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방硏, “쿠바식 북핵 해법은 한미 동맹관계 불신 초래할수도 ”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이 북핵 해법으로 쿠바 사례를 제시한 것과 관련, 한국의 입장에서 쿠바 사례는 당사자인 한국이 북미 또는 미중 강대국 간의 ‘빅딜’ 과정에서 배제될 가능성을 역사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국방연구원 조비연·이장욱 선임연구원은 ‘한미 핵위기 의사결정과정의 수립 필요성:쿠바 미사일 위기를 중점으로’ 제하의 동북아안보정세분석 보고서에서, 쿠바 미사일 위기를 동맹국인 터키의 관점에서 다시 살펴보고 쿠바 미사일 사태와 같은 핵위기 시 미국의 일방주의적 결정 과정을 억제하기 위해 한미 간 핵과 같은 민감 사안을 다룰 수 있는 별도의 협의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1962년 10월 14일 미국의 U-2 정찰기가 쿠바에 설치된 소련의 핵미사일 기지를 포착하면서 발발한 쿠바 미사일 위기는, 미국의 쿠바 불가침 및 터키·이탈리아 주피터 미사일 철수와 소련의 쿠바 미사일 철수에 대한 미-소 간 합의로 종료되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미국-터키 간 주피터 미사일 철수에 대한 논의는 없었으며 터키는 1963년 4월 24일 미국의 주피터 미사일 철수가 모두 완료될 때까지도 미-소 간의 합의 내용를 알지 못했다. 터키 정부가 이를 알게 된 시기는 주피터 미사일 철수가 완료된 다음 해였으며 그것도 소련대사관에서 관련 정보가 우연히 유출됨으로써 알게 되었다.
당시 소련과 비밀 합의 이후 미국은 1962년 12월 터키에 주피터 미사일 철수를 공식 제안하면서 4가지의 공식 입장을 밝혔는데, ▲ 미소간 비밀 합의는 없었다. ▲주피터 미사일은 기술적으로 낙후되어 더 이상 군사적 가치가 없다. ▲ 주변국과의 불필요한 갈등을 고조시킨다. ▲ 향후 NATO의 폴라리스(Polaris) 핵잠수함과 핵탄두가 탑재가능한 F-104 전투기로 터키가 우려하고 있는 안보공백을 해결하겠다는 제안이었다.
이들 연구원은 미국의 관점에서 쿠바 미사일 위기는 미국의 일방주의적 접근에 의해 핵위기를 관리한 성공사례일 것이나, 터키 정부 입장에서는 동맹국인 터키가 협의에서 배제되었다는 점에서 미국의 동맹전략에 대한 불신을 초래했고 지금도 지속되고 있는 터키의 반미여론이 “쿠바 미사일 사태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 미국의 동맹국인 터키가 미국의 결정에 대해 제재나 보복으로 대응할 능력을 가지고 있지 못했다는 점도 무시하지 못할 요인이라며, 터키가 전략자산을 보유했거나 이스라엘과 같이 독자적 행동을 할 능력을 보유했다면 미국이 터키와의 사전 협의없이 주피터 미사일 철수를 독단적으로 결정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전문가들이 평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때문에 이들은 쿠바 미사일 사태와 같은 핵위기 시 일방주의적 결정 과정을 억제할 수 있는 기제로 첫째, 핵과 같은 민감 사안을 다룰 수 있는 한미 간 별도의 협의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여기에는 1967년 출범한 NATO의 핵계획그룹(Nuclear Planing Group: NPG)과 같은 다자적 협의체 혹은 기존의 한미 간 군사협의체를 변용한 양자적 협의체를 고려할 수 있는데, NATO의 NPG를 참고할 경우 한미일 3자 간 핵위기시 협의를 위한 선임협의체를 신설하는 것을 고안할 수 있으나, 이 경우 한일 간 군사협의가 전제되어야 하므로 한일 간 군사정보교환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는 반면, 한미 간 군사위원회(MC), 군사위원회회의(MCM), 안보협의회의(SCM) 등의 양자적 협의기구를 개편하는 방안이 핵위기 시 단기간에 의사결정과정을 제도화하는 현실화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핵위기 시 한미 군통수기관에 상황을 전달하는 절차와 시간을 최대한 단축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기존의 협의과정을 원스텝(one-step)으로 단축하는 방식을 통해 신속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한미간 협의절차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하면서, 한미긴급안보협의회의(Emergency Security Committee Meeting, ESCM)를 신설하고 여기에 연합사령관, 합참의장과 양국 국방장관의 동시 참석 및 협의를 통해 도출된 건의사항을 신속하게 양국군통수권자에게 상정하는 방안을 예를 들었다.
이들은 둘째로, 제도적 방안 이외에도 미국의 대한방위공약의 성실한 이행을 보장하고 핵위기에 대한 독자적 대응을 가능케 할 한국의 능력보강도 병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핵위기에 대한 전략적 대응을 미국자산에만 의존하게 될 경우, 한국은 쿠바 위기 때의 터키와 같은 희생을 반복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한국의 실정에 부합하는 독자적 전략자산 및 핵 위기에 대한 대응능력 확보는 핵위기 시 미국의 독단적 행동을 막을 뿐만 아니라 핵위기 시 한미간 대응옵션을 다양화하여 도발세력에 대한 한미동맹의 대응 및 협상능력을 제고시킬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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