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걱정마 … 난 씩씩하잖아요"






저는 서울 중목초등학교 5학년인 박진희입니다. 지금은 골육종 때문에 학교에 못 가고 있지만요. 골육종이란 병, 처음 들어보시죠? 뼈에 생기는 암이래요. 저는 오른쪽 정강이 쪽이고요.
처음 이 병 얘길 들었을 땐 저도 무슨 말인지 몰랐어요. 5월에 큰 병원에 와서야 제가 골육종이란 걸 알게 됐는데, 엄마는 차마 저한테 말씀을 못하셨죠. 수간호사 선생님을 통해 얘기를 듣고선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어요. 어디선가 누군가 카메라를 들고 '짠'하고 나타나 "지금까지 박진희의 몰래카메라였습니다"고 말할 것만 같았습니다.
검사받으려고 병원에 입원하기 전 저와 동생이 모두 어린이날 모범상 수상자로 선정됐거든요. 엄마는 친구들이 투표로 뽑아서 주는 상이어서 값지다며 퇴원하면 파티하자고 했는데 아직 못하고 있어요.
병원에 있으면 갑갑하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일도 많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이모는 "넌 아픈 애가 그렇게 씩씩하냐"고 하신답니다. 5월부터 10월까지 검사.수술 등으로 여섯 번이나 입원했는데 저한테는 신기하고 궁금한 게 너무 많아요.
의사 선생님들은 제 질문에 답하느라 조금 피곤하셨겠지만 '조직 검사는 어떻게 하는지' '왜 의사가 되셨는지' '공부는 어떻게 했는지' 제 질문은 끊이지 않았죠.
저는 키가 얼추 1m60㎝쯤 됩니다. 운동을 못해서 지금은 살이 쪘지만 학교 다닐 땐 모델이 꿈이었고요. 종이만 있으면 뚝딱뚝딱 이것저것 잘 만들죠. 그래서 병동에 같이 있던 꼬마 동생들한테 '인기 짱'이었답니다.
하지만 엄마가 고생이 많으세요. 제가 움직일 수 없을 땐 엄마가 대소변 다 받아 주셨죠. 엄마는 제가 힘들어하면 "대신 아팠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하지만 안 돼요. 엄마가 아프면 간호해 줄 사람이 없잖아요.
병문안 오셨던 분들도 다 엄마 걱정해 주시죠. 고생 많다고. 그래서 한번은 제가 그랬죠. "울 엄마 팔자 폈어요. 제가 아파 살림도 안 하고, 손에 물도 안 묻히고." 어른들이 한바탕 웃으시더라고요.
그래도 고민은 있답니다. 항암 치료 때문에 빡빡 민 머리를 보여 주는 건 너무너무 싫어요. 수술 자국도 그렇고. 병원에 있을 땐 제가 좋아하는 슈퍼주니어, 특히 이특 오빠가 노래하는 모습을 자주 못 봐서 아쉽기도 했고. 2학기가 시작될 땐 학교에 가서 교과서 받아오라고 엄마한테 떼쓰기도 했죠.
수술 전엔 겁이 많이 났어요. 마지막 조직검사를 받고 나서는 움직일 수 없어 엄마한테 제 다리를 들어서 보여 달라고 했어요. 다리가 그대로 있는지 보려고…. 엄마는 그때가 제일 슬펐대요. 히히, 그래도 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씩씩하게 잘 해나갈 거예요.
제 소원은요, 새 컴퓨터가 생기는 거예요. 아직 걷는 게 힘들어 주로 집안에 있는데 컴퓨터가 걸핏하면 말썽이거든요. 두 번째는 좀 더 건강해지면 바닷가에 가고 싶어요. 시원한 바람 맞으면 기분이 좋아질 거 같아요. 그리고 이 다음에 크면 꼭, 꼭 어려운 사람 도울 거예요.
엄마가 세이브더칠드런에 보낸 편지를 봤더니 우리 가족은 지금 모두 싸우고 있다고 적으셨어요. 저와 엄마는 병과 싸우고, 저 때문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 동생은 외로움과 싸우고, 아빠는 혹독한 경제력과 싸운다고요. 제가 탄 휠체어를 밀면서 엄마는 가끔 길을 몰라 헷갈려 하신답니다. 그러면 제가 "오른쪽" "왼쪽" 하고 얘기해 주죠. 이모는 "진희가 내비게이션(방향 안내 장치)이네" 한답니다. 앞으로 엄마가 이 싸움을 힘들어 하실 때,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고민하실 때 제가 내비게이션이 될 거예요. 엄마, 사랑해요.
후원=(주)진로
정리=김영훈 기자 filich@joongang.co.kr
중앙일보와 ㈜진로는 7월부터 희귀.난치병 아동을 돕는 캠페인을 하고 있다. 연말까지 모인 기금은 사회복지법인 '세이브더칠드런'을 통해 환자 가족에게 전달된다. 중앙일보는 어려움 속에서 희망을 잃지 않는 환자 가족의 사연을 연말까지 매월 한 차례씩 게재하고 있다. 네 번째로 골육종 환자인 박진희(12)양의 사연을 박양의 독백 형식으로 소개한다.
"얘들아 웃으렴 … 세상이 밝아지게"
사진공모전 대상에 이명현씨
아이들이 웃으면 따라 웃게 된다. 그래서 아이들이 웃는 만큼 세상도 더 밝아진다.
중앙일보와 진로, 세이브더칠드런은 '차일드 스마일(Child Smile)' 사진 공모전을 열었다. 인터넷 사이트 디시인사이드(www. dcinside. com)가 후원했다. 희귀.난치병을 앓고 있는 아이들이 병을 이겨내고 환하게 다시 웃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서다.
대상인 스마일상은 이명현씨의 '작은 연인들'이 선정됐다. 튼튼상에는 조용운씨의 '아이는 행복을 싣고'와 이승주씨의 '들려'가 뽑혔다. 행복상은 '임진각의 하얀 평화-하얀 미소'(주영아)와 '우리들의 추억'(손중태)에 돌아갔다. 조용운씨는 작품 소개서에 '시간이 아이들을 그 어느 자리에 데려다 놓아도 이 기억들이 행복한 추억으로 가슴 한쪽에 간직되기를 소망한다'고 적었다. 이 밖에 19명이 프레시상을 받았다.
대상을 받은 이명현씨의
①'작은 연인들'과 튼튼상을 받은 조용운씨의
②'아이는 행복을 싣고' 이승주씨의
③'들려', 그리고 주영아씨의
④'임진각의 하얀 평화-하얀 미소'와 손중태씨의
⑤'우리들의 추억'이 행복상을 받았다.
[중앙일보 김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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