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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무요원 체험수기㉜ <입선> 그들과 함께

Written by. 최기섭   입력 : 2018-10-23 오전 9:3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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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무지도관이 되어

 복무지도관은 사회복무요원이 성실히 복무하고 있는지 감독 및 지도하는 것이 주임무이고, 전국의 모든 사회복무요원에게는 복무지도관이 지정되어 있다. 강원영동병무지청의 관할지역에 거주하는 사회복무요원들에게는 내가 복무지도관으로 지정되어 관리 감독, 실태 조사 등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처음 복무지도관이라는 업무를 부여받았을 때는 낯설기만 한 이름이었지만, 이제는 복무지도관 생활을 한지도 어느새 1년의 시간이 더 지나, 전화 벨소리가 울리면 "복무지도관 최기섭입니다.ˮ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게 되었다. 그 동안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 동안 복무지도관 생활을 하면서 겪었던 일들 중 기억에 남는 일들을 적어보고자 한다.

병역이행의 어려움

 사회복무요원은 현역입영대상자들에 비해, 특정한 질병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불편한 신체조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성실히 복무하고 있는 사회복무요원들을 볼때면, 병역의 의무를 마치기 위해 노력하는 그들의 모습에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그들에게 고맙고 안쓰러운 마음이 들 때가 많다. 내가 기억하는 한 사회복무요원의 경우 어릴 때 아킬레스건을 수술하고, 그 이후 후유증으로 발목관절이 잘 움직이지 않고, 해당 부위의 다리에 큰 힘을 줄 수가 없는 신체 상태를 가지고 있었다. 그는 ○○시에 있는 노인복지시설로 복무기관 배치를 받았는데, 발목 건강이 좋지 않아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시설의 노인분들이 이동하는 것을 보조하는데 신체조건상 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언덕 위에 위치한 시설로 출퇴근 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나는 그 사회복무요원에게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가 곤란한 정도의 건강상태이면 복무기관을 거쳐 병역처분변경원을 신청하여 해당 신체 부위에 대하여 재병역판정검사를 받아 볼 수 있습니다.ˮ라고 안내해주었다.

 그렇지만 그는 "저는 면제를 받고 싶지는 않습니다. 대한민국의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상적으로 병역의무를 마치고 싶습니다.ˮ라고 나에게 의견을 피력했다. 나는 "그럼 면제를 희망하지 않을 경우 질병 때문에 복무에 곤란을 겪고 있으시면 일정 기간 복무를 중단하고 질병을 치료한 후, 정상적으로 복무가 가능할 때 다시 복무할 수 있는 분할복무 제도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ˮ라고 안내해 주었다. 그는 "그렇게 되면 소집해제가 늦어지는데 그럼 복학시기를 맞추기가 어려워서 곤란합니다. 그리고 완치될 수 있는 질병도 아니고요.ˮ라고 말했다. 정상적으로 복무는 마치고 싶은데 건강상태가 좋지 못해 복무에 어려움을 겪는 사회복무요원의 사례를 접할 때면 참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사회복무요원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건강상태를 고려하여 임무를 부여해주길 원하지만, 복무기관에서는 사회복무요원의 건강상태를 일일이 고려하여 그들에게 맞춤식으로 업무를 부여하기에는 사실상 어려움이 있다. ○○사회복무요원은 병역의 의무를 끝까지 다 마치고 싶어했지만, 많은 고민 끝에 결국 병역처분변경원을 신청하여 재병역판정검사를 받고 해당 신체부위에 대해 5급 판정을 받아 사회복무요원 소집해제 처분을 받게 되었다. 병역을 끝까지 마치고자 하는 그의 의지를 끝내 지켜주지 못해 한편으론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

사회복무요원의 변화

 병무청 및 전국의 지방병무청에서는 성실히 복무하고 있는 모범 사회복무요원을 선발하여, 표창하고 그들을 격려하고 있다. 강원영동병무지청에서도 상‧하반기 모범 사회복무요원을 선발하여 표창하고 있다. 마음 같아서는 성실히 복무하고 있는 모든 사회복무요원들에게 표창을 주고 싶지만 제도 운영의 여건 상 추천 받은 사람 중 일부에게만 표창장을 수여하고 있다. 2017년의 어느 날, 복무관리 담당자에게서 하반기 모범 사회복무요원으로 추천 받은 사람의 명단을 보게 되었다. 그 명단에서 낯익은 사회복무요원의 이름을 발견하게 되었다. ○○사회복무요원, 내가 복무지도관으로 배치된 지 아직 채 한 달도 안 되었을 무렵, 한 복무기관담당자에게서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담당자는 최근 배치된 ○○사회복무요원이 업무 태도가 상당히 불성실하고 휴대전화만 만지작 거리고, 기관을 방문하는 사람들과 잦은 다툼이 있어 기관 업무에 도움을 받기 위해 사회복무요원을 배치받았는데 도움은 못 받고, 복무관리에 애로를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담당자와 통화를 마치고 나는 다음날 해당 기관에 방문했다. ○○사회복무요원은 제복을 착용하지 않고 있었다. 나는 그에게 제복을 착용하지 않는 이유를 물었다. 그는 "입고 있기 불편해서요.ˮ라는 짧은 말로 답변했다. 기관을 방문하는 사람들과 다툼이 있는지 질문하자, "민원인이 신경질적으로 얘기를 해서, 저도 그렇게 반응하게 되요.ˮ라고 화가 나는 듯 얘기를 했다. 나는 ○○사회복무요원의 자신의 입장에서의 그동안의 고충을 들어주고, 앞으로 어떤 자세로 어떻게 복무해 나가는 것이 본인에게도 이로울지 등 많은 얘기를 나눴다. 그리고 특별한 사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제복 미착용한 것에 대해서는, 관련 규정상 경고처분을 하게 되어 있음을 설명한 후, 해당 사회복무요원에게 경고장을 교부하였고, 힘들겠지만 남은 복무기간 동안 성실히 복무할 것을 당부하고 기관을 나섰다.

 그렇게 ○○사회복무요원과의 만남 이후, 바쁜 일상업무로 그와의 기억이 희미해질 무렵 그의 이름을 모범 사회복무요원 추천자 명단에서 찾게 된 것이다. 복무기관에서 복무에 불성실하게 임하고 있다고 호소하는 사회복무요원이 몇 개월 후 성실 복무 사회복무요원으로 추천 된 것이다. 나는 기관담당자에게 전화를 하여 ○○사회복무요원이 요즘 근무는 잘하고 있는지 물어봤다. 담당자는 "복무지도관님이 오셔서 상담하신 이후로 많이 좋아졌습니다. ○○사회복무요원이 우리 기관에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ˮ라는 답변을 들었다. 사회복무요원의 좋은 방향으로의 변화에, 복무지도관으로서 미약하나마 도움이 되었음에 보람을 느끼게 되었다. ○○사회복무요원은 결국에는 모범 사회복무요원으로 최종선발되지는 못했지만, 나에게는 자랑스러운 모범 사회복무요원으로 기억될 것이다.

사회복무요원 및 복무관리담당자들과 함께

 그 동안 복무지도관 생활을 해오면서, 사회복무요원과 복무기관 담당자들의 수많은 고충사례들을 접하면서 복무지도관으로서도 어쩔 도리가 없는 일들을 접하게 된다. 기관담당자와 사이가 안 좋아서 근무하기 불편하니까 복무기관을 변경해달라는 단순 불만사항을 제기하는 사회복무요원이나, 사회복무요원이 처음 배치된 날부터 사회복무요원이 근무태도가 불성실하여 관리를 못하겠다고 사회복무요원을 바꿔달라는 기관 담당자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원만한 중재로 정상적으로 무사히 복무를 마치는 경우도 있지만, 끝끝내 사회복무요원과 복무기관 담당자간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하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그럴때면 고충해결을 위한 노력이 허무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앞으로 복무지도관 생활을 얼마나 더 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하루하루 사회복무요원 복무제도가 원할히 운영될 수 있는 밑거름 역할을 해나갈 수 있도록, 사회복무요원들, 복무기관 담당자들이 복무 및 복무관리에 대한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도록, 그들과 함께 사회복무제도의 발전을 위해 계속 협업하고 노력해 나갈 것을 다짐하며 글을 마친다.(konas)

강원영동병무지청 최기섭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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