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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칼럼] ‘9․19 군사합의 전체 효력 정지’가 한반도 안보에 주는 함의

Written by. 김성진   입력 : 2024-07-25 오전 9:4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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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절대 수령 김정은이 2017년 핵보유국을 선포하고, 2018년 9월 ‘평양 공동선언’과 <9·19 군사합의>를 체결했다. 비무장지대(DMZ)는 평화지대가 됐고, 군사분계선(이하 MDL) 일대의 적대 행위는 일시 중지됐다.

김정은이 지난해 11월 21일 군사 정찰위성(만리경-1호기)을 발사하자 대한민국(이하 한국)은 ‘9·19 군사합의 일부 파기’를 선언한 다음 미국 캘리포니아의 반덴버그 기지에서 군사 정찰위성-1호기를 발사했다. 이후 지난 5월 27일 북한의 군사 정찰위성 2호기가 발사에 실패하면서 ‘오물풍선’ 살포-GPS 교란 공격-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도발이 시작됐다. 국제사회의 공분이 일었고, 국민적 위기감은 더 높아졌다. 결국, 지난 6월 4일 대통령 재가를 거쳐 ‘9·19 군사합의(이하 군사합의) 전체 효력이 정지’됐다. 

2018년 체결한 <군사합의>의 핵심은 네 가지다. 첫째, 양측이 MDL 인근에서 군사훈련 등의 ‘적대 행위를 일체 중지’한다. 둘째, 비무장지대(DMZ) 내에서 상대를 겨냥한 군사행동을 중지하며, ‘평화지대’로 전환한다. 셋째,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구축하여 안전한 어로 활동의 보장 및 우발적 군사 충돌을 방지한다. 넷째, 군사적 신뢰 구축·보장대책을 마련하여 남-북 간 소통 및 민간 차원의 교류를 활발하게 하는 등을 포함하고 있다.

‘군사합의 전체 효력 정지’에 대한 찬반 논란이 무성한 가운데 찬성하는 측의 주장은 두 가지다. ① 수도권을 겨냥하는 170·240mm 장사정포 도발, 탄도·순항미사일 개량 및 발사 등에 대비하기 위한 MDL 일대의 감시·정찰 활동 재개, ② 하이브리드戰과 핵실험 위협·무인기 침투를 반복하는 등 합의 위반 행위에 강력한 경고 및 대응이 필요하다. 반대하는 측에서는 이를 빌미로 제7차 핵실험의 강행과 무력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평화적 방안을 제안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군사합의>의 두 가지 본질을 먼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합의 결과가 한반도의 긴장 완화 및 평화·안정 유지에 도움이 됐는지?, 핵·미사일을 안정적으로 개발하기 위한 위장평화 전술은 아니었는지? 그간 북한은 3,600여 회 이상의 합의 위반에도 불구하고 중·러의 비호로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았다. 합의한 내용 대다수도 북한에 유리하게 되어있다. 제1조 1항(일체의 적대 행위 중지)은 대북 심리전을 할 수 없게 했고, 북한의 핵·미사일은 아무런 통제 없는 개발이 가능해졌다. MDL 일대의 지·해·공중 감시 및 정찰, 연대급 이상 부대의 실사격·기동훈련도 금지됐다. 정부에서 발표한 ‘군사합의 전체 효력 정지’는 두 가지의 현실을 고려한 산물로 보인다.

첫째, 북한의 일방적인 군사적 장점을 없애고, 우리 군에 취약한 분야는 보강하며, 대북 군사력 강화를 포함하여 북한을 압박할 무언가가 필요했다. 대표적으로 ① MDL 일대의 실제 기동·사격훈련, ② GP 재운용과 공중 감시·정찰 재개, ③ 연대급 이상 부대의 야외 기동훈련, ④ 대북 확성기·시각매개물 게시 및 전단 살포, ⑤ 동·서해 NLL 일대에서의 포사격·기동훈련 등이다. 특히 MDL 일대의 감시·정찰 활동 재개와 GP 재운용 등은 북한의 하이브리드戰과 장사정포 도발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시금석이다.

둘째, 북한의 통제되지 않는 핵·미사일 개발 환경을 흩트릴 필요가 있었다. 최첨단 재래식 군사력을 보유한 한국군-북한군 간 우발적 무력충돌이 발생했을 때 그들이 패배할 경우, 김정은은 ① 재래식 군사력 확충, ② 기동훈련을 강화해야 한다는 군부(軍部)의 강력한 요구에 직면할 것이다. 또한, 집권 초기 이후의 도발 행태를 보면, ‘무력충돌’보다 ‘무력시위’에 더 가깝다. 한·미 연합훈련 또는 정상회담 등을 개최하기 직전·직후엔 대부분 미사일을 발사한다. 2015년 목함지뢰 사태 땐 정부의 대응 의지가 강력해지자 먼저 대화를 제안한 쪽은 북한이었음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북한은 군사합의를 체결함으로써 우발적인 무력 충돌 우려를 근본적으로 제거했다. 이후 재래식 군사력의 확충과 기동훈련 등에 드는 막대한 비용 부담 하나 없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진력하고 있다. 최근 우리 정부가 ‘군사합의 효력 전체를 정지’했음에도 북한이 계속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킴은 부담을 느낀 또 다른 증좌(證左)의 하나일 수 있다. 한국의 경제적 발전과 함께 K-문화·한류 등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기에 주민 통제·체제 결속을 강압적으로 채근(採根)한다고 하여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다. 여기에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고, 선전·선동 전술(propaganda & agitation) 등을 비롯한 끈질긴 하이브리드戰에도 우리 정부가 꿈쩍하지 않기에 난감할 따름인 것이다.

동북아 정세를 살펴보면, 중국은 미국과의 경쟁에서 우세를 점하고자 서태평양 지배(A2/AD)전략을 강화하고, 상하이협력기구(SCO)⋅BRICS-Plus, 중앙아시아·유럽국가 등과 연계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김정은의 관계는 더 끈끈해졌다. 일본은 미국과 군사 구조 개편(통합작전사령부)에 합의하는 등 Two-track 전략을 구사하며, 영향력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미국은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America First 정책’에 기반한 ‘보호무역주의와 중상주의 정책’을 추구해 나갈 것이다. 주변 안보정세가 긴박한 이때 실용·전략적 판단을 지체할 경우, ‘국제관계에서 낙동강 오리 알 신세’가 될 수 있음을 진중하게 되살필 때다. (konas)

김성진 : 향군 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정치학박사), 경제포커스 국방전문기자, (재)한국군사문제연구원 객원연구위원, (사)통일협력연합 자문위원

※ 외부 필진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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