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장애인 부부의 감동 부르스, '그들만의 부르스' 화제

영화 '여인의 향기'에 나오는 탱고장면은 영화사에 가장 아름다운 명장면 중 하나로 손꼽힌다. 눈이 멀어 앞을 보지 못하는 퇴역장교 프랭크(알 파치노)가 '포르 우나 카베자'라는 귀에 익은 탱고선율에 맞춰 아름다운 여인 도나(가브리엘 앤워)의 발을 리드하는 장면은 아름답다 못해 뭉클하다. 프랭크는 실수할까 망설이는 도나에게 말한다. "탱고는 가슴으로 추는 춤이지. 스텝이 엉키면 그때부터 다시 추면 돼."
그렇다. 스텝이 엉키면 다시 추면 된다. 춤이란 바로 그런 것이다. 주체할 수 없는 마음의 흥을 밖으로 끄집어 내는 것. 그것이 바로 진정한 춤의 의미다. 때문에 정해진 공식 따위는 없다. 그저 마음가는 대로 흔들면 그만이다. 프랭크와 도나의 탱고처럼, 그리고 어느 장애인 부부의 부르스처럼. 가슴으로 추는 춤이 가장 신나고 아름답다.
최근 어느 장애인 부부의 아름다운 부르스가 네티즌의 눈물샘을 자극하고 있다. '그들만의 부르스'라는 제목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이 영상에는 다리가 불편한 30대 중반의 척추장애 여성과 신체 건강한 30대 후반의 한 남성이 등장한다. 건장한 남성은 일어서서 여성의 팔을 이끌고, 장애인 여성은 휠체어에 앉아 남성을 따라간다.
'그들만의 부르스'를 렌즈 속에 담은 사람은 부천 모 나이트클럽에서 일하는 웨이터 이규돈(이부장)씨. 이씨는 "지난해 10월쯤 장애여성 2명과 남성 1명이 나이트를 찾아왔다. 스테이지에서 정말 해맑게 웃으며 춤추는 장애여성의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며 사진을 찍게 된 배경을 밝혔다.
이씨는 이어 "나이트에서 수년간 일했지만 이런 장면은 처음이었다"며 "생전 처음보는 가슴 뭉클한 댄스에 감동을 받았다. 협조를 구해 사진을 찍었다"고 말했다. 이씨에 따르면 장애여성과 남성은 서로 부부사이. 가끔씩 스트레스가 쌓일때면 나이트 클럽을 찾는단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들 부부가 휠체어로 국토종단까지 했다는 사실.
한편 이씨는 '지하철 결혼식' 동영상처럼 나이트를 홍보하기 위해 만든 '가짜'가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손사레를 쳤다. 이씨는 "세상에서 본 가장 감동적인 춤이었다. 비록 휠체어에 의지한 춤이지만 그 어느 댄서의 춤보다 아름다웠다"며 "신체의 장애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세상에 알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세상에는 마음의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더 많다. 나 역시 그렇다. 하지만 이들은 달랐다. 비록 몸을 불편했지만 마음만은 어느 누구보다 편안해 보였다. 그날 그토록 즐거워하는 이들의 표정을 보고 많이 반성했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는데. 우리는 너무 빨리 포기하는 것 같아 아쉽다"며 오해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몸이 불편한 건 조금 불편한 것 뿐이다. 적어도 이들 부부에게는 그랬다. 기사를 작성하는 지금 이 순간, 한 네티즌의 말이 귓가를 맴도는 까닭은 왜일까. "지금의 현실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면 '그들만의 부르스'를 보고 반성해라. 만약 당신이 휠체어 위에 앉아 있지 않다면 더더욱 반성해라. 조건을 핑계대지 말고 환경을 탓하지 마라."
이명구 임근호기자 (스포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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