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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핵억제태세 평가와 전략 모색 ④

Written by. 박휘락   입력 : 2013-11-09 오전 7: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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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Ⅳ. 한국 대북 핵억제전략의 방향과 요소

 한국의 경우 응징적 억제와 거부적 억제는 바람직한 정도(desirability)와 실현가능한 정도(feasibility)에서 최적의 대안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응징적 억제의 경우 미국의 힘을 활용함으로써 실현가능성을 높일 수는 있으나 남북한의 핵전장화를 조장하거나 유사시 미국이 지원하지 않을 경우 속수무책이 된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거부적 억제의 경우 핵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시켜버려 핵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어 바람직한 정도는 크지만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는 점에서 실현가능성은 낮다. 그렇다고 하여 북한 핵에 대한 억제 자체를 포기할 수는 없다는 측면에서 가능한 모든 방안들을 종합적으로 동원해야할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즉 한국의 입장에서는 응징적 억제전략의 바람직하지 않는 측면을 최소화함과 동시에 거부적 억제의 높지 않은 실현가능성을 보완하기 위한 창의적인 억제전략 개념을 정립하지 않을 수 없다. 이로써 자체로서는 미흡한 대안들의 취약점을 상호 보완하도록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현재 상태에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는 대북 핵억제전략의 기본방향, 명칭, 그리고 핵심적인 요소를 제시해보고자 한다. 이 중에는 이미 한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조치들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지만, 그 조치들의 비중과 우선순위를 정리하여 제시한다는 차원에서 포괄적인 내용을 언급하고자 한다.

  1. 기본방향

 북한 핵미사일 사용에 대한 억제는 확실해야 하기 때문에 한두 가지 요소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가용한 모든 방안들을 최대한 동원하여야 한다. 거부적 억제가 미흡한 한국의 입장에서는 최대억제 개념에 의하여 미국 핵무기의 응징력을 활용하되, 스스로의 역량 범위 내에서 최소억제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미사일 방어력을 향상시켜 거부적 억제력도 향상시켜 나가야할 것이다. 동시에 억제가 실패할 경우를 대비한 조치―예를 들면, 북한의 핵무기 사용이 임박한 상황에서 선제타격을 통하여 사전에 무력화하는 방안-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핵억제전략에서 핵심이 될 수밖에 없는 사항은 한미연합억제이다.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한 상태인 한국 단독으로 북한의 핵공격을 충분히 응징 보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핵공격력을 보유하고 있고, 확장억제 개념을 통하여 한국을 대신하여 응징 보복하겠다고 약속한 상태이며, 주한미군이 한반도에 주둔하고 있어서 연합 핵억제의 실효성은 적지 않다.

 다만, 실제 북한이 한국을 공격할 경우 미국이 약속대로 보복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존재함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핵전쟁을 결심한다는 것은 너무나 중대한 사항이어서 미국도 당시의 국제정세나 국내여론을 살펴서 신중하게 결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은 보유하고 있거나 금방 증강할 수 있는 비핵무기에 의한 응징보복 방안도 동시에 개발해 나갈 수밖에 없다. 즉 최대억제 개념에 의한 미국의 확장억제는 결정적인 경우를 대비한 방책으로 보유하면서, 한국은 최소억제 개념에 의하여 비핵무기에 의한 정밀타격으로 북한이 절대적으로 지키고 싶어 하는 표적을 공격함으로써 억제효과를 달성하고자 노력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장기적이면서 안정적인 방책으로서 한국은 거부적 억제전력을 확충해 나가야 한다. 이의 핵심은 미사일 방어망을 구축하는 것인데, 비록 상당한 비용과 고도의 기술이 소요되고, 짧은 거리로 인하여 방어효과가 의문시되기는 하지만, 민족의 명운을 좌우할 수도 있는 핵전쟁의 위협을 억제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라서 포기할 수는 없다. 한국의 상황과 여건에 부합되는 미사일 방어망을 구축해 나가고, 동시에 우방국과의 협력을 통하여 비용과 시간을 절약하고자 노력할 필요도 있다. 그리고 추진성과를 평가하면서 그 범위와 수준을 점진적으로 향상시켜 나가야할 것이다.

 정승조 합참의장이 2013년 2월 6일 국회 국방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한국의 응징보복 위협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한다는 명백한 징후가 있다면 선제타격”할 수밖에 없다.61) 비록 핵전쟁으로 확산될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런 조치 없이 핵미사일 공격을 허용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어떤 것이 국제사회가 수긍하는 명백한 징후일 것이냐가 논란거리이기는 하지만, 그러한 상황이라고 판단되었을 경우의 선제타격은 자위권 차원에서 불가피한 방어행위이다. 비록 북한의 이동식 미사일발사대를 적시에 파악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북한의 대부분 미사일이 액체연료를 사용하여 연료주입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선제타격을 위한 시간과 표적 확보가 어느 정도는 가능할 수 있다. 다만, 선제타격을 결행해야만 하는 조건, 계획, 북한 반발에 대한 재대응 방책 등을 사전에 충분히 검토해 두어야 할 것이다.

 2. 핵억제전략의 명칭 제안: ‘정밀억제전략’

 한국 핵억제전략의 기본적인 방향은 위와 같더라도 이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확산하고, 이에 근거한 일관성 있는 대비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쉽게 사용하고 금방 익숙해질 수 있는 간명한 용어로 대표시키는 것이 효과적이다. 사람의 경우 이름을 잘 짓는 것이 중요한 것과 같다.

 미국의 경우에도 소련이 1949년 원자폭탄에 이어 1953년 수소폭탄을 개발하자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국가의 안보전략을 핵억제전략으로 전환하면서 ‘대량보복전략(Massive Retaliation Strategy)’을 발표하였고, 그 후 대통령이 교체될 때마다 조금씩 내용을 발전시키면서 그 명칭도 변화시켰다. 케네디 대통령 시절에는 ‘유연반응전략(Flexible Response Strategy)’이란 명칭 하에 상황별로 적절한 수준으로 대응한다는 개념을 정립하였고, 닉슨 대통령 시절에는 ‘현실적 억제전략(Realistic Deterrence Strategy)’의 구호 하에 동맹국들과의 분담을 통한 억제를 추구하였다. 카터 대통령 시절에는 ‘상쇄전략(Countervailing Strategy)’을 통하여 보복력과 민간방위 등의 방어조치를 동시에 강화함으로써 핵전쟁에 대한 억제력을 실질적으로 강화하고자 하였다. 레이건 대통령부터는 거부적 억제를 추가하는 개념으로 발전하여 ‘전략방위구상(SDI: Strategic Defense Initiative)’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고, 부시(아버지)대통령은 ‘제한공격에 대한 지구방어(GPALS: Global Protection Against Limited Strikes)’로 개념을 수정하면서 국가미사일방어(NMD: National Missile Defense)와 전구(戰區)미사일방어(TMD: Theater Missile Defense)라는 용어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 개념이 클린턴 대통령을 거쳐 부시(아들) 대통령으로 연결되면서 ‘미사일 방어(MD: Missile Defense)’라는 용어로 통합되었다.

 한국의 경우에도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능동적 억제전략’이나 ‘적극적 억제전력 확보’라는 용어가 사용된 적이 있는데, 이 중에서 어느 것으로 통일해도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능동적’이거나 ‘적극적’이라는 용어 자체는 의지나 태도의 강화는 암시하지만 억제를 위한 방법론은 제시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억제전략의 명칭을 이왕 정립하고자 한다면 그것을 듣기만 해도 어느 정도의 방향과 방법이 암시되는 용어일 필요가 있다.

 이러한 취지에서 본 연구에서는 한국의 핵억제전략으로 “정밀억제전략”이라는 용어를 제안하고자 한다. 이것은 ‘정밀’이라는 단어를 통하여 한국의 미흡한 여건을 정교하거나 정밀한 노력을 통하여 극복해야 한다는 내용을 암시하고 있다. 특히 ‘정밀’은 앞의 기본방향에서 제시한 핵심적인 내용, 즉 북한이 핵무기로 공격할 경우 북한 지도부들을 ‘정밀공격’함으로써 보복하겠다는 개념, 핵무기 발사에 대한 명백한 징후가 발견되었을 경우 공군이나 미사일에 의한 ‘정밀타격’으로 이를 파괴하겠다는 개념, 그리고 북한이 핵미사일을 발사했을 경우 요격미사일로 이를 정확하게 ‘직격파괴’하겠다는 내용을 포괄한다는 장점이 있다. 이 전략은 한국이 보유하고 있는 현재의 능력으로 어느 정도는 구현할 수 있지만, 앞으로 정밀타격력을 집중적으로 보강해야 한다는 과제도 제시하고 있다.

  3. ‘정밀억제전략’의 요소

 이 항에서는 정밀억제전략을 구현하는 데 필요한 요소를 제2장에서 제시한 억제의 이론에 근거하여 제시해보고자 한다. 한국은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한 상태라는 점에서 응징적 억제는 최대 억제와 최소억제로 구분하고, 거부적 억제에 이어서, 이러한 억제 조치가 실패시를 대비한 선제적 조치를 추가하고자 한다.

  (1) 최대억제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한국으로서는 지금 당장 북한이 핵미사일로 한국을 공격할 경우 미국의 대규모 응징보복에 기대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한미 양국 국방부 간에 확장억제정책위원회를 설치하였고, 지금도 이를 통하여 필요한 사항을 협의하고 있다. 추가적으로 이의 효과를 더욱 확실히 보장하기 위해서는 NATO의 ‘핵계획단’(Nuclear Planning Group)의 개념을 도입하여 한미 공동의 응징보복 계획을 평소부터 적극적으로 개발해 나갈 필요도 있다.62)

 미 핵무기에 의한 응징보복을 더욱 확실하게 만들기 위하여 미국의 핵무기를 한반도로 재 반입하도록 요청할 필요성도 없지는 않다. 핵과 미사일의 기술발달로 현대의 핵무기는 그 위치가 결정적이지는 않지만, 미 본토보다 한반도에 배치되는 것이 억제효과는 클 것이기 때문이다. 미 의회가 2013년 국방예산을 통과시키면서 미 국방부로 하여금 서태평양 지역의 재래식 및 핵무기 추가 배치의 전략적 가치와 실행 가능성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한 바와 같이63)미국 내에서도 북한의 핵개발로 인한 전력증강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다만,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과 러시아의 핵무기를 1/3 수준으로 감축하자고 할 만큼 ‘핵없는 세상’을 구현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고,64)중국, 러시아, 전 세계 여론의 반발이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에 핵무기를 재배치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북한 핵공격 시 미국의 응징보복을 확실히 보장하는 방편으로서 2015년 12월 1일로 예정된 전시 작전통제권의 환수, 다른 말로 하면 한미연합사령부(ROK-U.S. Combined Forces Command) 해체 계획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미연합사령부가 해체되어 미군이 지원(supporting) 역할로 전환되면 북한 핵위협에 대한 억제와 대응의 일차적인 책임을 한국군이 담당하게 되어 미국의 책임의식이 약해질 수 있고, 북한이 오판할 가능성도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한미 양국군은 한미연합사를 ‘연합전구사령부’로 전환하면서 한국군 사령관과 미군 부사령관으로 역할을 분담하는 방안을 토의된 바 있고,65)국방부에서는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을 재연기하여 한미연합사를 존속시키자는 내용을 미측에 제안한 상태이고, 2013년 10월 개최될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SCM)에서 합의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66)자주성을 중요시하는 국민적 감정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나, 미군이 지휘관이 되어 유사시 본국의 핵억제력을 최대한 대규모 및 신속하게 전개시키는 것이 북한에 대한 핵억제나 대응에 필수적일 수 있다.

 동시에 한국은 자체적인 핵잠재력을 보유하고자 노력할 필요도 있다. 한국은 현재 플루토늄이나 농축 우라늄 자체를 보유하고 있지 않지만 앞으로 개정될 한미원자력협정을 통하여 사용한 핵연료를 재처리하거나 우라늄을 농축할 수 있게 된다면, 한국은 핵잠재력은 강화될 수 있다. 한국의 국력이나 기술수준을 고려할 경우 절박한 상황에서 핵무기를 제작하는 데 소요되는 기간이 짧아질 수 있고, 이러한 잠재력 자체만으로도 어느 정도의 억제력을 확보한 상태가 될 수 있다.(konas) 5부에서 계속

박 휘 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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