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길 칼럼] 민주주의 ABC(24)
쉽고도 어려운 것이 민주주의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람마다 자유롭게 제 일을 하면서 행복하게 사는 것이 민주주의의의 바람인데,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오늘의 대한민국이 결코 행복한 나라가 아니라면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 지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공직자들의 무능 또는 부정부패도 원인의 일부는 될 것입니다. 빈부의 격차도 문제가 됩니다. 국민의 도의적 수준이 낮아진 사실을 탓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사실들을 다 시인하면서도 오늘 대한민국이 민주 정치의 위기를 맞은 것은 대한민국이 헌법대로 나가려 해도 이를 가로막고 방해하는 세력이 대한민국 안에 너무 팽배했기 때문입니다. 민주주의의 미명하에 ‘멋대로’노는 자들이 소수 있다고 해도 이 나라의 민주적 역량이 그 정도의 파란은 문제 삼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나 오늘처럼 ‘친북‧종북’세력이 공공연하게 날뛰기 때문에 생기는 혼란과 무질서는 이 나라 민주주의의 위기를 불가피하게 만듭니다.
‘법이 없는 나라’가 ‘무릉도원(武陵桃源)’이나 유토피아일 수는 있겠으나 민주사회를 지탱해 나갈 수는 없습니다. 이 나라의 역사를 김일성의 눈으로 보고 이 나라의 현실을 김정일의 안목으로 분석하고 비판하는 자들이 북에 있다면 수긍이 되지만 그런 자들이 대한민국 안에서 날뛰고 있다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과연 살아남을 수 있겠습니까. 오늘 김정은의 나라에는 대한민국을 찬양하는 자가 한 사람도 없는데 박근혜가 대통령인 대한민국에는 북의 인민공화국을 찬양하는 자들이 왜 이렇게 많습니까.
민주주의는 이래야 하는 겁니까. 이러다간 민주주의가 숨도 못 쉬고 질식하고 말 것입니다. 오늘 이 나라의 현실에서는 ‘좌’니 ‘우’니 하는 편 가름도 타당치 않고 ‘진보’니 ‘보수’니 하는 이분법도 가당치 않습니다. ‘반동’을 ‘진보’라고 높이고 진정한 ‘진보’를 ‘반동’으로 몰아 때려눕히려는 오늘의 대한민국이 민주주의의 위기를 맞은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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