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칼럼] 드론 킬러인 레이저 대공무기(Block-1) 양산과 실효성
지난 7월 국방과학연구소(이하 ADD) 안흥종합시험장에서 레이저 대공 무기(이하 Block-1)로 소형 무인기(이하 드론)를 격추하는 시연회가 열렸다. Block-1은 표적에 고출력 에너지를 직접 조사(照射-designate)하여 파괴 및 무력화시키는 레이저 무기다. 광섬유로 생성된 20kw 출력의 광원 레이저가 최대 3km 거리에 있는 드론을 10~20초간 700℃ 이상의 열에너지로 엔진·전자장비를 태워 파괴하는 방식이다. 한발당 약 2천 원 정도로 가성비가 좋은 데다 올해 연말이면, 세계 최초로 실전에 배치된다.
우리가 영화에서 보고 상상에 머물던 레이저 무기가 현대·미래 전쟁의 승패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됐다. 미국은 극초음속 미사일, 자율 무기, 지향성 에너지 무기들을 미래전의 게임-체인저로 평가하고 있다. 레이저 무기는 감시·타격(요격)-방어-지휘통제체계 등에 핵심 기능으로 작동할 것이다.
대한민국(이하 한국)의 연구 개발은 지난 1999년 ADD가 안흥종합시험장에 기체(DF)레이저 장치를 구축하며 시작됐으나, 정부 정책에 따라 한동안 중지됐다. 2015년부터 광섬유 레이저 기술 개발을 시작하여 2019년 레이저 요격장치를 개발했고, 지난해 4월 Block-1이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으며 추적-조준-격추가 가능한 ‘대(對) 드론무기’로 평가되었다. 軍은 2014년부터 북한 드론의 반복적인 침투에도 탐지·식별-대응에 실패하자 지상작전사령부 예하에 ‘드론봇 전투단(2018년 9월)’과 ‘드론작전사령부(2023년 9월)’를 창설했지만, 전략·작전적 대응에 관한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실상(實相)을 되짚어보자. 아직도 Block-1이 북한 드론을 추적하기 이전 단계 즉, 조기 탐지·식별체계는 개선되지 않았다. 추적하려면, 먼저 표적이 탐지되어야 한다. 2022년 12월 북한 드론(5대)이 서울 지역에 침투했을 때 이들을 탐지해내지 못했고, 대응에도 실패했다. 지금의 ‘국지방공 레이더’는 ‘기계식 단면 레이더’다. 드론의 경우, 화면에서 새처럼 잠깐 보였다가 사라지곤 하기에 360도를 동시에 감시할 수 있는 ‘사면(四面) 고정용 위상배열 레이더’가 필요하지만, 별다른 개선 노력은 감지되지 않는다.
美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Bruce Bennett) 선임연구원은 “레이저 대공 무기 배치는 훌륭한 대응방법이지만, 기술적인 한계가 존재한다”며 “10~20초 정도 레이저를 쏴서 무력화시킬 경우, 시간이 너무 걸린다. 최대 사거리가 3km이기에 250여km에 달하는 비무장지대(DMZ)를 방어하려면, 50여 개의 Block-1이 배치돼야 한다. 그러나 필요한 지역에 배치한다고 해도 북한이 먼저 알고 우회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2022년 해군 구축함에 50kw급 레이저 무기를 시험 설치했고, 2030년까지 500kw급을, 이후엔 메가와트(MW)급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는 위성 센서를 파괴하는 소콜 에셜론(Sokol Eshelon)을 실전 배치했다. 이스라엘은 사거리 2km인 아이언 빔(Iron Beam, 20kw급)과 드론 돔(Drone Dome, 50kw급) 개발을 완료하기 직전이다. 이들이 성급하게 실전에 배치하지 않은 이유는 작전요구성능(ROC)을 높게 책정했기 때문이다.
지난번 Block-1의 시연 경과를 보자. 제자리에 정지되어 날고 있는 소형 드론 30대를 10여 초 간격으로 파괴했다고 한다. 즉, 한 번에 한 대씩 파괴하는 방식이며, 환경·기상 조건에 제한사항도 많다. 북한은 오물풍선을 반복하여 부양하고 있다. 저들이 빠르게 움직이는 군집 드론과 내용물 미상의 오물풍선으로 동시에 침투할 경우, 지금의 Block-1이 조준-격추하는 소요시간과 방식으로는 파괴 및 무력화할 수 없다. 즉, 실전 배치를 성과라고 할 수 있지만, 지금보단 더 높은 출력과 함께 움직이는 표적을 잡아낼 수 있어야 하며, 충분한 전력원(電力源)이 완비돼야 ‘대(對) 드론 무기’라고 평가될 수 있다.
먼저, 이상(idea)보다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세계 최초’라는 수사(修辭-rhetoric)에 방점을 두기보다 무기의 실효성에 집중해야 한다. 이때 북한의 군집 드론과 다량의 오물풍선이 동시에 침투했을 때 Block-1으로 즉각 대응할 수 있는지? 평가돼야 한다. 더구나 전·후방 주요 시설에 배치하려면, 상당한 규모의 예산 책정이 필요하고, 전문인력, 양산(量産)·전력화 및 통합 방공망체계가 같이 가야 한다. 미국 제도를 벤치마킹하여 지난해 도입한 국방부·방위사업청의 ‘신속 소요’ 제도는 ‘최소 전술 제대’로 한정되어 있다. 즉, 미국과 다르게 개발에 성공해도 시제품과 일정량만 생산할 수 있다. 개발 무기의 양산·전력화 등이 보장되지 않으면, 지속·확장·발전성을 기약할 수 없기에 민간기업이 개발을 주저하게 됨도 잊지 않아야 한다.
또한, Block-1은 드론 또는 부양물질을 공중에서 추적-조준-격추하는 방식이다. 즉, 사전에 탐지·식별하여야 추적-격추할 수 있다. 따라서 육·공군이 따로 운용하는 현재의 방공감시체계와 ‘적극 방공 개념’만으론 불가능하다. 육·공군체계를 통합하고, 한미 방공·미사일 방어자산을 같이 운용할 통합방공지휘체계부터 갖춰야 한다. 차제에 특정 무기만 개발하면 다른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다는 단순한 발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위기관리엔 예방-대비-대응-복구의 4단계가 있다. 여기서 대응·복구 단계는 이미 사태(사고)로 인해 인·물적 피해가 발생한 다음이다. 예방·대비단계부터 무엇을·얼마만큼·어떻게 할 것인지를 예측-최종상태(효과) 설정-관련 체계를 서로 연계하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평화는 저절로 얻어지지 않는다. 절실하게 노력할 때 유지할 수 있다”(konas)
김성진 : 향군 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정치학박사), 경제포커스 국방전문기자, (재)한국군사문제연구원 객원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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