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안보 형사법제 어떻게 개선해야 하나?
북한의 대남공작과 국제 테러조직의 범죄수법이 날로 지능화, 은밀화, 국제화되어 가고 있는 가운데, 대한민국 안보와 관련해 문제가 되었던 판례 사례를 검토함과 아울러 안보 형사법제 전반의 개선안을 논의하고 법 집행기관의 나아갈 바를 제시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행복한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과 바른사회시민회의는 26일 오후 2시 광화문 한글회관 세미나실 301호에서 ‘대한민국 안보 형사법제 개선을 위한 대토론회’를 공동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성빈 변호사는 ‘안보사건 판례분석에 기초한 형사소송법 개선방안’ 발제에서 변호인 접견권 남용을 제한해 수사권 행사를 현실화하고, 디지털 증거에 대한 전문법칙의 적용이 완화되도록 형사소송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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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변호사는 “일심회 사건에서 피의자의 변호인들은 피의자 신문에 참여해 지정된 자리를 지키지 않았고 피의자의 자발적 답변을 가로막았으며, 왕재산 사건 수사과정에서도 피고인들의 변호사 8명은 검색대 통과를 거부하며 13차례에 걸쳐 준항고를 제기했으나 모두 기각됐다”면서, 이는 “변호인으로 조력할 권리를 넘어 수사를 방해하고 지연시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변호인의 접견권 문제에 대해 “안보사건, 특히 헌정질서 파괴범죄 및「국가보안법」에 규정된 범죄에 대해서는 피의자 수사를 위해 수사기관이 접견, 수수, 진료에 관하여 그 일시․장소 및 시간을 지정할 수 있도록 형사소송법을 개정함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성 변호사는 “헌법재판소가 구속된 자와 변호인 간의 접견을 어떤 명분으로도 제한할 수 없다고 한 것은 ①접견 내용의 비밀이 보장되면서 ②외부의 어떤 압력이나 부당한 간섭으로부터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접견권을 제한 할 수 없다는 것이지, 변호인과의 접견 자체에 대해 아무런 제한을 가할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변호인 접견권 역시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 법률로써 제한함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영국에서는 테러·마약범죄의 경우 필요하면 일정기간 변호인의 접견을 허용하지 않으며, 독일에서도 국가 안전에 필요할 경우 내란·간첩사건에 변호인의 수사 참여를 제한하고 있다고 외국의 입법사례를 소개했다.
때문에 성 변호사는 헌법재판소가 천명한 ‘자유로운 접견’의 완벽한 보장을 전제하되, 헌정질서 파괴 범죄 및 국가보안법에 규정된 범죄 수사에 대해서는 변호인 접견권에 대한 합리적 제한을 통해 수사기능을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성 변호사는 또 디지털 증거에 대한 전문법칙 적용을 문제삼으면서 “안보와 관련한 형사사건을 다룸에 있어 디지털 증거는 종이문서와 그 성질을 달리하므로 ‘그 특성에 맞게’ 실효적인 증거 수단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대법원은 디지털 저장매체로부터 출력된 증거서류의 진실성에 관해 전문법칙을 적용하면서,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에 따라 작성자 또는 진술자가 본인이 작성했음을 인정한 진술에 한해 증거능력을 인정하기 때문에, 적법절차를 통해 피고인이 사용했을 것으로 강력히 추정되는 컴퓨터 등 정보저장매체를 압수했음에도 이를 일체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 성 변호사의 지적이다.
그러면서 미국과 영국에서는 신뢰성의 결여가 예상되는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정기적으로 행해진 업무활동 과정에서 저장된 디지털 증거는 증거능력으로 인정되고 있고, 독일에서도 디지털 증거의 하자가 없는 경우 그 증거능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프랑스에서는 적법하게 수집된 증거라는 사실만 인정되면 증거능력으로 인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디지털 증거의 경우 일반적인 종이 진술서와 달리 작성자의 전자서명, 아이디와 패스워드, IP주소, PC의 로그기록이나 메타데이터 등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작성자를 확인하기 용이하기 때문에, ‘그 특성을 고려하여’ 전문법칙 적용에 대한 형사소송법 조항을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성 변호사는 주장했다.
이어 윤해성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안보 형사 법제도 고찰’ 발제에서 “테러리즘과 같이 대량의 인명살상 및 재산상의 피해가 수반되는 안보범죄는 사후대응적 체계를 구축하는 것보다 사전예방적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며, 실효성 있는 공안수사를 위해 법적, 제도적 장치가 최근 실정에 맞게 제도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일환으로 윤 연구위원은 디지털 기술 발전에 따라 수사당국이 공안사건 수사에서 합법적 감청영장 집행이 가능하도록 통신비밀보호법의 개정 필요성을 제기했다.
현재는 법원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영장을 통한 감청허가를 받더라도 강력범죄자나 간첩 등 국보법 위반사범이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경우 선제대응 및 증거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므로, 외국인 테러혐의자에 대한 긴급감청기간 연장과 안보사범에 한해 감청을 허용하는 제도를 마련하고 사업자의 감청설비마련을 의무적으로 할 수 있도록 법제화를 강구해야 한다는 것이 윤 연구위원의 주장이다.
윤 연구위원은 또 안보범죄 혐의자에 대한 구속기간의 연장과, 신속한 대응이 요구되는 범죄유형(테러, 안보범죄 등)은 대응시기를 놓치게 되면 대량의 인명피해나 국가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비밀수색 내지 긴급출입권을 적용하는 논의도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긴급출입권이란 긴급상황이 발생한 경우 수사기관이 위험해소를 위해 타인의 주거에 강제로 출입해 현장과 현장에 있는 사람을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을 말한다.
특히 윤 연구위원은 선진국이 안보사범과 테러리스트에게 기본권 존중보다 공공적 이익의 차원에서 어떤 온정주의도 베풀지 않고 강력하게 처벌을 강화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정보기관과 수사기관의 권한을 약화시키고 사법부 역시 국가안보사범에 대해 실형 선고보다 온정주의로 나아가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국가 안보사범에 대한 법제도를 신안보 상황에 맞게 재개정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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