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이여, 너무 교만하지는 말라
노인들이 젊은 사람들을 보면 물론 부럽다는 생각이 앞섭니다. 마음대로 뛰어다니며 마음대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젊은 날의 특권이요 자랑입니다. 유럽으로 남미로 아프리카로 배낭만 메고 긴 여행을 떠나는 젊은이들을 보면 “좋은 때 좋은 세상에 태어났다”라고 감탄하며, 우리들의 젊은 날을 돌이켜보게 됩니다.
먹을 것도 없었고 입을 옷도 없었을 뿐 아니라 비행기 표는 고사하고 기차표를 살 돈도 없었으니 해외여행을 꿈인들 꿀 수 있었겠습니까. 우리가 20대 30대에는 한국 여권을 들고 갈 수 있는 나라가 별로 없었습니다. 미국 유학을 떠나려고 학생 비자를 신청해도 청량리에 있던 위생병원에서 신체검사를 받고 기생충 검사도 받아야 했습니다. 흉곽 X-Ray는 필수였고, X-Ray에 조그만 결함이라도 검색되면 입국허가가 나지 않았습니다.
옛 사람이, 20대 30대의 여름철을 두고 “녹음방초(綠陰芳草)가 승화시라”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여름 가면 곧 가을입니다. 40의 언덕에서 인생은 가을을 느낍니다. 솔솔 불어오는 가을바람에, 미인의 눈언저리에는 잔주름이 잡히고 칠흑 같이 검은 머리에도 흰 머리카락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공자님이 ‘사십이 불혹’이라고 하였으니 그 날이 되면 좀 반성하고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힘을 쓰겠죠. 40대가 훌렁 50대로 넘어가는데 “내일이면 늦으리”라는 말이 저절로 생각날 것입니다.
“기러기 울어 예는 하늘 구만리 바람이 싸늘 불어오는 가을은 깊었네”라는 노래를 부를 때가 되면 이미 늦은 겁니다. 오늘의 노인들을 보고 본디 노인으로 태어난 흉물들로 착각하지 마세요. 우리도 20대 30대에는 새파랗게 젊은 사람들이었답니다. 우리도 봄여름 살고 가을에 접어들었는데 ‘북풍한설 찬바람’에 오늘 이 꼴이 된 것 뿐입니다. 그러나 그 젊음을 되돌려달라고 앙달한 정도로 어식적지는 않으니 그리 아세요. 너무 교만하지 말아요. 젊음이 결코 오래 가지는 않는 화려하고 고통스러운 계절이었음을 나도 압니다. 너무 잘난 척 하지는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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