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 중 군인 흔들어 뭘 하려 하나?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 강정마을이 또한번 세인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불과 몇 년 전 문정현 신부를 비롯한 민군복합항 해군기지공사 방해에 나선 일단의 세력들이 온몸에 쇠사슬을 칭칭 동여맨 채 공사현장으로 들어가려던 차량과 작업 인원들 방해로 시선을 집중시켰던 그 곳이 이번엔 현지에서 방호훈련에 나선 우리 군 장병을 막고 훈련 방해와 폭언을 퍼부은 사실이 알려진 때문이다.
사건의 정황은 대략 이렇다. 지난달 4월28일부터 29일 제주도내에서는 항만 민관군통합방위훈련이 지역 통합방위협의회 의장인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주관 하에 개최됐다. 훈련에 참가한 해병 9여단 소속 장병 8명이 해군기지외곽방호임무 수행을 위해 트럭에 탑승, 소총을 들고 사주경계를 하면서 강정마을을 통과하고 있었다. 이들 군인들은 제주 해안에 상륙한 적을 소탕하는 상황을 가정한 훈련 중이었다.
군용트럭이 통과하자 이를 지켜보던 일단의 주민이 트럭을 가로막고 왜 군인이 총을 들고 민간인 거주 마을로 들어와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느냐? 며 폭언을 퍼부었고, 이에 참가 해병대원들이 그 앞에서 고개를 들지 못한 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다는 내용이다.
28일 이와 관련한 유튜브에 의하면 제목부터가 선동적이고 다분히 의도적 노림수란 느낌이다. ‘총을 든 해군들이 강정마을 안쪽에 나타남’이란 용어 자체에서 느껴지듯, 적을 소탕하기 위해 피와 땀을 흘리는 믿음직한 군인의 모습을 상상하기에 앞서 그와는 상관없이 누군가에게 강압적이고 위해(危害)를 가하려고 하는 측면이 더 크고 직접적으로 다가오게 한 점이다.
군 교육이나 훈련과정에서 흔히 쓰는 말 중에 ‘훈련에서 땀 한 방울은 피 한 방울을 대신 한다’는 말이나, ‘전장에서 피로 맺어진 끈끈한 전우애는 곧 내 생명을 지켜준다’는 말이다. 그만큼 훈련에서의 실전을 방불케 하는 실질적인 훈련이 이루어 질 때, 실제 상황이 발생하거나 위급한 상황이 도래했을 단 한 사람 국민의 생명도, 재산을 지킬 수 있는 용기와 담대함도 배어나올 수 있다는 말이라 할 것이다.
한 때 강정마을은 갈등과 분열, 혼란의 온상으로 비쳐졌다. 그것도 지역주민보다는 아무런 연관도, 인과관계도 없는 외지의 불량세력, ‘꾼’들에 의해서였다. 그로 인해 강정마을은 대한민국 국민과 지역주민, 군과 국방당국을 이간질 시키는 주 현장으로 탈바꿈한 적이 있다.
이번에 공개된 영상에도 총을 든 군인들이 고개를 푹 숙인 채 군용 트럭에 앉은 모습이 담겨지고, 트럭 주변을 둘러 싼 주민들이 “마을에 내려와서 이게 뭐하는 짓이냐”, “마을이 전쟁터도 아니고, 민간인들 대상으로 총을 들고 이러면 얼마나 무섭냐”며 항의하는 목소리도 묻어난다.
훈련 중인 군인들에게 왜 총을 들고 마을에 와서 훈련하느냐고 묻는다면 뭐라고 답변할 것인가? 역으로 등교하는 학생에게 왜 책가방을 가지고 학교에 가느냐고 하면 뭐라고 해야 할까? 군인에게 있어 개인화기인 소총은 신체의 일부와도 같다. 이는 입대 장병이 아니라 단 하루만이라도 군부대에 입소해 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사실이다.
그런데도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애초부터 의도가 있지 않고서는 생각할 수 없는 사안이라는 점을 들지 않을 수 없다. 지난 2007년 6월 제주 해군기지가 서귀포시 강정마을에 들어서는 것으로 결정된 이후 강정마을은 핫 이슈였다. 숱한 완력과 폭력․폭언, 공사방해, 불법반대시위로 점철됐다. 그리고 지난 2월 원래 계획보다 14개월 늦게 공사는 끝이 나 완공됐다. 하지만 해군은 시공 업체에 275억원을 추가로 지불해야 했다.
이에 해군은 추가 지불금 중 34억5000만원은 일부 강정마을 주민을 포함한 불법행위 적극 가담자 116명과 공사방해 5개 단체가 내야 한다며 구상권 청구 소송을 낸 상태다. 주민들은 정부에 구상권 청구 소송 취하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인은 사기(士氣)를 먹고 산다. 국민으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받는 군대는 사기충천하지 않을 수 없으며, 충천된 사기를 보유한 군인과 군대는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을 던져 부여된 명령과 사명을 완수하게 마련이다.
휴전선 비무장지대(DMZ)를 사이로 세계에서 가장 밀도 높은 첨단 무기와 각종 타격 수단으로 무장한 채 첨예하게 우리와 대치하고 있는 북한은 제7차 당 대회 개최를 앞두고 또 다시 5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도발 등을 노리고 있다. 김정은 집단의 예측할 수 없는 행태가 럭비공과도 같아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이다. 대처하는 국군장병은 밤과 낮의 경계가 따로 없이 고강도 대비태세에 여념이 없는 실정이다.
이번 같은 사태가 다시 반복돼서는 안 될 줄 안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군과 제주특별자치도는 이번 사건을 유야무야 흘려버려선 안 된다. 가릴 것은 가리고 털 것은 털어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그래야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 국가와 국민을 지키는 방호자(防護者)가 더 이상 ‘고개 숙인’ 군인으로 전락케 해선 안 된다. 더 이상 군을 흔들어서도 안 된다. 제주특별자치도와 해상안보의 가치가 커지면 커질수록 군과 군인의 역할이 더 커질 수 있음도 잊어선 안 되겠다.(konas)
이현오 / 코나스 편집장.(holeekv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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