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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길 칼럼〕규제는 죄악이다

Written by. 김동길   입력 : 2014-03-23 오전 7:3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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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 전 이야기입니다. 회사를 하나 설립한 사람이 그간의 어려움을 털어놓으면서 거쳐야할 부서가 19개여서 노장을 열아홉 개나 받노라고 힘도 많이 들고 시간도 많이 들고 돈도 많이 들었다고 하였습니다. 우리 생각 같아서는 도장은 하나나 둘만 찍어도 될 것 같은데!

 그것이 옛날의 관례였습니다. 오늘도 이와 비슷한 악습이 남아 있습니다. 오죽하면 박근혜 대통령이, 장관‧기업인‧자영업자 160명을 한 자리에 모아 놓고 7시간이나 토론을 벌이면서, “청년 일자리 빼앗는 규제는 죄악이다”라고 하였겠습니까! 임기 내에 박 대통령이 아무리 노력해도 1만 3천 개의 규제는 풀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그 모든 규제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답은 간단하고도 명료합니다. 나라를 위해서도 아니고 겨레를 위해서도 아니고 다만 규제할 권한을 가진 그 사람 자신만을 위해서입니다.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으면 냉수 한 잔 마시고 곰곰이 생각해 보세요. 이 나라의 암이 ‘규제’라고 하면 믿지 못하겠다고 할 사람이 많을 겁니다.

 고려 공민왕 때의 충신 이존오(李存吾)는 신돈(辛旽)의 횡포를 규탄하다 극형은 면했으나 좌천되어 비참한 나날을 보내다가 분통이 터져 30세에 요절하였다는데, 다음 시조 한 수는 그의 작품으로 전해져 있습니다.

 구름이 무심탄 말이 아마도 허랑하다
 중천에 떠 있어 임의로 다니면서
 구태어 광명한 날빛은 덮어 무삼하리오

 고의적으로 햇빛을 가리는 고약한 인간들이 있습니다. 이런 나쁜 놈들을 빨리 소탕해야 하는데, 그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김동길(www.kimdonggill.com) ‘자유의 파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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