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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길 칼럼]저도 잘 모르면서

Written by. 김동길   입력 : 2014-04-10 오전 10:5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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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자의 제자에 증자(曾子)라는 이가 있었습니다. 그가 남긴 유명한 말이 논어(論語)의 첫 부분에 나옵니다. “나는 날마다 세 가지 일을 가지고 스스로 반성한다. 내가 남을 도와서 일을 한다면서 충성스럽지 못한 점은 없었는가? 친구와 사귐에 있어 신의를 지키지 못한 점은 없었는가? 저도 잘 모르는 것을 남에게 가르친 적은 없는가?”

 3가지 반성거리가 다 타당성을 지녔습니다. 남의 회사에 취직했는데 그 회사를 아예 제 것으로 만들려다 들통이 나는 그런 놈도 있습니다. 친구의 돈을 꾸어 쓰고 아예 자취를 감추는 놈도 있습니다. 충실한 부하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에 견줄 만합니다. 절친한 친구에게 속아서 패가망신한 사람이 한 둘 뿐이겠습니까.

 나는 한 평생 후생들을 가르친 사람으로서 세 번째 반성거리가 가장 가슴에 와 닿습니다. ‘傳不習乎’ - “저도 잘 모르는 것을 후진들에게 가르치지 않았나?” 일제 말기에서 해방 직후까지는 초등학교 교사였습니다. 6.25사변 중에는 중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쳤습니다. 1955년부터는 대학의 전임강사로 출발하여 조교수‧부교수‧정교수가 되어 40년 가까이 역사를 가르쳤습니다.

 이 나이에도 1주일에 몇 번씩 여기저기 강연을 다닙니다. 그런데 증자의 이 세 번째 반성거리는 오늘도 나의 양심을 찌릅니다. “뭘 안다고 떠들고 다니느냐?”는 질책의 목소리를 분명히 들으면서 오늘도 떠들고 다닙니다. 아마도 죽는 날까지 이러고 다닐 겁니다. 청중들의 감동 어린 표정, 그리고 우렁찬 박수 소리 - 그 속에서 나는 이날까지 헛살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그래서 아마도 사도 바울은, “너희는 많이 선생이 되지 말라”고 가르쳤을 것입니다. 교사나 교수는 물론, 설법하는 중이나 설교하는 목사도 반성해야 할 일입니다. 삼성(三省)은 아니라도 ‘傳不習乎’의 일성(一省)은 매우 절실합니다.

김동길(www.kimdonggill.com) ‘자유의 파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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