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칼럼] 3월의 한반도와 안보 과제
2019년 말부터 세계는 코로나19란 비전통안보에 숨죽이며 마스크와 소독약을 필수품 삼아 살고 있다. 이 와중에도 어김없이 계절은 바뀌어 바야흐로 3월이다. 북반구에서는 3월이 되면 날씨가 풀리기 때문에 대체로 이 달을 봄의 시작으로 본다. 우리나라는 이 달에 입학식을 하고, 장교 임관식도 이 달에 집중된다. 그러나 겨우내 멈추었던 생명이 움트는 계절임에도 마냥 따뜻한 봄기운에 취할 수만 없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북한은 1월 한 달 간 중거리탄도미사일인 화성-12형을 포함해 7차례나 미사일을 발사하며 한반도에 긴장을 조성했다. 2월에는 베이징올림픽 기간에 도발을 자제하다가 27일 또 다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으며, 3월 한국의 대선 이후 도발을 지속할 가능성도 예견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을 옹호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이런 행동은 군사력의 과시이든, 한국정부에 대한 불만 표시이든, 미국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든, 또는 북한 스스로의 길을 가기 위한 것이든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는 것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과 서방의 강력한 제재 예고에도 불구하고 2월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특별 군사작전개시를 선언한 직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비롯한 주요 도시와 국경 경비대를 향해 미사일 공격을 가했으며, 27일에는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안 하르키우에 진입했다. 지리적으로 한국과 멀리 떨어져 있기는 하나 우크라이나 사태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세계 3위 규모의 핵보유국이었던 우크라이나는 핵전력을 포기하는 대신 서방으로부터 경제 지원과 안전을 보장받았으나, 국방을 도외시하고 안보를 외세에 의존함으로써 현재 국가 존립의 위기에 처했다. 이러한 결과는 북한의 핵보유 의지를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높고, 이는 한반도의 비핵화를 더욱 요원하게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3월은 한민족이 일본의 식민통치에 항거하고 독립선언서를 발표하여 한국의 독립 의사를 세계 만방에 알린 '대한인이 부활한 성스러운 달'이기도 하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지난 1월 28일 일제강점기 1,100명이 넘는 조선인들을 강제동원했던 사도(佐渡)광산을 세계문화유산 후보로 결정하고, 2월 1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조선인 강제노동' 사실을 제외한 신청서를 제출해 또 다시 한일 간 갈등을 일으켰다. 금이 묻혀있다는 뜻의 사도광산은 1601년 금맥이 발견되어 에도시대(1603∼1868년) 에도막부의 중요한 재정원이 되었으며, 태평양전쟁 당시에는 이곳에서 채굴된 구리, 철, 아연 등이 전쟁물자로 사용되었다. 일본은 사도광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에도(江戶)시대로 기간을 한정해 독자적인 기술로 품질 좋은 금을 생산했던 곳이라는 점에 가치를 둔다고 밝혔지만, 이는 일본 스스로 사도광산에서 조선인 강제노동이 있었음을 은폐하려는 '꼼수'에 지나지 않는다. 일본은 지난 2015년 '군함도(하시마 탄광)'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당시 '조선인 강제노역 사실을 알리겠다'고 약속했으면서도 아직까지 약속을 지키지 않아,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지난해 7월 이례적으로 '강한 유감' 을 표한 바 있다. 3월 대선 결과로 들어서게 될 새 정부에 한일 간 과거사문제 해결과 관계 개선은 큰 숙제로 다가온다.
한국과 미국은 해마다 3월에 한미연합훈련을 실시하였으나 올해는 '오미크론' 확산과 대통령 선거로 인해 4월 이후로 연기되고 이마저도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연합훈련은 2018년 남북, 미북정상회담 이후 대규모 실기동 연합훈련이 중단된 상태다. 3월에 실시하던 대규모 기동훈련인 독수리 훈련은 2019년 공식 폐지됐고, 3월 키 리졸브 연습과 8월 을지프리덤가디언연습은 연합지휘소 훈련으로 규모를 축소하거나 무기한 연기한 상태다. 가장 최근 실시한 한미연합훈련인 2021년 8월 하반기 연합지휘소훈련도 실기동훈련 없이 컴퓨터 시뮬레이션 위주의 지휘소훈련으로 진행했다. 그러나 한미연합훈련이 4월로 연기될 경우 김일성의 생일인 4월 15일과 겹쳐 북한에 도발의 명분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반면 미국과 일본은 육해공 전 영역에서 실기동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작년 12월에는 미군 해병대 병력 약 3000명과 FA-18 전투기, 일본 육상자위대 병력 약 1400명이 참가한 레졸루트 드래곤 훈련을 실시했고, 1월 26일부터 2월 3일까지는 주일미군과 일본 자위대가 합동지휘소훈련인 킨 엣지 2022 훈련을 수행했다. 지난 1월 21일 개최된 미·일 화상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일본의 평화헌법에 규정된 전수(專守)방위 원칙을 위반할 소지가 크다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방위력 증강 계획에 대한 공감대를 확보했다. 일본의 군사력 증강은 한일관계와 한반도 평화에 불안요소로 작용할 개연성을 증대시키고 있다. 더불어 미국과 일본이 외교 및 경제장관이 참여하는 2+2 협의체 창설에 합의한 것은, 일본이 미국과 함께 인도태평양 경제안보의 주도권을 장악할 기반을 조성했다고 볼 수 있다. 이렇듯 미·일 간 외교안보분야 협력의 범위가 넓어질수록 한·미가 함께 할 공간은 좁아지게 될 것이란 우려도 높아진다.
영국의 역사학자 에드워드 핼릿 카는 「역사는 무엇인가」란 저서에서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밝혔다. 강대국의 틈바구니에 낀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고, 그래서 과거의 역사는 오늘의 우리가 위기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길잡이가 된다. 1919년 한반도의 3월은 독립을 향한 열망으로 뜨거웠고, 2020년 3월은 WHO의 코로나19 팬데믹 선언으로 혼란스러웠다. 추운 겨울을 이기고 다시 돌아온 2022년의 3월은 새 행정부를 중심으로 혼란과 분열, 남남갈등을 극복하고 국가의 미래를 위한 외교안보에 각고의 노력이 필요한 시기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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