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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칼럼]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적 밀착과 대응

Written by. 강경표   입력 : 2024-08-01 오전 9: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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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동북아시아의 국제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023년 9월 러시아를 방문하여 정상회담을 개최한데 이어 올 6월에는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하여 양국 간 군사 조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평양 정상회담에서 푸틴은 6·25 전쟁 당시 소련 항공기가 한반도 영공을 수만 번이나 넘나들며 우리를 공격했음을 언급했고(이전까지 소련과 러시아는 6·25 전쟁에 자신들의 참전한 사실을 시인하지 않았다), 국제 제재를 위반하면서까지 러시아에서 가져온 고급 승용차에는 ‘7 27 1953’이라는 상징적 의미가 담겨있는 번호판을 달아서(이날은 6·25 전쟁 휴전일로 북한은 이날을 ‘전승절’이라 부른다) 김정은에게 선물했다. 

이러한 푸틴의 행위는 소련이 기획한 6·25 전쟁을 한국이 똑똑히 상기하라는 섬뜩한 경고를 보낸 것과 다름없다. 이로써 6·25 전쟁이 종료되고 70여 년 만에 소련의 후신인 러시아가 북한과 군사적으로 동맹을 맺고 우리의 안보를 다시 위협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이러한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적 밀착은 6·25 전쟁 당시 동북아시아의 냉전 구도를 복기시켜 주기에 충분하다. 당시 유럽에서는 동‧서 진영의 이념 대립이 격화되어 있었고 그 대립의 압력을 아시아로 분산시키려 했다. 압력이 전이된 한반도에서는 급기야 전쟁이 발발했는데, 이 전쟁이 바로 6·25 전쟁이었다.

그간 우리 대한민국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우크라이나가 무기 지원을 요구함에도 불구하고 ‘전쟁을 하는 국가에는 무기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면서 무기 지원을 하지 않았다. 많은 군사 전문가들은 한국의 무기 생산력이 전쟁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했지만 한국은 전쟁에 관여하지 않았다. 이는 러시아의 입장을 고려한 조치이자 러시아와의 일종의 신사협정이었다. 물론 러시아도 그간 북한에 핵심 군사 기술을 넘기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양국 서로 ‘레드 라인’은 넘지 않은 셈이다. 

그러나 전황이 다급해진 러시아는 작년 9월 북한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에 탄약을 요구했다. 러시아는 지금까지 약 160여만 발의 포탄과 탄도미사일까지 지원받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앞으로는 북한의 병력까지 우크라이나 전장으로 향할 수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러시아는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북한이 필요로 하는 우주 항공 등 핵심 군사기술을 전수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러시아는 북한과의 군사 조약을 통해서 무엇을 얻으려고 하고 또 전략적으로는 무엇을 노리고 있는 것일까?

먼저 푸틴은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치르면서 군사적 측면에서 자국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국가가 필요했을 것이다. 전쟁 발발 후 중국 등 일부 국가들이 러시아를 두둔하고는 있지만 이들 국가들은 국제 제재를 고려해서 러시아에 대놓고 무기를 지원하고 있지는 않다. 이로 인해 발등에 불이 떨어진 푸틴은 당장 급한 탄약과 무기를 확보하기 위해서 국제 제재에는 이제 만성이면서도 군사 분야에서는 공급력이 상당한 북한과 군사적 협력을 체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이번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 조약 체결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의 무기 지원을 차단하기 위한 러시아의 선 조치 성격으로도 파악해 볼 수 있다. 현재 우크라이나 전장의 향방은 잘 알려진 대로 무기와 탄약의 확보 여부에 달려 있다. 그런데 전쟁에 소요되는 탄약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능력을 갖춘 나라는 서방에서는 미국과 한국 정도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 전쟁에 미국의 지원만으로도 우크라이나를 상대하기에 벅찬 러시아가 한국의 무기와 탄약이 우크라이나에 지원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 먼저 배수진을 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러시아의 세계 전략을 짚어 볼 필요가 있다. 러시아와 북한이 조용하고 은밀히 처리해야 할 군사 조약을 양국 정상이 교대로 상대국을 방문하며 모든 국가가 다 알도록 노이지 외교를 진행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서 러시아에 집중된 미국과 나토의 압력을 6·25 전쟁 당시와 유사하게 동북아시아로 전이시켜 보고자 하는 푸틴의 책략으로 파악해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볼 때, 러시아는 북한으로부터 이미 상당한 군사적 지원을 받은 만큼 향후 북한에 약속한 핵심 군사기술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러시아는 북한이 원하는 수준까지 모든 기술을 다 넘기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핵심 군사 기술을 북한에 지원한 직후부터 러시아의 북한에 대한 통제력은 급격히 떨어질 것임을 러시아 스스로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입장에서 북한의 군사적 이용 가치는 우크라이나 전쟁 기간 내로 한정되지만, 러시아가 항구적인 동북아시아 전략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북한에 대한 통제력이 지속되어야 한다. 반면 러시아는 전쟁이 종료되면 전쟁 기간 중 파괴된 사회 인프라 복원과 더불어 그동안 추진해 오던 극동지역 개발을 위해서는 한국의 자본과 기술이 필요하다. 즉 러시아 입장에서 북한은 전쟁 기간 중 무기 지원, 한국은 전후 복구를 위해서는 긴요한 국가가 된다.

이러한 상황을 잘 인식하고 있는 러시아는 이후 전쟁이 종료되기까지 남한과 북한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마치 북한이 이전에 소련과 중국 사이에서 진행했던 등거리 외교를 연상케 한다. 국제 정세로 인해 이제는 러시아가 한국과 북한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를 펼치는 형국이 되었다. 따라서 우리는 이번 사태를 통해 러시아에 대해 냉정하고도 실효성 있는 대응책을 강구해야 한다. 

먼저 한·미·일 3국의 군사적 관계를 한층 더 강화하여 북‧러에 대한 대응 전선을 강화해야 한다. 이는 북‧러의 군사적 조약이 동북아를 냉전 시대로 회기시켜 대결 구도를 부추겼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우리와 가치를 함께하는 범세계적인 집단이나 국가와의 연대를 더욱 확고히 다져 나가야 한다. 특히 러시아와 대척점에 서있는 나토와의 군사적 교류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 러시아가 북한과 군사적으로 교류하듯 우리도 나토와 군사적 교류를 확대하여 러시아와 북한의 전선을 막아내는 힘을 키워야 한다. 

또한 우리도 이제 자체적인 핵무기 운용을 하는 데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할 때가 되었다. 그리고 국제적으로도 상황 변화에 따른 핵무기 보유의 불가피성을 역설해야만 한다. 동북아시아의 안정이 곧 세계의 평화임을 설득해야 한다. 우리에게 핵이 있다면 동북아시아의 안보 정세는 한 층 더 안정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도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직접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민수용 물자부터 공격용 무기까지 범위와 수위를 정하고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적 밀착 상황에 비례해서 지원해야 한다. 그래서 러시아로 하여금 우리와 북한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압력을 가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안보에 위협도 없고, 러시아의 전쟁 수행과 또 전쟁 종료 후 러시아의 발전에도 긍정적인 것이 무엇인지를 러시아가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 

지금 전 세계는 동맹 없이 러시아에 침략당하여 고통을 받는 우크라이나를 생생히 목도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 전쟁으로 인해서 6·25 전쟁을 기획하고 승인한 소련의 후신인 러시아에 의해 다시 한번 안보를 위협받고 있다. 우리가 이러한 정세 속에서 취할 수 있는 전략은 우리 스스로 안보를 강화하는 것과 더불어 가치를 같이 하는 국가들과 튼튼한 동맹의 울타리를 두르는 것이다. 또 우리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빠른 종료에 힘을 보태야 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난다면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적 연대는 한여름의 소나기처럼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푸틴이 기억해야 할 역사적 사실 하나가 있다. 바로 러시아의 전신 소련이 아프가니스탄과의 오랜 전쟁을 치른 후 결국 해체된 사실 말이다. (konas)

강경표 : 동강대학교 군사학과 교수

※ 외부 필진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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