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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함정 남중국해 중국 인공섬 근해 진입작전에 대하여

Written by. 김성만   입력 : 2015-10-29 오전 9: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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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이지스구축함 라센함(DDG-82, 9200톤)은 27일 오전(남중국해 현지시간) 중국이 난사군도(南沙群島·스프래틀리 제도)에 건설한 수비 환초(중국명 주비자오·渚碧礁)로부터 12해리(22km) 이내를 항해했다. 라센함은 ‘무해통항’(無害通航·innocent passage)으로 불리는 이 작전에 따라 인근 해역을 72해리(133km) 가량 이동하면서 초계작전을 수행했다.

 이는 해양국제법에 보장된 ‘항행의 자유’를 행동으로 보여줌으로써 중국의 불법적인 영유권 주장을 무력화하기 위한 작전이다. 이번 작전에는 정규 정찰활동을 수행해온 美해군 대잠초계기 P-8A와 P-3도 함께 투입됐다.

 이에 중국은 군함으로 미국 함정을 추적하며 ‘맞대응’하는 등 미국에 강력히 반발하면서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라센함은 작전과정에서 중국 군함과 안전거리를 확보했으며 진입하는 도중에 아무런 사고도 보고되지 않았다고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AP통신은 이번 작전이 백악관의 승인하에 이뤄진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난사군도 해역에 미국이 들어간 것은 지난해 중국의 인공섬 건설 이후 처음이다. 

 

  미국의 작전배경

  중국은 불법 점거한 난사군도 산호초에 인공섬(7개소)을 조성하고 이중 3개소에는 비행장 활주로까지 건설하고 있다. 중국은 인공섬을 자국 영토라고 선포하고 광범위한 주변해역에 대해 영유권(해상식별구역 선포, 그림 참조)을 주장하고 있다.

 이는 중국이 국제법과 국제규범을 무시하고 힘으로 해양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다. 만약 국제사회가 중국 주장에 굴복할 경우, 중국은 남중국해·동중국해 해양통제권을 장악하게 된다. 많은 연안국이 이를 추종할 경우 국제 해양질서가 무너질 수 있다.

 그리고 한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 국가들은 남중국해·동중국해의 해상교통로를 중국 통제에 넘겨줄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미국 정부는 그동안 인공섬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을 인정할 수 없음을 여러 번 시사하며 남중국해를 비롯한 모든 공해상에서 항행의 자유를 행사할 것이라고 밝혀 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워싱턴 미·중 정상회담에서 중국 시진핑 주석에게 “남중국해에 인공섬을 만들어 군사시설을 만들었다는 건 도무지 용납이 안 된다. 그만두라”고 거듭 촉구했다고 한다.

 하지만 시 주석은 “그곳은 중국 영토”라고 맞받아치며 격한 논쟁이 벌어졌다. 만찬이 끝나자마자 격노한 오바마 대통령은 측근을 통해 해리 해리스 미태평양사령관에게 연락을 취하도록 했고, 그 자리에서 “남중국해에서의 ‘작전’을 승인한다”고 지시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에 따라 미 해군은 이때부터 구체적인 실행계획 마련에 들어갔고, 이것이 27일 12해리 내 항해로 현실화된 것이다.

 이 소식통은 “지난 5월부터 美국방부를 중심으로 인공섬 12해리 내에 미군을 파견해 ‘인공섬을 결코 중국 영토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건의가 올라왔다”며 “하지만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승인을 주저하며 ‘미·중 정상회담이 9월에 있으니 그때 해결해 보겠다’는 입장이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시 주석의 반발로 대화가 결렬되자 오바마로선 강경 대응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미국의 향후 계획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은 27일(미국 현지시간) “국제법이 허용하는 지역이면 어느 곳이든 비행하고 항해하며 작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터 장관은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미군 구축함이 남중국해 중국 인공섬 12해리 이내에 진입한 사실을 공식 확인하면서 이같이 밝히고 “작전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무엇이든지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터 장관의 이 같은 언급은 미국의 이번 작전에 대한 중국 정부의 반발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돼 앞으로 이 문제를 둘러싼 미·중간의 긴장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카터 장관은 특히 “이번 작전이 앞으로도 수 주 또는 수 달 동안 있을 것”이라고 말해, 이번 작전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카터 장관은 “우리는 아시아·태평양 재균형의 한 부분으로서 (항행의 자유에 대한) 약속을 해왔다”며 “이것은 미국의 미래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국의 반응

  중국 외교부는 루캉(陸慷)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미국의 행위를 ‘도발’로 규정하며 필요한 주권 수호 조치를 강화해 나가겠다는 입장도 천명했다.

 루 대변인은 베이징과 워싱턴의 외교채널로 미국 측에 공식 항의했다는 사실과 함께 강력한 불만과 반대 입장도 피력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도 이날 오전 미국을 향해 “경거망동함으로써 공연히 말썽거리를 만들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앞서 미군의 군함 파견 방침이 전해진 후 남중국해에서 미사일 발사 훈련 등을 벌이며 맞서왔다.

  주변국의 반응

  일본 정부는 미국의 조치에 사실상의 지지를 표명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27일 미국의 조치에 대해 “열려 있고, 자유롭고, 평화로운 바다를 지키기 위해 국제사회가 연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동남아시아 국가 중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가장 크게 대립하는 필리핀은 이번 미국 해군의 구축함 파견을 환영했다.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은 “자유롭게 항해할 수 있는 해역을 미 군함이 지나간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국제 관습과 규칙을 지키는 한 문제가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현지 GMA 방송이 전했다.

 중국과의 영유권 분쟁 당사국인 베트남, 말레이시아도 미국의 함정 진입이 영유권 분쟁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했다.

  우리 정부의 대응과 과제

  청와대는 28일 남중국해에서 벌어진 미국과 중국 간 군사적 긴장고조와 남중국해 분쟁에 대한 정부 대응 기조에 대해 국제규범에 따른 평화적 해결 원칙과 역내 평화와 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어떤 행동도 자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남중국해 지역은 우리 수출 물동량의 30%, 수입 에너지의 90%가 통과하는 중요한 해상교통로로서, 우리 이해관계가 큰 지역”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이에 따라 우리는 동 지역의 분쟁은 국제적으로 확립된 규정에 따라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하며 남중국해 지역이 평화와 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어떠한 행동도 자제할 것을 국제회의 등 여러 계기를 통해 강하게 촉구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정부의 이번 대응은 과거와 같은 수준으로 너무 미지근하다. 중국은 국제법을 위반하면서 현상변경에 이미 돌입했다. 그래서 미국이 이런 작전을 시작한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미국, 일본, 아세안 국가들과 보조를 같이 하면서 중국의 주장을 강하게 반박해야 한다. 그래야 해상교통로도 확보하고 서해EEZ(배타적경제수역)와 이어도 등에서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해상교통로 보호를 위해 다국적 Malabar 해상훈련(미국, 인도, 일본 등)에 참가해야 할 것이다. (Konas)

김성만 (예, 해군중장. 안보칼럼니스트, 前 해군작전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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