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는 공짜가 아닙니다. 긴 세월 외세의 침략에 맞선 호국영령들의 희생이, 한국전쟁 당시 생면부지의 땅에서 쓰러져간 연합군 장병들, 최근에는 천안함, 연평해전, 연평도 포격전 등에서 장병들의 숭고하고 값진 희생이 있었기에 현재의 평화가 가능했던 것입니다. 우리는 언제 또 깨질지 모를 평화를 지키기 위해 평소에 그분들의 희생을 기리고 항재전장의 각오로 적과의 일전을 준비해야 합니다.”(최원일 예비역 해군 대령의 전역사 중 일부)

 매년 3월 넷째주 금요일은 북한의 서해도발 사건에서 희생된 호국영웅들을 기리는 ‘서해 수호의 날’이다. 1999년 제1연평해전, 2002년 제2연평해전, 2009년 대청해전, 2010년 천안함 피격사건, 2010년 연평도 포격 등의 도발사건을 기억하고 국민의 안보의식을 북돋우기 위해 제정된 법정기념일이다. 제6회 서해수호의 날을 맞아 그동안 서해에서 일어난 도발사건을 돌아보고 그 분들의 희생과 헌신을 함께 기억하고 마음 깊이 추모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먼저 제1연평해전. 북한은 자신들의 꽃게잡이 어선들을 보호한다는 미명하에 1999년 6월 7일부터 6월 15일까지 9일간 총 11여회에 걸쳐 우리 관할해역을 침범해 왔다. 교전이 일어난 6월 15일 아침 8시 45분경 북한경비정 4척이 NLL을 침범하여 우리 고속정에 충돌을 시도하였고 곧이어 어뢰정 3척을 포함하여 7척의 북한 함정이 우리 초계함에 고속 접근하자 한국 해군 고속정 6척이 맞대응하여 역충돌을 시도하였다. 그러자 북한 함정에서 수류탄과 소총사격, 그리고 기관포를 발사하며 공격해 왔다. 북한 함정의 선제 기습공격에도 불구하고 우리 해군은 북한 함정들을 향해 돌진하며 40mm와 76mm 기관포로 응사하여 교전이 일어난 지 14분여 만에 북한 함정을 격퇴하는 승리를 거두었다. 교전이 발발한지 14분만에 10척의 북한함정들 중 어뢰정 1척을 침몰시키고 대형 경비정 대파, 중형 경비정 2척 반파, 소형 경비정 2척 파손 등 최소 30여명 이상의 사망과 70여명을 부상시키는 큰 전과를 기록했다. 이에 반해 우리 해군은 4척의 고속정과 1척의 초계함만이 기관실 및 선체 일부가 파손되고 전사자는 없으며 9명의 장병들이 부상을 입었다.

 2002년 6월 29일 오전 발생한 제2연평해전은 연평도 서쪽 14마일 해상에서 해상 경계 중이던 남북한 함정이 교전을 벌인 해전이다. 제1연평해전이후 3년 만에 같은 지역에서 일어난 남북한 함정간의 해전으로 ‘서해교전’으로 불리다가 2008년 4월 제2연평해전으로 격상됐다. 이 날 교전이 일어나기 전 북방한계선 북한측 해상에서 북한의 꽃게잡이 어선을 경계하던 북한 경비정 2척이 남한측 북방한계선을 불법 침범해 계속 남하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에 우리 해군 고속정 4척이 즉각 대응에 나서 초계와 동시에 퇴거 경고 방송과 아울러 교전태세에 돌입했다. 이때 갑자기 북한 경비정이 선제 기습 포격을 가해 우리 해군 고속정 참수리 357호의 조타실이 화염에 쌓이면서 양측의 교전이 시작되었고, 나머지 우리 고속정과 초계함이 교전에 합류하여 교전 중 북한 경비정 1척이 화염이 발생하자 나머지 1척과 함께 퇴각해 NLL을 넘어 북상함으로써 25분 만에 교전이 종료됐다. 이 교전으로 아군 전사 6명, 19명 부상, 참수리 고속정 1척이 침몰됐다. 당시 북한측 피해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군사정보지 자료에 의하면 경비정 1척 대파, 사망 13명, 부상 25명으로 많은 인명 피해가 있었다.

 대청해전은 2009년 11월 10일 대청도 동방 해상에서 북한경비정이 NLL을 침범하여 우리 고속정에 먼저 사격을 가해 옴에 따라 우리 함정이 즉각 대응하여 격퇴한 해전이다. 어선통제를 빌미로 NLL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에 대해 우리 고속정이 교전규칙에 따라 경고통신과 경고사격을 실시하자 북한 경비정은 우리 고속정 참수리-325정에 함포로 조준사격을 가해 옴에 따라 우리 함정도 대응사격을 가해 북한경비정을 격퇴하였다. 해군 자료에 따르면 이 때 북한군에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북한 경비정 1척을 대파했다.

 2010년 3월 26일 발생한 천안함 피격사건은 백령도 인근 해역에서 초계임무 수행 중이던 천안함이 북한군의 어뢰공격으로 침몰된 사건이다. 이 사안에 대해 그 해 5월 20일 민군 합동조사단은 “천안함은 북한이 제조한 감응어뢰의 강력한 수중폭발에 의해 선체가 절단되어 침몰하였다”고 발표했다. 이 때 발표된 결정적 증거물로 침몰해역에서 어뢰관련 프로펠러, 추진모터, 조종장치 등이 수거되었고, 이는 어뢰의 추진 동력부로서 결정적 증거물이 됐다. 북한이 해외로 수출할 목적으로 배포한 어뢰 소개자료의 설계도에 명시된 크기와 형태가 발견물들과 일치하고 모터에 표기된 1번 한글 표기는 북한 CHT-20 어뢰임을 증명했다. 이 사건으로 40명이 사망하고 6명이 실종되었으며 구조 중 1명이 전사했다.

 같은 해 11월 23일 연평도 포격사건이 일어났다. 이 날 연평도 주둔 해병 포병중대는 K-9 자주포사격훈련을 실시하고 있었다. 그런데 북한 4군단 예하 포병이 개머리 해안의 포기지에서 대연평도를 향해 무차별적으로 170여발을 포격하여 인명과 시설들에 피해를 입혔다. 이때 연평도 주둔 해병대는 피격 직후 K-9 자주포로 무도 포진지에 50발, 개머리 포진에는 30발 등 80여발의 대응사격을 실시했다. 당시 북한은 우리 군의 실사격 관련 사전 통보를 받은 상황이었으나, 이 사격에 대해 매년 실시되는 연합훈련과 호국훈련의 일환이라고 억지주장을 펴며 사격시 대응하겠다고 우리 측에 경고했다. 그러나 당시 우리 해병의 포병사격은 호국훈련의 일환이 아닌 정상 교육훈련이었고, 북한이 주장하는 영해 침범문제 역시 해병포병 탄착 지역이 연평도 서남쪽의 NLL 남쪽의 우리 영해에서 이루어졌음을 감안할 때 북한의 무차별 포격은 그들의 주장처럼 호국훈련에 대한 반발이 아닌 의도적 도발이었다. 또 북한이 주장하는 작전통제선을 넘었다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 ‘작전통제선’은 국제법상 존재하지 않는 북한이 군사적 참고를 위해 일방적으로 NLL 남쪽 우리 영해에 불법적으로 그어 놓은 선으로 일고의 가치가 없는 주장이었다. 이 포격사건으로 해병대원 2명 전사, 민간인 2명 사망, 해병 장병 16명 중경상, 민간인 3명 중경상과 주택 12동 대파, 25동 소실, 가옥 19채 파손, 차량 3대 파괴 등 다수의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3일 국가보훈처는 '서해수호의 날'을 앞두고 제2연평해전과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 도발로 희생된 서해수호 55용사 유족의 집에 '국가유공자의 집' 명패를 다는 사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그 첫 순서로 4일 보훈처장이 광주광역시에 있는 고 서정우 하사 부모의 집을 방문해 유족을 위로하고 명패를 부착했다. 경기남부보훈지청은 16일 수원 창현고등학교 학생 및 교직원들과 함께 ‘서해로 보내는 감사의 플라워카드전’을 열고 손수 만든 종이꽃과 카드 메세지를 제작해 전시 후 해군 제2함대 내 서해수호관에 전달했다. 국립대전현충원은 서해수호의 날을 계기로 지난 17~18일 이틀간 추모연주행사를 열었다. 각 지자체와 안보단체들도 서해수호 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에 감사하고 추모 분위기를 확산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를 벌이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 최고.최대 안보단체인 재향군인회는 26일 서울 서초동 향군회관 앞에서 ‘1천만 향군은 조국을 위한 그대들의 희생과 헌신을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현수막을 게시하고, 정부의 방역지침을 준수한 가운데 본부 전 직원이 참석해 ‘서해수호의 날 행사를 개최한다. 여전히 코로나로 인해 다중이 모여 추모행사를 하기는 어렵지만 각자의 위치에서 마음을 모아 서해수호 호국용사들을 추모하고 그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억하자. 우리가 지금 누리는 자유와 평화는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니다. 제6회 서해수호의 날이 전 국민의 안보의식을 결집하고 단합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kon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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