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길 칼럼]I have a dream
“나에게 꿈이 있노라”고 외친 한 흑인 사나이가 있었습니다. 때는 무더운 여름, 1963년 8월 28일, 장소는 워싱턴 기념비와 링컨 메모리얼이 있는 그 곳, 거기 운집한 군중을 향해 마틴 루터 킹은 되풀이하여 “I have a dream”을 외쳤습니다.
그 꿈의 내용은 매우 소박한 것이었습니다. 그는 장차 조지아의 노예의 후손들과 노예주의 후손들이 ‘사랑의 테이블’에 함께 앉는 날을 꿈꾸었습니다. 그는 넷이나 되는 그의 아들, 딸이 장차 피부의 빛깔 때문이 아니라 인격의 내용 때문에 평가 받는 그런 나라에 살게 되는 날을 꿈꾸었을 뿐입니다. 매우 소박한 꿈이었습니다.
그 꿈은 다 이루어진 셈입니다. 미국 내에 아직도 인종차별이 뿌리 뽑히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오늘 대통령 관저인 백악관의 주인은 흑인이고 안주인도 흑인입니다. 모르긴 하지만 이들의 조상은 한 때 노예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어떤 모진 백인도 백악관의 만찬에 초대 받는 것을 결코 부끄러워하지는 않을 겁니다. 꿈처럼 무서운 건 없다고 해도 탓할 삶은 없습니다. 흑인 오바마는 오늘 미국의 대통령입니다.
한반도가 분단되고 7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런데 남과 북이 다시 하나가 되는 소박한 꿈을 가진 사람은 이 땅에 단 한 사람도 없었습니까? 남북통일을 위해, 그 꿈을 위해, 목숨을 버리기로 결심한 사나이는 단 한 사람도 없었던 말입니까?
그런 꿈을 가진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어야 그 꿈이 이루어지는 날이 올 것입니다. “I have a dream”하며 나설 젊은이는 한 사람도 없습니까?
김동길(www.kimdonggill.com) ‘자유의 파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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