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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길 칼럼〕국회의원들은 뭘 하는 사람들인가?

Written by. 김동길   입력 : 2014-04-09 오전 10: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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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여 년 전에 국회의사당에 출퇴근하면서 4년 동안 ‘국록’을 먹으며 살아본 경험이 있습니다. 나의 인생을 두고 말하자면, 잃어버린 4년이요 낭비된 아까운 세월이지만 그래도 얻은 것이 아주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시는 정치판에 발을 들여놓지 않기도 결심한 것만도 큰 소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해마다 가을철이 되면 국회에서 ‘국정감사’라는 것을 실시하는데 그 때가 괴로웠습니다. 나는 4년 동안 줄곧 ‘교육분과위원회’에 소속되어 교육기관을 감사하러 다니는데, 의원마다 (나는 빼고) 자료 제출을 엄청나게 요구하니, 각자의 책상 위에는 ‘자료’가 산더미 같이 쌓이는데 한 번 다 읽어볼 시간도 없습니다.

 의원마다 오전 감사 때 발언을 요구하여 경쟁이 심하게 마련입니다. 오후에 발언하면 신문이나 TV에 이름 석 자도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좀 자극적인 질문을 해야 기자들이 기억이라도 해 주리라 믿고, 머리가 허연 시골학교 교장을 불러다 놓고도 호통을 칩니다. 할 말이 없으면 “교장, 그 태도가 뭐요!”라고 젊은 의원이 소리를 빽 지르니 늙은 시골 훈장은 당황할 수밖에 없습니다.

 요새 젊은 국회의원 한 사람이 장가를 가는데, 어느 신문에 보니 이 신랑이 언젠가 6‧25의 영웅 백선엽 장군을 두고 ‘민족 반역자’라고 단정하여 물의를 일으켰다고 합니다. 6‧25가 터지고 30년 뒤에 태어난 사람이 민족의 그 비극을 체험했을 리가 없지만 백 장군이 목숨을 걸고 낙동강을 지켜주지 않았다면 오늘의 대한민국이 없을 터인데!

 어이가 없어서 말이 안 나옵니다. 이런 정신박약아들이 여의도의 국회의사당에 도사리고 앉아있는 동안은 대한민국이 태평양의 새 시대의 주역이 되기는 어렵습니다. 국회가 체질개선하지 않고는 선진국 대열에 끼어들 수도 없습니다. 그 ‘민족 반역자’ 덕분에 비례대표 국회의원도 되고 이번에 장가도 들게 되었다는 생각은 못 하는가, 걱정입니다.

김동길(www.kimdonggill.com) ‘자유의 파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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