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의 한파(寒波)보다 더 강한 애국(愛國) 물결
‘더 이상 우리 머리위에 핵(核)을 이고 살 수는 없다’. 국민적 외침이 울려 퍼졌다. 함께 기도하고 함께 외치는 구호에서 북한 핵 폐기만이 우리 스스로의 생존과 삶, 나아가 우리 후손인 미래세대의 행복을 지킬 수 있게 한다는 강한 열망이 묻어났다.
대한민국을 지키고 한반도의 자유와 평화를 바라는 간절한 염원과 바람에는 그 어떤 혹한의 추위도 범접할 수 없고, 비할 바가 되지 못했다. 일요일인 1월24일 서울의 아침최저 기온은 영하 18℃. 금년 들어 가장 낮은 기온이자 15년만의 매서운 한파에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다. 바람은 약해도 마스크를 하지 않은 얼굴을 스치는 차가운 기운은 말 그대로 살을 에는 듯한 추위라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았다.
하지만 서울의 중심가인 시청 앞 서울광장은 더 이상 들어설 수 없을 정도로 입추의 여지가 없는 시민들로 가득 찼다. 의자가 채 채워지지 않은 덕수궁 쪽 세종대로 변에도 수백 명 인파가 들어차 반대 방향으로 사람의 행렬을 뚫고 앞으로 나아가기가 버거울 지경이었다. 한파(寒波)는 오히려 시민들이 쏟아 놓는 함성의 열기로 이내 묻히거나 오다가도 그냥 도망갈 수밖에 없었다. 무엇이 이 추운 날 시민들을 길바닥으로 나가게 했을까. 종교인과 신자들이 모였기에 이 기회를 통해 교세(敎勢)를 신장하고 한 사람의 신자라도 더 확보하기 위한 전도를 위함에서였을까? 그것도 아니면 보수시민단체가 행사를 주관하였기에 연일 강도 높게 북한에 압박을 가하고 있는 점에 힘을 덧붙여주기 위해서 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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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가지가 다 아닐 것이라는 게 현장을 취재하면서 느낀 기자의 생각이었다. 그 날 서울광장에는 오직 한가지 사실만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북한 땅에 핵(核)은 존재해서도 안 되지만, 그럼에도 만에 하나 북이 끝까지 동족에게 암흑세계를 가져다 줄 핵으로 무장한다면 이제는 더 이상 2010년 3월의 천안함 폭침이나 11월의 연평도 포격도발을 당했을 때와 같이 마냥 당하거나 아니면 규탄의 소리만 내거나 하는 식으로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것, 내 스스로의 자구책을 세워야 한다는 의지가 표출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 날 서울 광장에서는 오후 3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등 기독교단체와 대한민국재향군인회를 비롯한 안보단체 회원 1만여 명이 운집했다. ‘국가안보와 북핵 폐기를 국민기도회 및 국민대회’가 열린 것이다. 지난 6일 북한 김정은 집단은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시점에서 전격적으로 제4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우리 정부와 전 국민적 분노를 사고 있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들끓었다. 이 달 중으로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대 북한 제재조치가 이뤄질 것이란 외신보도가 타전되고 있다. 북한의 맹방인 중국이 지난 3차 핵실험 때까지와는 다르게 유엔 결의에 동참할 것임을 밝혔다. 지난 15일 중국 국방부는 서울에서 우리 국방부와 가진 제15차 한중 국방정책실무회의에서 “북한의 이번 4차 핵실험이 안보리 결의와 (6자회담 당사국들과 2005년에 체결한) 9·19 공동 성명을 위반한 것이기 때문에 중국도 안보리 제재 결의에 참여하겠다”고 했다.(윤순구 국방부 국제정책관 언론에 밝힘). 러시아 푸틴 대통령 또한 오바마 미 대통령과 의견을 함께 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연초 각 부처 업무보고에서 북핵실험에 대해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기울일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19일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도 북한에 대한 강력한 국제사회의 제재조치가 필요하며, 실효성 있는 조치가 도출되지 못하면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주고 말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 “만약 이번에도 강력하고 실효적인 조치들이 도출되지 못한다면 5차, 6차 핵실험을 해도 국제사회가 자신을 어쩌지 못할 것이라는 잘못된 신호를 북한에 주게 될 것”이라며 “이번에야말로 자신들의 잘못된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북한이 확실하게 깨달을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북한의 김정은은 이와는 대조적으로 기고만장해 하고 있다. 66년 전 이 땅을 피로 물들이며 수많은 동족을 살해하고 북녘을 ‘동토의 왕국’으로 절대시화 해버린 희대의 1인 독재·학살자 김일성과 그 아버지 김정일의 뒤를 이어 세계를 상대로 핵 놀음 하고 있는 올해 서른두 살 애송이 김정은은 안하 무인이다. 절대적인 전제 군주로 비침은 그가 당·정·군 나이 많은 원로들에 대한 길들이기와 공포통치를 통해 여실히 드러난 바 있다.
김정은은 ‘핵-경제 병진노선’을 주창 속에 핵 무력과시는 4차 핵실험, 소위 ‘수소폭탄 핵실험’으로 더욱 절정의 기고만장과 안하무인을 과시할 것으로 봄은 지극히 당연한 것일 게며 핵무장 국가보장을 통해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을 옥죄려 함은 불을 보듯 뻔한 이치다. 그러함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의 의지다.
우리를 지키고 보위해 주는 것은 주변 4강이나 미국이 다가 아니다. 협력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는 있다. 그러나 그들 국가의 이익이나 당면한 생존의 문제가 아님은 상식이다. 미국을 향해 ‘미사일 발사’ 운운하지만 북 핵이 미국이나 일본을 향하리라 믿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당연히 대한민국과 우리국민이 될 것이란 사실이다. ‘서울 불바다’ 발언이 누구를 향해 던져진 말인가? 그래서 ‘더 이상 우리 머리위에 핵(核)을 이고 살 수는 없다’는 말이 자동적으로 나오는 것이다.
그 날 서울광장에 이런 현수막이 부착됐다. ‘대한민국과 세계평화 위협하는 북핵실험 강력히 규탄한다!’ ‘정부는 4차 북핵실험, 강력한 대북억제전력 확보하고 국가 자위력 自衛力 구축하라’. 구호도 이어졌다. “북한의 반인륜적 핵개발 용납할 수 없다”. “정부는 북핵시설 제거 대책 마련하라”고.
영하 18℃의 강력한 한파 속에서 오히려 대한민국을 지키려는 애국시민들의 뜨거운 의지는 더 강한 에너지로 승화되고 있었다. 그 의지는 앞으로도 쭉 이어질 것이다. 왜냐면, 나와 내 가족의 생존과 행복한 삶이 달려있으니까.(konas)
이현오(코나스 편집장. holeekv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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