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돕기’ 맏며느리들이 뭉쳤다
경기도 안양시종합자원봉사센터의 ‘맏며느리팀’ 자원봉사자들.(왼쪽부터 김용자, 임명자, 조향숙, 홍기숙, 강기자씨)
힘들여 번 돈과 돈 주고도 못 사는 시간을 자신과 가족의 테두리를 넘어 다른 사람을 위해 나누는 사람은 아름답다. 의지할 곳 없이 쓸쓸히 말년을 보내는 노인들을 위해 봉사하는 주부 자원봉사자들. 노인전문요양원의 식당에서 중식제공 자원봉사에 나선 주부들은 ‘동네 아줌마’들이 아니라 ‘동네 천사’들이다.
20여명의 주부들로 구성된 ‘맏며느리팀’. 이들은 경기 안양시 만안구(안양3동) 지역으로 시집을 온 20대 후반에서 50대 후반의 여성들이다. 모든 회원들이 안양 토박이들을 남편으로 두고 시부모를 모시는 맏며느리들이다. 이들이 ‘맏며느리팀’을 구성한 것은 1997년 시부모들의 친목계에 합류하면서부터다.
“여러 회원들과 어울려 차 마시러 이집 저집 다녔는데 그렇게 몇 개월을 보내고 나니 회원들과의 만남이 무의미한 수다로만 끝나는 것 같아 허무하게 느껴졌어요. 어떻게 하면 모임을 의미있게 바꿀까 고민했죠.”
강기자 전 회장(57)은 ‘나에게도 득이 되고 이웃에게도 득이 되는 활동을 하자’고 회원들과 의논한 후 안양시종합자원봉사센터를 찾아 봉사하게 되었다.
이들 맏며느리는 5명씩 조를 짜 한달에 두번 요양원 식당에서 음식만들기부터 설거지 등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고 노인들의 점심시간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게다가 식사보조는 물론 병간호에 이르기까지 친자녀 못지않은 역할을 하고 있다.
“저 정도 나이가 되면 문화센터 나가고, 운동하고, 맛있는 거 먹으러 다니고 그러면서 살잖아요. 그런 건 순간순간은 재미있을지 모르지만 크게 의미있는 삶은 아니지요.”
모임의 회장직을 맡고 있는 임명자씨(47). 그는 시간을 의미있게 쓰고 싶다는 욕심으로, 아니 혼자 행복하기 미안해서 자원봉사를 시작했다. 그가 찾아가는 안양시 안양노인전문요양원은 주로 치매 또는 장애를 갖고 있는 노인들이 머무는 곳이다. 노인들에게 식사봉사를 하는 일은 물론, 잠깐이지만 노인들의 푸념도 들어주고 말벗이 되어드리는 일도 그의 몫이다.
회원 김용자씨(56)는 대소변을 받아내야 할 만큼 악화된 치매 시어머니 병수발을 10년 가까이 해왔다.
“처음엔 다들 ‘한두 달이나 할까’ 생각했나 봐요. 치매에 걸린 노인들은 냄새나고 거동도 불편해 수발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니지요. 자원봉사 활동은 무엇보다도 상대방 처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죠. 겪어본 사람만이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는 남들은 이제 고생은 그만 하고 쉬라는 데도 더욱 활발히 봉사를 하느라 분주하다.
“자원봉사는 살아 있는 교육입니다. 아이들에게 열심히 봉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가장 큰 가르침인 것 같아요.”
회원 조향숙씨(44)는 “봉사활동은 보람도 크지만 자신의 삶을 살찌우는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한다”고 말했다.
안양노인전문요양원의 이환의씨는 “이들처럼 작은 봉사를 통해 자신의 삶을 살찌우는 사람들이 느는 것은 참 다행”이라면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작은 사랑을 실천하는 이런 사람들이 있어 세상은 아름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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