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칼럼] 최근 북한 주민과 북한 군인의 귀순을 바라보며
북한과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식
대한민국 국적법은 속인주의를 원칙으로 하고 있어 국내와 해외를 불문하고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부 또는 모에게서 출생한 아기는 자동적으로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여 대한민국 국민이 된다. 북한 주민들 역시 대한민국 국민으로 간주된다. 우리 헌법 제3조에 의하면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 헌법상 북한은 당연히 대한민국 영토이고 그 위에 거주하는 북한주민은 대한민국 국민으로 인식되고 있다.
남북한은 우리 의사와는 무관하게 제2차 세계대전의 후속조치로 인해 분단되었고, 이후 민주적 절차에 의해 1948년 8월 15일 수립된 한국 정부는 한반도에서 유일한 합법정부로 유엔의 인정을 받아 정통성을 유지하고 있다. 스탈린의 사주와 마오쩌둥의 지원을 등에 업은 김일성 집단이 한반도를 무력으로 공산화하기 위해 6·25전쟁을 일으켰다. 3년 동안의 전쟁은 1953년 정전협정으로 총성은 멈추었으나 남북한은 극단의 대결과 경쟁이 심화되었다.
북한 김정은은 2024년에 들어서면서 남북한의 관계를 ‘적대적 2개 국가론’을 선언하고, 핵과 대량살상무기로 대한민국의 국체와 국민을 위협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장기간 지속된 국제사회의 경제제재와 코로나-19의 여파,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가뭄과 폭우 등 재난을 겪으면서 북한의 경제적 사정은 매우 어려운 상태다. 또한 북한은 정보화 영향과 MZ세대들의 한류문화 전파 등을 통제하기 위해 3대 악법인 ‘반동사상문화배격법’(2020년), ‘청년교양보장법’(2021년), ‘평양문화어보호법’(2023년)을 제정하여 주민을 탄압하고 있다.
서부지역 한강 하구로 귀순한 북한 주민 사례
지난 8월 8일, 북한 주민 1명이 썰물 때 한강하구 중립수역을 걸어서 서해 교동도로 넘어와 대한민국으로 귀순하였다. 당시 북측 해안에서 헤엄쳐 내려오는 모습은 우리 군 감시 장비에 '점 2개'로 포착됐다. 언론에 의하면 교동도로 귀순한 북한 주민은 아버지와 함께 동반귀순을 시도했다가 의족을 찬 아버지는 급류에 휩쓸려 사망했고 며칠 뒤, 서해로 이어지는 한강 하구에 시신 한 구가 떠내려 왔다.
우리 당국은 귀순한 아들에게 아버지 신원을 확인한 뒤 함께 장례 절차를 치른 것으로 전해졌다. 귀순자의 아버지는 북한에서 이른바 '영예군인' 이었다고 한다. 북한에선 군 복무 중 다친 상이군인을 '영예군인'이라 부르며 특별히 대우한다. 그러나 영예군인조차 탈북할 정도로 식량난과 내부적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동부전선에서 귀순한 북한군 사례
한편 8월 20일, 합동참모본부는 동부전선에서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1명의 신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귀순한 북한군은 강원도 고성 지역 군사분계선(MDL)을 도보로 넘어 귀순하였다. 북한군은 동해선 인근 오솔길을 따라 도보로 이동했는데 감시 경계중인 우리 군 병사가 남하 과정을 추적, 감시해 귀순 유도작전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귀순자는 당시 북한 군복차림으로 계급은 하사였다. 북한 현역 군인이 MDL을 넘어 귀순한 것은 2019년 7월 말 중부 전선에서 임진강을 통해 귀순한 이후 5년 만이다.
북한군은 올해 들어 유사시 ‘남한 영토 평정론’과 ‘9·19 남북군사합의’ 전부 무효화 등과 연계하여 DMZ 일대에 지뢰 매설, 방벽 설치 등의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북한군은 폭염과 장마철에도 이 같은 작업을 무리하게 추진하였으며, 폭발로 인한 사상자도 다수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번 북한군의 귀순도 이와 연관이 있어 보이는데, 실제로 귀순자가 넘어온 지역의 DMZ 북측에서는 북한군이 지뢰 매설과 불모지 조성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최근 북한 주민 및 군인의 탈북이 주는 시사점
최근 2년간 북한으로부터 군사분계선(MDL) 및 북방한계선(NLL) 일대를 통해 귀순한 사례는 총 4건이다. 2023년 5월 6일에는 어린이 등 가족 구성원을 포함한 북한주민 다수가 서해 NLL을 넘어 귀순하였다. 또한 같은 해 10월 24일에는 북한 여성 3명과 남성 1명이 동해에서 소형 목선을 타고 넘어와 귀순하였다. 그러나 올해 들어 일어난 두 건의 귀순사례는 한강하구 남북중립수역과 동부전선의 MDL을 넘어 왔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최근 북한은 DMZ 부근에 장벽으로 보이는 구조물을 세우고 지뢰를 매설하는 등 경계와 방호력를 강화하고 있는데, 이 같은 상황에서 도보 탈북은 더욱 쉽지 않은 선택이고 목숨을 건 모험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최근의 탈북 사례가 주는 시사점은 무엇일까?
첫째, 전문가들은 지난 6월, 6년 만에 재개한 대북 확성기 방송이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방송은 매일 새벽 6시부터 밤 10시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간의 방송에는 리일규 전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 참사의 한국행, 방탄소년단(BTS)의 파리올림픽 성화 봉송,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 1위 등의 소식을 전했다. 북한군을 향해 "지옥 같은 노예의 삶에서 탈출하라"는 메시지도 송출했다.
둘째, 최근 귀순 사례는 기록적 홍수 피해와 극심한 식량난에 허덕이는 북한의 경제 상황이 어렵다는 것을 방증한다. 북한의 이번 수해 규모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관련해서 민생의 어려움이 가중되었을 것이다. 북한 상황이 안 좋으니 탈북이 이어지는 것으로 볼 수 있으며, 김정은이 직접 수해 주민을 달래는 행사를 공개적으로 펼치는 것은 민심이 좋지 않다는 방증이다.
셋째, 북한 주민들과 군인들이 한국에 대한 동경으로 귀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한판 MZ세대인 장마당 세대는 당과 수령에 대한 불만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주의가 표방하는 배급체계 붕괴로 북한 주민들은 종합시장인 장마당을 떠돌아다니며 각자도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북한 MZ세대들은 자신들의 부모처럼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갖기 때문이다.
전문가는 최근 목숨을 걸고 귀순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는 것은 북한 내부의 심상치 않은 적신호로 읽고 있다. 또한 대북방송이나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등을 통해 정보가 폐쇄된 북한에 한국에 관한 소식, 정보, 자유 등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탈북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북한은 식량부족으로 주민이 기아에 허덕이고, 최근 대규모 홍수 피해로 민심이 크게 이반되고 있는 상황이 작용하고 있다. 이처럼 북한주민과 북한군이 대한민국으로 귀순했다는 것은 김정은 정권에 대한 불신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방증이다.
따라서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은 정부의 ‘힘에 의한 평화’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냉철한 시각으로 북한을 바라보고 투철한 안보관을 구비해야 한다. 군은 북한의 어떠한 위협과 도발을 막론하고 국민의 안전과 재산과 생명을 지켜낼 수 있는 대비태세를 강화해야 한다. 추가적으로 ‘먼저 온 통일’이라고 할 수 있는 3만 5천여 명의 북한이탈주민들이 향후 한반도 통일의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보호하고 지원해야 할 것이다. (konas)
박동순 : 한성대 국방과학대학원 안보정책학과장, 정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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