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탓이오”라고 하기 전에는
여러 해 전에 천주교회에서 시작한 작은 사회운동이 하나 있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의 잘못부터 깨달아야 한다는 취지에서 스스로 “내 탓이오”라고 자기의 가슴을 치자는 뜻이었을 겁니다. 일이 잘못되면 사람마다 “네 탓이오”라며 상대방을 향해 삿대질을 하기가 일쑤인 나라에서 천주교회는 온 국민에게 일침을 가하며 “왜 네 잘못은 깨닫지 못하고 남을 비난하고 원망하느냐”고 타일러 준 것이었습니다.
한동안 “내 탓이오”라는 네 글자가 적힌 스티커도 만들어져 자기의 자가용 창문 유리에 붙이고 다니는 ‘성도들’을 길을 가다가도 볼 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훌륭한 표어와 신성한 국민운동이 흐지부지 되고 말았습니다. 이 스티커를 구입한 선남선녀들이 그 표어를 부착하는 장소 선택을 잘못한 것입니다.
그 스티커는 마땅히 운전대 앞 유리창에 붙어 있어야 마땅했는데 그만 차체 뒤 유리창에 부착되어 뒤에서 운전하고 따라오는 다른 운전자들을 화나게 하였습니다. 앞차가 왜 그런지 꼴 보기 싫은 뒤차 운전자는 “그래 이놈아 네 탓이다”라며 앞차 운전자를 더욱 미워하게 되었습니다.
앞차 운전자가 자기가 운전하며 늘 볼 수 있도록 운전대 앞에 붙이고 날마다 시간마다 “내 탓이오”라고 했어야 옳은데 뒤차 운전자가 보고 “내 탓이오”라고 하게 하려다 실패한 운동이라고 여겨집니다. 나라가 이 꼴인 게 내 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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