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폭정도 민중봉기 성역아니다
김정일과 그 일파들은 지난 11일(현지시간) 30년간의 이집트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가 권좌를 떠나 가족과 함께 대통령궁에서 황급히 도망친 것을 보고 무엇을 느꼈을까.
무바라크는 30년 독재기간 자의적인 체포, 구금과 고문등 온갖 인권탄압을 하고 700조원의 부정축재를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국민들에게 휴대전화와 사회연결망인 페이스북 같은 소통수단이용 등 최소한의 자유는 허용했다. 거기다 무바라크는 김정일 일가에 비해 절반도 않되는 30년간 집권했다. 그럼에도 무바라크는 질풍노도 같은 100만 명의 피플파위에 굴복, 축출되고 말았다.
100만 시위군중, 30년 독재자 단 18일만에 쫓아내
전국적인 민주화 민중봉기가 30년간의 철권통치자를 단 18일 만에 권좌에서 쫓아낸 것이다. 바다 같은 민심은 집권자를 배처럼 띄우지만 독재자를 뒤집어엎기도 한다는 만고의 진리를 보여주었다. 이번에도 피플파위는 독재자들에게 엄중한 경고를 했다. 이집트에서 독재자가 권좌에서 쫓겨나던 날은 이집트 국민들의 위대한 승리의 날이자 희대의 장기세습폭군 김정일에게는 오금이 저리고 간담을 서늘케 한 공포의 날이었다.
무바라크 대통령이 30년 권좌에서 축출되기까지는 이집트 피플파워와 무바라크 및 측근들, 그리고 군부사이 반전을 거듭한 숨막히는 순간들의 연속이었다. 자유 아니면 죽음을 각오한 이집트 민중들의 불요불굴의 민주화열기가 이룩한 민주혁명의 승리였다. 10일 오전 군부의 사전 언질과 압도적인 예측과는 달리 10일(이하 현지시각) 조기 사퇴를 거부했던 무바라크 대통령이 100만군중의 분노를 샀다. 다음날인 11일 밤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을 통해 무바라크는 하야를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300여명(900명설도 있음)의 무고한 목숨을 앗아간 무바라크는 흔들림 없는 집요한 피플파워의 '민주화혁명'열기에 마침내 두 손 들고 말았다.
무바라크 사임 거부가 되레 군중 분노 폭발, 축출 앞당겨
피플파워 혁명이란 용어는 200만의 민주화요구 시위 군중들이 1986년 2월 20년간의 필리핀 장기독재자 페르디난도 마르코스를 권좌에서 축출한데에서 비롯되었다. 피플파워를 모방한 시위 군중들은 1989년 동구공산권을 붕괴시킨데 이어 1991년에는 마침내 73년 된 소련공산독재정권을 역사무대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하는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1세기 들어 처음인 이번 이집트 민주화혁명과 튀니지의 '재스민혁명'(재스민은 튀니지 국화이름)도 아시아에서 시작된 피플파워를 모방한 민주화혁명이었다. 피플파워 민주화혁명은 전 세계로 확산돼 현대판 히틀러 김정일을 비롯해 모든 독재자들을 남김없이 폭정무대에서 끌어내려 궤멸시킬 때까지 계속 될 것이다. 이것은 인류역사발전의 필연이다. 모든 인간은 자기 자신의 생명과 자유를 보존할 천부적인 권리를 갖고 태어났으므로 이런 자유는 어떤 독재자도 빼앗아 갈 수 없는 고유의 권리다.
민주혁명 성공은 시위군중과 중립표방 군부의 합작품
이집트 민주화혁명의 성공은 시위군중의 목숨 건 집요한 압박과 독재자와 시위 군중사이 중립을 지킨 성숙한 군부와의 합작품이라고 할 수 있었다. 독재자 축출 후 모하메드 후세인 탄타위 부총리 겸 국방부장관을 의장으로 한 군사최고위가 과도정권의 책임을 맡게 된 것도 군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그만큼 컸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스포트라이트는 이집트 군부에 집중될 것이다.
독재자 축출에 성공한 이집트 시위 군중들은 밤새 카이로와 전국도시에서 목이 터져라 자유와 해방을 외치며 환희와 기쁨을 함께 나눴다. 그들은 자동차 경적을 요란하게 울리고 덩실덩실 춤을 추면서 열광적으로 자유화 민주화를 축하했다. 전 세계 지도자들도 축하메시지를 보내, 격려했다. 한국 등 선행 민주화국가 국민들도 독재자를 축출한 이집트 시위 군중들의 열광적인 승리감과 용맹성에 공감을 표시하면서 거듭 축하해 마지않는다.
오바마 대통령은 11일 백악관에서 성명을 통해 무바라크 대통령의 하야는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환영하고, 이집트의 진정한 민주화가 완성되기까지는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이집트인들이 해답을 찾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그는 이어서 이집트 군부에 대한 바람도 피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집트 군부는 국가의 관리자로서 애국적이고 책임있게 역할을 해왔으며, 이제는 이집트 국민의 눈에 권력이양은 신뢰할만한 것이라는 점을 보장해야만 한다"며 이집트 국민의 권리 보호, 비상사태법 해제, 헌법 및 법률 개정, 공정하고 자유로운 선거를 위한 분명한 로드맵을 제시할 것 등을 권고했다.
민주혁명, 다른 독재자에게 약탈당하지 않게 감시 강화해야
문제는 독재자 축출보다 남은 과제가 더 벅차다는 점이다. 민주화과정을 분열과 차질 없이 실현하는 것이 독재자 축출과정 보다 더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은 민주화절차를 성공시킨 앞선 국가들이 겪었던 생생한 경험이다. 이집트 국민들은 선행 민주화국가들의 이런 경험에서 생산적인 교훈을 얻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무바라크 축출 후 국민들 관심은 차기 집권후보군으로 급속히 옮아가고 있다. 무바라크 정권에서 외무장관을 지낸 암르 마무드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과 오마르 슐레이만 부통령,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 부총리 겸 국방장관인 모하메드 후세인 탄타위 최고군사위 의장, 그리고 사미 에난 군참모총장 등이다. 여론조사에서는 무사 사무총장이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여기에 강력한 정치적 조직력을 가진 과격 이슬람단체인 무슬림형제단의 도전도 무시할 수 없다.
남은 과제는 이집트 국민들이 일치단결, 질서정연하게 민주화이행과정을 철두철미 감시하고 사수해야 하는 것이다. 군부도 약속대로 헌법 및 비민주법의 개정과 총선 후 약속대로 민정이양을 한 후 원대 복귀해야 할 것이다. 1979년 이란에서 팔레비 왕이 축출된 후 제정일치의 이슬람신정독재체제는 이란국민들을 팔레비 정권 보다 훨씬 더 잔혹하게 억압했다. 이집트도 이란에서처럼 민주혁명이 더 잔혹한 독재정권에 의해 하이재크(납치) 당하지 않도록 주도면밀한 경계를 집중해야 할 것이다. 이번기회에 북한도 이집트형 피플파워 민주혁명으로 부터 성역이 아니라는 것을 김정일은 똑똑히 깨달아야 할 것이다. 이것이 최근 중동 전역을 뒤흔들고 있는 피플파워의 휘발성 높은 속성이자 역사의 순리이기 때문이다.(konas)
여영무(뉴스앤피플 대표/전 동아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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