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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어찌 그 날을

6.25의 책임을 한국에 뒤집어 씌우며, 천안함 폭침이 북의 소행이 아니라고 우겨대는 자들이 날뛰는 오늘의 한국처럼 위험천만한 나라는 없을 것
Written by. 김동길   입력 : 2013-06-25 오전 8:5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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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날, 나는 스물 세 살의 청년이었는데 오늘은 86세의 노인이 되었습니다. 그 날의 나는 멀고 먼 내일을 바라보는 희망에 넘친 젊은이였건만 오늘은 앞날이 며칠 남지 않은 가엾은 늙은이가 되고 말았으니 세월처럼 무서운 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과거에 대한 풀이가 보는 눈에 따라 다를 수는 있습니다. 40년 가까이 한반도를 식민지로 삼을 수 있을 만큼 경제적으로 그리고 군사적으로 막강했던 일본인의 눈으로 본 한국사는 조선의 독립을 위해 투쟁한 신채호‧박은식의 한국사 이해와 거리가 멉니다. 그래서 일본인들의 한국사 이해를 ‘식민지 사관’이라고 합니다.

 오늘 6.25의 체험이 전혀 없는 세대가 한국 사회의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만일 국가가 앞장서서 대한민국의 입장에서 한국동란의 원인과 결과를 학교에서 가르쳐 왔다면 6.25에 대한 국민적 이해가 오늘 같지 않을 텐데, 우리가 전혀 가르치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 한국인의 태반이 6.25가 무엇인지, 누가 동족상잔의 그 비극을 도발했는지 전혀 모른다는 기현상이 벌어졌습니다.

 이승만‧백선엽의 입장에서 6.25를 보지 않고 박헌영‧김일성의 입장에서 6.25를 보는 일이 대한민국에서 용납될 수는 없습니다. 사실을 왜곡하면서까지 김일성‧김정일을 두둔하는 얼빠진 인간들이 대한민국 땅에 한둘이 아니라면, 그리고 그런 자들이 대한민국 정계에 침투하여 맹활약을 하고 있다면, 대한민국의 ‘안보’는 거덜 날 수밖에 없는 것이죠.

 6.25의 책임을 대한민국에 뒤집어 씨우며, 천안함 폭침이 북의 소행이 아니라고 우겨대는 미친놈들이 날뛰는 오늘의 한국처럼 위험천만한 나라는 전 세계에 또는 없을 것으로 믿습니다.

 젊은이들에게 6.25를 사실대로 가르치지 않고는 대한민국의 존립이 위태롭다 하겠습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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