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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폭침 4주기를 맞아

Written by. 윤종성   입력 : 2014-03-16 오전 8: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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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안함 폭침이 발생한지 벌써 4주기를 맞고 있다. 먼저 천안함 폭침으로 희생된 46용사, 한주호 준위, 금양호 선원 여러분의 명복을 빈다. 아울러 유가족 여러분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3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지난 대선 때 천안함을 재조사해야 한다는 발언들,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 등을 보면서 천안함 폭침 사건 원인 조사를 책임졌던 한 사람으로서 마음이 몹시 무겁다

 천안함 폭침이 발생한 2010년 3월26일은 필자의 군 생활 마지막 해였다. 30년 동안 육군 헌병에 있으면서 과학수사에 대한 개념을 정립하고 시스템을 구축한 결과 단 한건의 미결사건도 남기지 않았다.

 사건 수사에 나름대로 지식과 경험 그리고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고 생각하였으나 천안함 폭침 현장을 방문했을 때 나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상황에 처해 있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망망대해 한가운데 수심47m, 조류속도 2∼3노트, 수중의 시계 50cm 이하, 물 속 온도 0도 이하! 그러나 마음을 다잡고 국가에 대한 마지막 헌신의 기회라 생각하고 민군합동조사단 요원은 물론 100여 명이 넘는 수사요원들과 함께 밤을 지새우는 등 동고동락하였다. 만에 하나 잘못된다면 나의 군 생활에 커다란 오점으로 남을 수도 있겠다는 두려움 속에서 폭약 성분을 검출하고 어뢰 추진체까지 끌어 올렸건만 논란이 지속되고 있으니 가슴이 아프고 한편으론 허탈하기만 하다.

 천안함 침몰원인에 대하여 좌초, 좌추 후 잠수함 충돌, 기뢰 폭발 등 여러 가지 설이 난무하였다. 심지어 과학자들까지 1번 글씨, 백색분말 등 1∼2가지 현상을 가지고 어뢰폭발이 아니라느니 나름대로의 해석을 내놓았다.

 사건수사는 증거로 말해야 한다. 천안함 침몰지점 해저에서, 그리고 천안함 선체 절단면에서 HMX, RDX, TNT 등 폭약 성분이 검출 되었다. 나아가 침몰지점 부근에서 북한에서 제조, 사용 중인 CHT-02D어뢰의 추진체를 수가하였다. 이러한 결정적인 증거에 대해서는 조작설로 치부하거나 침묵하면서 자신의 경험내지는 1∼2가지 현상만으로 어뢰폭발이 아니라는 주장을 제기하였다.

 나는 30년 이상 사건을 수사하면서 이러한 증거라면 충분히 기소가능하고 재판에서도 이길 수 있다고 확신한다. 물론 사건 발생시간 등 국방부를 비롯한 정부의 대응과정에서 시행착오가 있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는 정부에 대한 신뢰의 문제이자 사건 조사결과에 대한 사실의 문제가 아니다. 다시 말하면 천안함 폭침사건을 가룸에 있어 신뢰와 사실의 문제를 엄격히 구분해야 한다.

 극히 일부에서 서슴없이 조작설을 이야기하는데 협동조사단 요원들이 무엇 때문에 사건을 조작하였겠는가? 또한 천안함 폭침으로 목숨을 잃은 46용사, 구조 중 숨진 한주호 준위와 금양호 선원, 유족들, 그리고 구조에 투입되었거나 조사에 참여하였던 수많은 요원들의 명예도 있지 않은가?

 천안함 침몰원인 조사 결과는 몇 가지 현상만으로 결론을 내린 것이 아니다.

 다단계의 조사과정을 거친 것으로 1단계에서는 좌초, 기뢰 폭발 등 모든 침몰가능 요인을 조사하여 어뢰에 의한 수중폭발임을 확인하였고, 2단계에서는 선체의 손상상태, 지진파와 공중음파 분석 등을 통하여 어뢰의 수중폭발 즉 충격파와 버블효과에 의하여 천안함이 침몰되었다는 증거를 수집하였으며, 3단계에서는 북한에서 제조, 사용 중인 CHT-02D어뢰의 추진동력장치를 천안함이 침몰한 지점 부근에서 쌍끌이 어선으로 끌어올렸고, 4단계에서는 북한의 소형 잠수함정이 사건 전후 기지를 이탈하여 복귀하였음을 영상자료로 확인하여 이 모든 것을 종합하여 내린 결론이다.

 특히 쟁점이 되었던 1번 글씨만 하더라도 고열에 1번 글씨가 어떻게 남을 수 있는가? 라는 문제 제기에 대해 열역학을 전공한 카이스트 송태호 교수가 자발적으로 실험 결과를 내놓았을 뿐 아니라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서도 1번 글씨가 선명하게 남아있어 이러한 주장이 틀렸음을 분명히 말해주었다. 그럼에도 최근에 개봉되었던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 에서는 이 모든 의혹에 대한 개관적인 해명을 부정하고 무시하는 영상을 보이고 있어 안타깝기 짝이 없었다.

 천안함 폭침 4주기를 맞이하는 이제는 천안함 침몰원인을 놓고 갑론을박할 때가 아니다. 천안함은 북한의 CHT-02D 어뢰의 공격에 의하여 침몰되었음이 명확함에도 천안함 침몰원인을 좌초니 좌초 후 잠수함 충돌이니 하는 주장은 과거 80년대 6·25 전쟁의 북침설 또는 남침유도설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무엇보다도 천안함 폭침을 자행한 북한에서 보면 얼마나 우스운 꼴이 되겠는가?

 필자는 천안함 사건 조사를 마치고2010년 말에 미국의 ‘충격 및 진동학회’ 2011년 초에는 미국의 ‘방위협회’의 초청으로 올랜도와 템파에서 천안함 사건 조사결과에 대하여 강연을 가진 바 있다. 참석자들은 모두 수중폭발 전문가로 천암히이 어뢰의 비접촉 폭발에 의하여 침몰한 군함 중 유일하게 증거를 획득한 사례라며, 나의 설명을 듣고 천안함 사건을 학습의 기회로 삼는 모습을 보았다. 물론 비전문가의 입장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종합적으로 접근해 보면 천안함 폭침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고인들의 희생을 헛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의 반성이 필요하다. 천안함 폭침이 일어난 배경과 원인을 다시 한번 냉정하게 점검하고 심기일전해야 한다.

 첫째, 군은 똑 같은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군사 대비태세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둘째, 정부는 위기관리 실패를 교훈삼아 시스템을 보완, 점검하여 다시는 이러한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셋째, 정치권은 국가안보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삼가야 한다.

 이제 우리는 일방적으로 자기주장만을 고집하기보다는 상대방의 말에도 귀를 기울이는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해명 자료를 신뢰해야 한다. 이와 같은 소통으로 분열된 대한민국을 통합하고 대한민국의 역사를 한 차원 발전시킬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다시 한번 천암한 폭침으로 희생된 여러분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 여러분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Konas)

윤종성 (예 육군소장, 前 천안함 사건 조사단장, 現 성신여자대학교 교수)

내용 출처 : 월간 자유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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