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25일 미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은 트럼프의 당선이 미국 새 행정부와 일종의 타협을 열어 줄 좋은 기회로 보고 있다”며 김정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길 원한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와의 회동이 자칫 김정은에게 정권의 정통성을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한 뒤 “트럼프가 대선 기간에는 김정은과 만날 수 있다는 의향을 열어 두긴 했지만, 트럼프에게 그런 생각을 재고할 것을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조차도 김정은을 만나려 하지 않았다”고 덧붙혔다.

 태 전 공사는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미국이 현재의 대북 정책을 고수한다면 군사력 증강을 위해 핵무기를 지속해서 개발하겠다는 전략을 밝히고 특히 선제타격 능력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언급했다”며 신년사가 거의 노골적인 공갈·협박(blackmail) 수준이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태 전 공사는 “북한 핵무기는 한국과 미국에게만 위협이 되는 게 아니라며 국제정치에서 영원한 적이나 동지란 있을 수 없듯이 김정은이 언젠가 중국을 공갈·협박할지 알 수 없는 노릇”이라며 중국이 트럼프 정부의 노선에 보조를 맞춰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김정은이 집권한 5년 동안 자신의 생일과 출생 시기, 어머니 · 할아버지와의 관계 등에 대해서조차 북한 주민들에게 제대로 설명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김정은은 공포정치로 북한을 다스리고 있지만, 정통성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가 북한 주민과 고위층에 심리적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한 뒤 “김정은 정권은 민중봉기에 의해 무너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답했다.(konas)

코나스 황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