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위협, 산골이라고 예외일소냐~!

태극기를 가슴에 붙인 중년 신사가 이마의 `북핵'이란 글씨가 보이지 않느냐는 표정이다.
산골 동네 아저씨는 오토바이 헬맷을 쓴 채 눈만 멀뚱멀뚱거리며 담배를 피운다.
웬 태극 띠와 태극기,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진, 그리고 활빈단은 또 무엇인가.
그 옆에 서서 가는 젊은 사람은 수행원이라도 되는 것일까.
산골아저씨는 아직도 무슨 일인지 종잡을 수 없는 것 같다.
가만 보니 옆으로는 외신기자(AP)가 따라오지 않는가. 그 뒤에는 정복과 사복 경찰이 따라온다.
12일 오후 비무장지대(DMZ)와 접해 있는 강원도 철원군 중부전선 옛 북한노동당 철원당사 가는 길 풍경이다. 기획시위로 유명한 활빈단 홍정식 단장(이하 홍단장)이 나타난 것이다. 기자들이라면 직업이 사실상 시위인 그를 모른다면 문제겠지만 땅만 파먹고 살아온 산골 주민들이 그를 어찌 알겠는가.
그가 오늘 한반도를 위협하는 북핵반대 시위를 하러 옛 북한노동당사를 찾아가는 길에 인근 삼거리에서 경찰망에 걸리고 말았다. 이미 경찰은 무작정 막으라는 상부의 지시를 받아 놓고 있는 상태.
여기서부터 양측의 이빨 싸움이 벌어진다.
홍단장:오늘은 전투복 차림도 아니고 양복인데 막으면 쓰나
폴리스:사전 집회신고가 돼 있지 않으십니다.
홍단장:내.외신 기자회견을 하는데 무슨 집회신고를 하나?
폴리스:사실상 시위로 봐야 하지 않습니까.
홍단장:(경찰 관련부서로 휴대폰을 돌리며 릴레이 항의) 정말 이럴 겁니까!!!. 어제 청와대 앞에서 유전.오일 게이트 관련자 목치라고 시위한 애국자를...
폴리스:정말로 훌륭한 일을 하고 계신줄 익히 알고 있습니다.
홍단장:경찰이 김정일 위원장이나 옹호하고... 자꾸 구호라도 외칠 힘 빼지 말어. 어, 목 아프고 배 고프네.
폴리스:진작 계통을 통해서 사전 집회신고를 했어야...
말이 돌고 도는 사이 시위가 사실상 틀렸음을 간파한 홍단장이 머리띠를 둘러 매기도 하고 시위 문구를 팽팽하게 댕겨준다. 발빠른 외신기자는 `NO War' 부분을 아래서 쳐올려 클로즈업하는 것 같다.
갑자기 홍 단장이 저지선을 뚫고 200여미터 행진해 노동당사를 코앞에 두자 경찰이 에워싸고 `정중하게' 밀어 차안으로 모신다. 임의동행 형식의 연행이다.
동송 지구대(옛 파출소)로 간 그는 벽면에 걸려있는 경찰의 대민봉사 규정을 하나하나 가리키며 훈시를 했다고 한다.
그로서도 이미 어느정도 시위효과를 거두었고 기자들은 자리를 떴으니 이미 노동당사앞 시위는 단념한 듯하다.
경찰도 상부의 지시대로 노동당사 앞 시위를 성공적으로 원천봉쇄했으니 홍 단장의 일장 연설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면 그만 아닌가.
그는 오후 4시 10분께 풀러났다는 사실을 알려줬다.
올라가는 길에 홍 단장은 친구의 권유로 인근 이동 갈비촌에서 갈비를 뜯고 간다고...
그리고 내일은 국적 포기가 횡행하는 곳을 찾아가 정신나간 사람들에게 꿀밤을 먹인다 한다.
아무튼 또 바빠질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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