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휴학 vs 장외투쟁
해방된 이듬해 대학에 들어갔습니다. 군정하의 한국사회는 좌‧우로 분명하게 갈라져 있었습니다. 3‧1절 기념행사도 두 곳에서 따로 열렸습니다.
우익단체는 대개 서울운동장을 택했고 좌익단체는 남산으로 가서 기념식을 가졌습니다. 민주적 절차 밖에 잘 모르던 미군정당국은 수수방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대학의 현실도 비슷하였습니다. 캠퍼스도 좌‧우익으로 갈라져 있었는데 좌익학생들은 밤낮 동맹 휴학을 선동하는 가운데 등록금의 액수가 너무 많다는 것이 동맹휴학의 불가피한 이유로 꼽혔습니다.
우익학생들은, “그렇다고 수업을 거부할 필요는 없는 것 아니냐”며 그들에게 대들었습니다. 그런 소란에도 불구하고 강의는 강행되었습니다. 좌익학생들은 번번이 낭패를 보았습니다.
요새 며칠 째 이 나라의 민주당은 국회의사당을 버리고 시청 앞으로 나갔습니다. 이유야 무엇이든, 여당에 압박을 가하여 유권자인 국민의 박수를 받기 위해서일 것입니다. 흡사 65년 전의 동맹휴학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줍니다.
그런데 그 시절에 학생들이 대거 참여하여 동맹휴학을 성공시키지 못했던 것처럼 65년 뒤인 오늘도 장외투쟁은 크게 성공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국민은 “국회에 출근하지 어쩌자구 길거리에 나오나”라며 국회의원들에 대해 얼굴을 찡그리기 때문입니다.
내 생각에는 백 여명의 국회의원들이 사태를 잘못 파악하고 길거리로 뛰쳐나온 것 같습니다. 국민의 감정을 이 이상 건드리지 않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김동길(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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