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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로서 꼭 살펴야할 6가지 機微

Written by. 김유혁   입력 : 2012-03-31 오후 12: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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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비자 전서(韓非子全書)에서 보면 제10권에 육미(六微)에 관해서 6소절로 나누어서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그가 말하는 6가지의 기미는 군주로서 반드시 살피지 않으면 안 될 이면적 정황정보(政況情報)라는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왜냐하면 정치적 상황이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제기되는 사회적 문제와 그에 상응하는 권력의 작용이 어떻게 연결고리를 형성해 가느냐에 따라 정치권력적 상황은 변전(變轉)해갈 수 있기 때문이다.

  6가지 살펴야할 기미는 다음과 같다.

  첫째는 군주가 행사해야할 권한을 아래 신하에게 빌려주는 짓을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이를 권차재하(權借在下)라고 한다. 군주가 자신의 안일을 위해서 군권(君權)의 일부를 빌려준다(君權借給)는 것은 군주가 스스로의 격을 방락(放落)시키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권세를 다른 사람에게 빌려준다는 것은 엄청난 폐해가 뒤따르게 되기 때문이다. 즉 군주가 한가지의 권세를 잃게 되면 그것을 이용하는 신하는 백가지의 권세를 만들어 쓰게 되기 때문이다(上失其一 下以爲百).

 따라서 신하가 권세를 빌려 쓰게 되면 권력을 많이 지니게 되고(臣得借則力多), 권력이 많아지면 그 권력을 안팎으로 휘두르게 되며(力多則內外爲用), 권력을 안팎으로 휘두르다보면 군주는 독에 갇힌 듯이 옹새(壅塞)된 처지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된다.

 그와 같은 현상을 노자(老子)의 표현을 빌린다면 실어(失魚)라고 한다. 즉 연못을 잃은 물고기와 같다는 뜻이다(失淵之魚). 군주가 연못을 잃는 물고기의 경우처럼 불행을 자초하는 일이 없도록 그 정황을 잘 살펴야 하다는 것이다.

  둘째는 군주가 추구하는 국익(國益)과 신하가 도모하려는 사익(私益)이 상충(相衝)하는 낌새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이를 이이외차(利異外借)라고 한다. 신하가 군주의 의도에 반하는 사익추구(私益追求)의 마음을 지닌다면 그런 신하가 나라 위해 충성을 다할 리가 없다.

 충성심 없이 사익에 치중하는 신하가 떳떳이 존재할 수 있다면 이는 군주의 존립을 부정하는 결과가 된다. 뿐만 아니라 그런 신하는 간교하기 이를 데 없는바, 경우에 따라서는 적성국가(敵性國家)의 힘을 빌려 내부의 정적(政敵)을 제거하려하며(召敵兵以內除), 국제적인 사안(事案)을 내세워 군주를 현혹(擧外事以眩主)시킬지어정, 나라의 환란 같은 것은 돌보지 않는 간신들이 발호(跋扈)하게 되는 것인바 그런 낌새는 미리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의 사례를 위나라 부부의 기도(衛人夫妻禱祝)라 한다. 그 유래는 다음과 같다. 위나라의 한 부부가 부자 되게 해달라고 신에게 기도를 올렸다.
부인은 백필(百束畢)의 비단을 내려달라고 기도했고 남편은 더 많은 것을 내려달라고 기도했다.

 그 때 남편은 부인에게 묻기를 왜 백필만 요구했느냐고 꾸짖었다. 그의 아내가 대답하기를 비단 백필 이상을 내려 받게 된다면 당신은 애첩(愛妾)을 맞아들일 것 같아서 그랬다고 했다. 부부간의 기도하는 이유가 서로 달랐다는 예화로서 군신지간의 이이현상(利異現象)을 꼬집곤 했다. 

  셋째는 유사한 사건에 휘말려서 군주로 하여금 사태를 오판하게하고 실주(失誅)를 거듭할 것을 유도하는 간계(奸計)를 미리 살펴야한다. 따라서 군주는 착각하기 쉬운 일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제(齊)나라 신하 중 이사(夷射)라는 사람이 있었다. 어느 날 그는  임금님을 모시고 술을 많이 마셨다. 돌아가려고 문을 나섰지만 너무 취하여 몸을 가누기 어려웠다. 그는 문에 기대어 한참동안 서 있었다. 그 때 이미 단족형(斷足刑)을 받고 문지기로 일하고 있는 자가 이사(夷射)에게 말하기를 먹다 남은 술 좀 달라고 했다. 그 때 이사는 야단을 치면서, “저리가 단족형을 받은 놈이 어른에게 어찌 술을 달라느냐?(去! 刑餘之人 何事 乃敢乞飮長者乎?),

 그 문지기는 너도 한번 당해봐라, 하고 그 문 앞에 오줌을 퍼 다가 부어 놨다.
다음날 아침에 임금이 그 곳을 지나다가 그 광경을 보고 문지기에게 물었다. 이게 누구의 짓이냐? 문지기 대답하기를, 신은 보지 못했습니다마는 어제 밤에 이사대부(夷射大夫)가 술에 만취하여 그곳에 한참 서 있었습니다. 라고 아뢰었다. 그것은 어제 밤 함께 술을 마신 이사의 짓이라 단정하고 그를 불경죄로 단죄했다. 이를 사유지사(似類之事)라고 한다.

  넷째는 군신 간에 또는 신하들 사이에 이해관계가 서로 상반되는 일 때문에 내우(內憂)의 조짐은 없는지 하는 것을 언제나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이해상반(利害相反)이라한다.

 요즘말로 부처 간에 상반된 이해관계로 말미암아 서로 반목한다면 정국의 안정을 기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군주의 통치권이 제대로 진가(眞價)를 발휘해갈 수 없게 된다. 따라서 군주는 시위소찬(尸位素餐)처럼 이해분쟁의 틈에 껴서 헤어나기 어렵게 될 수도 있다.

 왜냐하면 부서의 수장들은 저마다 전문분야의 식견을 가지고 대립하고 있는바, 전문성이 없는 군주는 그러할 경우 아무 것도 할 수 없기 때문에 정국의 혼란만이 더해갈 뿐이다. 군주는 최소한 이해상반으로 부서 간에 격돌했을 때 그 해법을 찾을 수 있는 지혜와 능력을 갖추어야만 그와 같은 기미를 미리미리 살펴갈 수 있다는 것이다.

 다섯째는 참의내쟁(參疑內爭)이라 하는데, 이는 긴가민가할 정도로 자웅을 분간할 수 없을 만큼 서로의 위상(位相)이 대등하여 신뢰의 기준과 의심의 기준을 설정하기 어려워진다. 그럴 때일수록 내부적인 쟁화(爭禍)는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군주의 경우일수록 그런 기미를 살필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궁중사례의 하나는 임금을 최측근에서 모시는 궁녀들에 대한 판단기준 문제다. 왜냐하면 궁녀에 대한 군주의 애증문제(愛憎問題)는 시간과 장소 및 궁녀의 태도여하에 따라서 수시로 변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진문공(晉文公)이 여융(驪戎)이라는 나라를 정벌하고 여희(驪姬)를 궁녀로 맞아드렸다. 진문공의 총애를 받게 된 여희는 태자인 신생(申生)을 죽이고 왕자인 중이와 이오(重耳 夷吾)를 외국으로 도망치게 하고 여희의 소생인 해제(奚齊)를 즉위시키기에 이른다. 이는 원실인 비(妃)와 후궁인 여희(驪姬)에 대한 애증의 기준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와 같은 불행은 결국 참의내쟁(參疑內爭)이 빚어낸 결과다. 군주로서 살펴야할 숨겨진 기미가 아닐 수 없다.

 여섯째는 적국을 방치하지 말라는 것이다. 적국의 인물은 아국의 우환(敵國之賢者 吾國之憂也)이라 하였다. 적국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인재를 포용하고 있다면 그런 적국은 참으로 두려운 대상이 아닐 수 없다.

 그럼으로 적국의 인재를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녀야 한다. 상대적으로 우월한 능력을 입증시켜갈 수 있다면 그것이 곧 적국을 폐치(廢置)하는 길이라는 것이다. 이는 제갈공명이 주장했듯이 “전쟁은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지혜로 한다”는 말과 상통한다.

 한비자의 6가지 기미(機微)를 오늘의 현실에 조감해보았을 때 우리는 얻어낼 것이 많을 것으로 본다. 권차(權借), 이이(利異), 사류(似類), 유반(有反), 참의(參疑), 폐치(廢置)등 6가지 기미를 미연에 발견할 수 있고 사전에 감지할 수 있는 명목달청(明目達聽)의 가능성을 갖추었더라면 천안함 폭침사건, 연평도 무차별 포격만행. FTA에 관한 갈등, 해군기지 문제 등에 관하여 더욱 적극적인 자세를 확연히 해갈 수 있었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북한의 미사일발사 엄포에 관해서도 보다 확연한 우리의 입지를 국내외에 표명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konas)

김유혁 (전 금강대 총장, 단국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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