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의 南 약점 파고든 대화공세에 “NO” 할 줄 알아야
북한의 연이은 대화공세를 놓고 남한의 대응논리가 엇갈리고 있어 우려된다. 북한 김정은은 지난 6-9일 개최한 7차 로동당 대회에서 “남북 군사당국 사이의 대화와 협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방위원회는 20일 공개서한을 발표, 남북 군사회담을 열자고 제안했다. 다음 날에는 인민무력부 명의의 대남 통지문을 통해 우리 국방부에 군사회담을 개최하자고 거듭 촉구했다. 22일에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남북 군사당국 사이의 대화와 협상을 시급히 개최해야 한다.”고 다시 요구했다.
북한의 대화공세에 대해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20일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의지 표명이 없는 지금 대화를 재개하는 것은 핵개발을 계속하고 김정은 권력을 이어가려는 북한에 매달리는 꼴”이라고 일축했다.
국방부도 23일 ‘북한은 남북군사회담 제의에 앞서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인 변화를 행동으로 보이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선(先) 북핵 폐기 – 후(後) 대화’ 수순이다. 그러나 동아일보는 23일자 사설을 통해 북한의 ‘대화 제의를 즉각 거부하는 것이 최선인지에 대해선 보다 깊은 전략적 검토가 필요“하다며 ’대화를 재개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대화를 재개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은 그동안 북한에 속고 당해온 남북대화 역사를 외면한 발상이다. 북한은 지난 날 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대화를 제의해 북이 의도한 대로 남한을 이용하기만 했고 목적이 달성되면 대화의 문을 가차없이 닫아버렸다.
가까운 사례로 작년 8월 북한이 제의한 남북고위급회담을 들 수 있다. 북한군은 비무장지대(DMZ) 남측 지역으로 침투해 지뢰를 부설, 작년 8월4일 우리 국군 2명에게 중상을 입혔다. 남측이 그에 대한 보복으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자 북한은 8월20일 고사포를 DMZ 남쪽지역으로 발사했고 우리 군의 대응으로 42년 만에 첫 DMZ 포격전이 잠시 전개되었다. 우리의 대북 확성기 방송은 더욱 강화되었다.
우리의 확성기 방송이 날이 갈수록 거세지자 북한은 8월22일 황급히 남북고위급 회담을 제의하고 나섰다. 목적은 분명했다. 김정은을 호되게 비판하는 대북확성기 방송을 중단시키기 위한데 있었다.
우리 정부는 곧 대화에 호응해주었고 25일 북한과 공동보도문을 채택했다. 8.25 공동보도문에서 남측은 ‘모든 확성기 방송을 8월25일 12시부로 중단’ 해주기로 했다. 남북 고위급 회담은 북한 의도대로 ‘확성기 방송 중단’을 위해 이용되고 만 것이다.
남한이 저와 같이 대화에서 북한에 이용만 당한 데는 필시 까닭이 있다. 북한의 대화제의에 사족을 못 쓰고 서둘러 호응하고 나선데 연유한다. 남한은 북의 대화제의 저의가 불순하다고 판단되면 “NO”라고 거절해야 했다.
그러나 역대 우리 정부는 국민들이 남북대화를 긴장완화와 평화통일의 길로 착각한다는데 유의, 북이 대화를 제의하면 감지덕지하며 서둘러 받아들이곤 했다. 심지어 김대중 대통령은 김정일에게 5억 달러의 뇌물을 바쳐가며 대화를 성사시켰다.
북한은 바로 저와 같은 남한의 대화 집착을 간파, 대남전략에 십분 활용하고 있다. 작년 8월의 남북고위급회담도 그랬다. 북한의 5월 거듭된 남북군사회담 제의도 4차 핵실험으로 꽉막인 북한의 숨통을 트기 위한 속임수에 불과하다.
첫째, 북한의 군사회담 제의 저의는 4차 핵실험에 대한 한국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 압박초점을 분산시키려는데 있다.
둘째, 대북제재 참가 국가들 간에 내부갈등을 조장하려는데 있다.
셋째, 대북 확성기 방송, 심리전 방송, 전단 등을 중단시키려는데 있다.
넷째, 남한 내 종북세력 및 야당들과 박근혜 대통령 간에 대결을 유발하려는데 있다.
다섯째,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유력시되는 도널드 트럼프가 김정은과의 대화를 언급한 것과 보조를 맞추어 미 ․ 북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려는데 있다.
그동안 한국은 북한의 대화 유인책에 수없이 말려들어갔다. 더 이상 반복되어서는 아니 된다. 이제 우리 정부는 북한의 대화제의 저의가 불순하다고 간주되면, 거침없이 NO라고 하며 우리의 입장을 명백히 해야 한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 표명이 전제되지 않는 한 어떤 대화도 의미가 없다는 입장 그것이다.
미국과 일본도 마찬가지로 비핵화 표명을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삼고 있다. 야당들도 초당적으로 ‘선 북핵 폐기 – 후 대화’ 원칙에서 벗어나서는 아니 된다. 북한이 핵을 포기 할 때 까지 정권이 바뀌어도 변해선 아니 된다.(konas)
정용석 /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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