘계통을 우회하는 명령과 지시는 가급적 피해야 한다. 이러한 군의 기풍이 조속히 정착되어야 군통수권은 보다 확고한 기반을 유지하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평화는 강력한 힘에 의해 나오는 것이므로 첨단무기 확보와 전쟁수행 역량 확보를 위한 예산의 지원과 증액은 수출 등 또 다른 국가발전의 초석을 제공하므로 이를 위한 노력과 관심을 가져주시기를 기대한다.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전폭적으로 받은 새로운 대통령의 국군통수권은 더욱 확고해져야 하며 우리 군이 싸워서 이길 수 있는 믿음직하고 강한 군으로 발전되기 위한 혁신적이고 통찰적인 조치를 기대해 본다. (konas) 

김학민 : 향군 안보전략연구원 논문심사위원

※ 외부 필진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