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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대한민국 군대를 말한다」

김진형 예비역 해군제독의 혁신성장 군대론
Written by. 최경선   입력 : 2017-11-27 오후 2:3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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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비 효과’란 말이 있다. 중국 베이징에 있는 나비가 날개를 한 번 퍼덕이면 이 영향이 시간이 지날수록 증폭되어, 지구 반대편인 미국 뉴욕에 허리케인과 같은 엄청난 결과를 가져온다는 예에 빗댄 표현이다.

 '작은 사건 하나에서 엄청난 결과가 나온다'라는 뜻으로, 지구 한쪽의 자연 현상이 언뜻 보면 아무 상관이 없어 보이는 먼 곳의 자연과 인간의 삶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는 이론이다.

 한 예비역 해군제독이 나비의 작은 날개짓을 꿈꾸며 한 권의 책을 발간했다. 「대한민국 군대를 말한다」가 그것이다.

 저자는 육군 장교였던 아버지로 인해 태어난 순간부터 군복을 보았고 전국의 군부대에서 성장하다 더 넓은 세계가 보고 싶어 해군 장교의 길을 택한 후 사관학교 생활을 포함해 38년 간의 군생활을 마친 김진형(해사 36기) 예비역 해군소장이다.

 ▲ 김진형 예비역 해군제독이 23일 군인공제회관에서 「대한민국 군대를 말한다」 북콘서트를 갖고 군대문화와 핵심가치에 관한 자신의 의견을 밝히고 있다.ⓒkonas.net

 저자는 위관장교 시절 미 육군화학학교에서 공부하면서 우리와는 다른 군대문화를 접했고, 영관장교 시절에는 미 해군지휘참모대학에서 1년간 40여개 나라의 장교들과 동고동락하면서 각 나라 군대의 전통과 관습, 그리고 고유의 조직문화와 가치들을 상세히 접했다.

 또 미국 위싱턴D.C의 한국대사관에서 무관으로 3년간 근무하는 동안 세계 최고의 미국 군대가 어떤 문화와 고유의 가치를 발전시키면서 강한 군대로 진화했는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하면서 세계의 강한 군대는 불변의 원칙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한다.

 때문에 그의 책은 자신의 군생활을 정리한 자서전이나 무용담이 아닌, 우리가 새롭게 생각해 봐야 할 군대문화와 핵심가치를 발견하기 위해 17가지의 질문을 던지고 각 질문에 대해 답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책은 제1부 군인은 누구인가?, 제2부 언어와 문화, 제3부 단상문화와 소통, 제4부 장교, 제5부 리더십, 제6부 그들이 있었기에, ‘무명용사’, 제7부 군통수권자, 그리고 강한군대를 위한 비전을 에필로그로 엮여져 있다.

 제1부, ‘군인은 누구인가’에서 저자는 귀족의 의무인 노블레스 오블리주보다는 의무를 다한 자가 진정한 귀족이 될 수 있다는 뜻의 오블리주 노블레스를 강조한다.

 또 병사들 간 잘못된 서열문화로 인해 발생하는 갈등을 지적하면서 특정 임무(분대장 등)가 주어진 병사를 제외한 모든 병사들은 수직적 상하관계가 아닌 수평적 조직이 될 수 있도록 새로운 군대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병사의 ‘월급’에 대해서도 노동자들이 받는 최저임금 개념을 적용하는 논의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낸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청춘을 희생한 청년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해주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그에 앞서 청년들의 병역 의무가 그에 걸맞는 가치와 목적을 제공하고 있는지를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국가방위수당’과 같은 고결한 이름으로 대우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제3부 ‘단상문화와 소통’에서는 우리 군의 단상문화에 대해 일침을 가한다. 웅장한 사열대, 행사시 단상 위의 수많은 의자, 임석상관의 참석에 따른 엄청난 인원의 배석과 불필요한 허례허식 등 임석상관이 주인이 되어버리는 행사를 지적하면서, 미국 군대 행사에는 임석상관의 개념이 없으며 매년 미국 사관학교졸업식에 참석하는 대통령도 임석상관이 아닌 초청연사 자격으로 참석해 귀중한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비교한다.

 저자는 제4부에서, 장교는 국가로부터 군대에 대한 일정부분 권한과 책임을 위임받은 자이므로 명령과 불복종의 갈등, 선택의 갈림길에서 선택의 기준은 ‘헌법적 가치’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때문에 장교는 상관의 명령에 무조건 복종하는 것이 아니라 헌법적 가치에 기반을 둔 자신의 건전한 판단에 따라야 하며 거기에 따른 막중한 책임을 져야 강군이 만들어진다고 주장한다. 

 제5부 ‘리더십’ 편에서는 유사 이래 강한 국가를 만드는 힘은 강한 군대에서 시작됐고 강한 군조직을 위해서는 핵심가치를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국방개혁이란 큰 명제 앞에서 군대문화를 혁신하기 위해서는 군의 핵심 가치를 정립하고 지휘관의 지휘방침이 아닌 핵심가치에 따라 부대를 지휘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제6부 ‘그들이 있었기에, 무명용사’에서는 국가를 위해 싸우다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채 스러져간 무명용사에게 태극무공훈장을 주자고 외친다. 정부는 이미 1961년에 6·25전쟁에 참전한 16개 나라 중 13개국 무명용사들에게 최고 훈장인 금성태극무공훈장을 수여했음에도 정작 우리나라 무명용사는 거들떠 보지도 않는 행태를 지적한다.

 더욱이 대부분 전쟁을 치른 나라의 국립묘지는 중심부에 무명용사를 기리는 묘역을 마련하고, 공식적으로 국립묘지를 찾을 때는 무명용사묘에 가장 먼저 헌화하고 참배를 하는데 우리나라는 군 지휘관들조차 무명용사 묘역을 찾아주지 않는다고 한탄한다.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군대는 무엇보다 명예를 소중히 여겨야 하고 이를 통해 가장 신뢰받는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가치 중심적인 군대로 문화혁신이 이루어진다면 강군을 만들기 위한 혁신성장은 급속히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군인으로 살아온 인생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국가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고 살아왔으니 내가 이루지 못한 부분을 후배들이 이뤄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책을 쓰게 됐다고 저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2016년 전역하면서 비우면 다시 채워질 것이란 생각을 했는데, 어느 순간 비우면 그냥 비우는 것이지 채우기를 바라고 비우는 것도 욕심이란 사실을 깨달았다며, 모든 것을 비우고 순수한 자연인으로 돌아와 후배들을 응원하고 그동안 소홀했던 가족들에게 자랑스런 남편과 아빠로 살고 있노라 해맑게 웃었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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