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기반시설이 열악하고 외부와 단절되어 있는 북한은 방어할 것은 적은 반면 공격할 것은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반면 한국의 인터넷 발달은 사이버 공격에 취약성을 내포하고 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과 국가보안기술연구소가 31일 오후 중구 세종대로 소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북한 사이버테러 위협과 대응전략’을 주제로 공동개최한 학술회의에서 발표자들은 한결같이 북한 사이버테러의 위협을 강조했다.

 토비아스 피킨 호주전략정책연구원(ASPI) 사이버정책센터장은 ‘북한의 사이버 역량’ 발제에서, 북한은 사이버전사 육성을 위해 초등과정의 어린 나이 때부터 집중적으로 교육해, 정확치는 않지만 3천여 명에 이르는 전문 해커들이 활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토비아스 연구원은 특히 “핵 프로그램 등 여러 영역에서 국제적 규범을 무시해온 북한의 도발적이고 무책임한 행동이 사이버 공간에서 똑같이 나타날 수 있다”며, 북한은 규모와 상관없이 사이버 역량이 증가하고 있고, 전통적인 무력시위 전술들과 함께 사이버 역량을 사용할 의지가 있기 때문에, 한국은 정교하고 성숙한 사이버 정책과 탄력적인 프레임워크를 개발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인중 국가보안기술연구소 창의혁신부장은 ‘북한의 사이버테러 현황 및 전망’ 발제에서 북한은 국가 주도로 사이버 능력을 군사 및 국가안보 전략에 결합시키고 있고, 인력과 전담조직, 효과적이고 강력한 교육훈련 체계, 다양한 무기체계의 구비, 사이버 공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리더의 인식, 공격 근원지를 은폐하기 위해 국외 시설을 이용하고 있다며 북한의 사이버 능력을 분석했다.

 때문에 북한의 사이버테러에 대한 대책으로 ▲국가차원의 중장기전략 수립 및 민간부문과 공유하기 위해 국민들에게 관련내용을 전파하고 ▲정부부처의 사이버보안 담당 조직 증설 ▲북한 사이버공격에 대한 공세적 대응역량 확보 ▲정교한 방어 보안시스템의 개발과 적용 ▲사이버 전문인력의 양성을 주장했다.

 이어 제2세션에서는 북한의 사이버테러에 대한 법적 평가와 대응에 대해 발표가 이어졌다. 신창훈 아산정책연구원 글로벌거버넌스 센터장은 소니 해킹사건에 대한 미국의 대응조치를 예로 들면서, 사이버공격에 관한 특별한 국제규범이 형성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사이버 공간이 공격의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적극적 방어의 입법화가 중요함을 강조하고, 보안을 비용이 아닌 것으로 생각하는 인센티브 제도를 강구해 보안문화를 민간영역에도 확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준현 단국대 교수는 북한에 한정되지 않은 내․외부의 모든 불순세력에 의한 사이버공격으로부터 개인과 국가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법제정비를 살펴봐야 한다며, 기술적 측면의 사이버전문가 양성 외에 법제적인 측면의 사이버전문가 양성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국가차원의 사이버안보 확립을 위한 계획이나 대응조치 등을 대통령에 의하도록 하고, 대통령 직속 중앙 행정청이나 보좌기관으로 회의체를 운용토록 해 법체계 논의를 활성화하고 이러한 조직체계 정리를 바탕으로 하나의 기관이 일관된 관찰과 대응이 가능토록 법률로 명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유성옥 국가안보전략원장은 개회사에서 “북한은 사이버테러를 대남혁명의 유력한 전략수단으로 인식하고 있고, 한국은 세계적인 정보 강국임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사이버 공격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미흡하다”고 지적하면서 “북한의 사이버테러에 대한 국가차원의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한국 주도의 통일기초를 닦는 일”이라고 이날 학술회의 개최 취지를 밝혔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