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칼럼] 중국의 군사력 증진과 한·일 안보협력 강화
지금 동북아의 안보 상황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중국과 일본 그리고 북한의 상황이 녹록지 않다. 중국을 비롯한 각국의 상황을 간략히 살펴본 뒤 한·일 안보협력 강화를 위한 제언을 하고자 한다.
중국은 지난 9월 6일 80주년 전승절을 맞아 대내외에 군사굴기(軍事堀起; 군사적으로 우뚝 일어섬)를 과시하였다. 군사 퍼레이드를 통해 육·해·공군은 물론 로켓군과 우주군 등 중국군의 새로운 무기들을 많이 선보였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DF-61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JL-3 등을 공개하면서 중국의 핵 억지력 강화 의지를 드러냈다. 그리고 스텔스 무인전투기와 드론 등 미래 전장을 겨냥한 첨단 전력을 공개하였다. 한때 반부패 사건으로 몰렸던 로켓군도 DF-31BJ 등 신형 이동식 ICBM을 등장시키며 중국의 전략핵에 대한 전력 고도화를 과시하였다.
제일 관심을 끄는 것은 무인기 개발이다. 군사전문 매체인 디펜스크로스는 지난 12월 13일 중국항공공업공사(AVIC)가 개발한 ‘지우톈(九天)’ 무인기에 대해 보도하였다. 소형 드론 100대 이상을 공중에서 발사하는 16톤급 대형 무인기가 성공적으로 비행을 마쳤다는 내용이다. 이 무인기는 최대 이륙 중량 16톤, 탑재 용량 6톤으로 소형 드론 떼와 다양한 무기를 동시에 운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항속거리는 7,000km이며 최대 12시간 체공 능력과 전체 길이는 16.35m, 날개폭 25m 규모로 단일 제트 엔진을 장착하였다. 군사 전문가들은 지우톈을 ‘드론 모선’으로 평가하며, 기체 중앙부에 배치된 특수 격납고에서 수백 대의 소형 드론을 공중 발사해 정찰과 타격 임무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동북아에 엄청난 위협이 될 수 있다.
이처럼 중국의 군사적 굴기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며, 최근 중국의 움직임 또한 심상치 않다. 중국 해군 항공모함 ‘랴오닝’호가 구축함 3척과 함께 일본 오키나와 인근 해역에서 무력시위를 하였고, 중국과 러시아 폭격기가 연합하여 오키나와현 섬들 사이를 통과해 시코쿠 남쪽 태평양 상공까지 비행함으로써 일본 열도를 경악시켰다.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함께 시코쿠 남쪽까지 비행한 것은 처음 있는 일로, 폭격기가 방향을 바꾸지 않고 계속 비행했다면 도쿄는 물론 일본 해상자위대와 미 해군 기지가 있는 요코스카 인근까지 도달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러한 상황은 일본의 다카이치 총리가 만약 대만이 공격을 받게 된다면 일본이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발언에 대한 반발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우리도 중국의 움직임을 주시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우선적으로 서해안 불법 구조물 설치이다. 2018년 선란(深藍)이라는 이동식 대형 구조물을 처음 설치한 이후 지금까지 세 개로 늘어났다. 중국은 서해 한중 잠정조치수역(PMZ)에 인공 양식 시설이라고 주장하면서 앞으로 9개를 더하여 모두 12개를 설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해양조사선이 조사를 위해 접근하자 적극적으로 막아서면서 대치하는 상황까지 벌어진 바 있다.
중국 군용기의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에 대한 무단 진입이 사실상 일상화되고 있다. 연도별 진입 횟수는 2023년 130여 회, 2024년 90여 회, 2025년 60여 회(8월 말 기준)로, 일주일에 평균 두 차례 정도에 이른다.
다음은 한·일 안보 상황이다. 우리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 간의 공동 수색·구조훈련이 11월에 예정되었으나 무산되었다. 이 훈련은 양국 함정이 협력해 해상 구조 활동의 절차를 점검하는 것으로 1999년부터 2017년까지 10회를 하였으나, 2018년 12월 발생한 ‘초계기 갈등’(일본 해상자위대의 초계기가 우리나라의 광개토대왕함에 근접 비행을 한 사건)으로 중단됐다가 올해 재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10월 30일 우리나라 블랙이글스에 중간 급유 지원을 일본이 거부함으로써 이 훈련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이글스는 두바이 국제에어쇼 참가를 위해 일본의 나하 공항에서 급유를 받기로 했으나, 블랙이글스가 독도 상공을 비행했다는 이유로 거부한 것이다. 이에 우리나라도 일본의 ‘자위대 음악 축제’에 군악대를 보내지 않았다. 참가가 이루어졌다면 2015년 이후 10년 만의 참가였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에 대해 두 나라는 “한·일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사태를 진정시키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면서 더 이상의 확산을 경계하고 있음은 다행한 일이다.
이러한 주변국 상황 속에 북한은 지난 11월 7일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하였다. 이번 발사는 북한이 지난 10월 22일 미사일을 쏜 지 16일 만이다. 올해 들어서만 7번째 탄도미사일 발사로 다양한 형태의 무력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김정은은 2024년 10월 17일 인민군 제2군단 지휘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서울과의 악연을 잘라버리고 부질없는 동족 의식과 통일이라는 비현실적인 인식을 깨끗이 털어버린 것”과 “앞으로 철저한 적국인 한국으로부터 우리의 주권이 침해당할 때 물리력이 더 이상의 조건 여하에 구애됨이 없이, 거침없이 사용될 수 있음을 알리는 마지막 선고”라고 선언한 바 있다.
지난 3월 8일 북한은 『노동신문』을 통하여, “김정은 총비서가 당 제8차 대회 결정에 따라 추진되고 있는 핵동력전략유도탄잠수함 건조 실태를 현지에서 료해(파악)했다”고 보도하였다. 이처럼 남·북 간의 긴장감 고조와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의 안보 위협은 예측 불허의 상황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한·미·일의 안보협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특히 한·일 간의 안보 균열은 큰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양국 간의 안보협력 강화를 위해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양국의 정치 지도자들은 대승적 차원에서 미래를 위한 상호 신뢰 관계를 굳건히 해야 한다.
둘째, 정책적 유연성을 가지고 한·일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과거에 집착하면 미래로 나가는데 제한이 따른다.
셋째, 정부와 일반 국민이 추진하는 투 트랙으로 한일 관계를 추진해 나가야 한다. 양국 국민의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konas)
이영석 : 한국의병연구소장, 재향군인회 안보교수, 안보전략연구원 및 논문심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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