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도 못하던 사모가 교인에게 신장 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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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혈도 못할 정도로 겁 많은 ''아줌마''가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신장병 환자 청년에게 자신의 신장을 줬다. 청년은 투병생활을 접고 새롭게 얻게 된 삶에 대한 의욕을 얻었고, ''아줌마''는 이식수술이 이렇게 쉬운 일인 줄 몰랐다며, 사후 장기기증과 골수기증 서약까지 했다. 이 훈훈한 이야기의 주인공은 아름다운교회(강영철 목사) 이영옥 사모(44)와 이 교회 교인 김행곤 씨(34).
김행곤 씨는 지난 98년 만성신부전증 진단을 받았다. 그 후 계속 약을 복용하면서 투병생활을 하다가 지난해 말부터 병원에서 주 1회 이상 투석을 받으며 버텨왔다. 치료하려면 신장 이식을 받아야 하는데, 가족도 신장이 좋지 않거나 조직이 맞지 않아 이식이 불가능했다. 그러던 중 한 달 전 김행곤 씨에게 신장을 기증하겠다는 사람이 나타났다. 그러나 병원에서 소개받은 그는 김행곤 씨에게 따로 연락해 대가성 돈을 요구했다. 뒤늦게 그 사실을 들은 병원측은 수술을 만류했고, 김행곤 씨는 부풀었던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김행곤 씨는 교회에서 기도제목으로 자신의 처지를 나누었고, 그의 딱한 사정을 알게 된 이영옥 사모가 김행곤 씨를 위해 선뜻 신장 기증을 결심한 것.
수술을 하루 앞둔 6월22일 주인공들을 만나기 위해 서울 인제대학교 백병원 입원실을 찾아갔다. 침대에 앉아 조용히 책을 읽고 있던 이영옥 사모는 "대단한 일도 아니라 주위 사람들에게도 말하지 않았는데 언론을 통해 알려지는 게 부담스럽다"면서 한사코 취재를 사양했다. 한 개인의 선행을 치하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해 헌신하는 실천이 기독교계에 퍼져갈 수 있도록 훈훈한 감동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고 ''둘러대서'' 겨우 설득할 수 있었다.
이영옥 사모의 첫인상은 한마디로 푸근한 아줌마 자체였다. 수술을 앞두고 떨리기도 하겠건만, "내가 아파 수술 받는 것이라면 두렵고 떨리겠는데, 지금은 다른 사람을 위해 수술 받는 거라 그런지 이상하게 하나도 안 떨린다"면서 활짝 웃었다.
지난 일요일부터 입원해 한 병원에서 아침 저녁으로 얼굴을 보아온 두 사람은 더욱 친해졌다. 어젯밤에는 팔짱 끼고 ''데이트''를 즐기면서 속 깊은 대화를 많이 나눴다고 한다. 이영옥 사모는 "신장병 환자가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알아요? 멀리 여행도 못 가지, 못 먹는 음식도 많지…" 하면서 김행곤 씨를 안쓰럽게 쳐다보다가도 "치료 끝나고 퇴원하면 어디 좋은 처자 없나 찾아봐야겠네. 앞으로 교회 안 빠지고 잘 나올거지?"라면서 은근슬쩍 농담 섞인 말을 건넨다.
"아직 뜨지 않은 배우지만, 아주 잘 생겼다"고 이명옥 사모가 칭찬하는 김행곤 씨는 연극·영화에 조연배우로 출연하고 있다. 김행곤 씨는 신장 이식으로 자신의 삶의 의미가 예전과 완전히 달라졌다고 밝힌다. 은혜로 새로운 삶을 산다는 게 어떤 것인지 체험으로 깨닫게 되었다면서 편안한 미소를 지었다.
이영옥 사모는 "원래 겁이 많아 헌혈도 못하는 사람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장기기증운동 단체 근처에도 가보지 않았는데, 이 일은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 마음을 굳혔다"고 밝힌다. 또 "신장 기능이 20%만 있어도 사는데 아무 지장이 없다는데, 신장 기능이 5%도 안 돼 고생하는 신장병 환자를 돕는 일에 기독교인이 나섰으면 좋겠다"고 전한다.
그는 혈액과 조직만 맞으면 기증이 이처럼 쉬운 일이라는 것을 알고선 이참에 사후 골수기증과 장기기증까지 서약했다. 아직 중년의 나이임에도 ''어떤 모습으로 죽음을 맞이할까''를 평소 많이 생각한다는 그는, 나중에 혹시 사고라도 당한다면 자신의 장기를 다른 사람의 병을 치료하는 데 쓰이게 하고 마지막을 맞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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