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칼럼 글씨확대글씨축소스크랩인쇄

2015년 임관하는 청년 장교들에게

- 초심을 잃지 않고 원칙을 지키는 리더가 되라 -
Written by. 권재찬   입력 : 2015-02-28 오전 1:40:00
공유:
소셜댓글 : 0
facebook

  매년 3월이면 대한민국 육·해·공군·해병대 육군 소위로 임관하는 청년 장교들이 6,000여명에 이른다. 특히 2015년 임관하는 육군 소위들의 마음은 복잡하고 무거울 것이다. 지난 한 해 우리 군이 보여 준 고질적 병폐가 적나라하게 노출되었기 때문이다. 마치 사고의 유형이 백화점 진열 상품 마냥 안 일어난 사고가 없었다. 집단 폭행과 구타, 성폭행과 성추행, 청렴해야 할 고급 지휘관의 부정사건, 그리고 국가를 보위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지급된 그 총기로 동료 전우를 사살까지 자행하는 만행까지 일어났다.

 임지로 떠나는 초급 리더인 청년 장교들에게 실무부대 상황은 결코 만만치 않다. 복잡한 상황이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상관과 부하 관계 또한 마음 내키는 대로 풀리지만은 않을 것이다. 이럴 때 초급장교들은 가슴이 답답하고 암울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닐 것이다. 필자가 임관이후 소대장-GP장-수색중대장 과정의 경험을 되살려 몇 가지 조언해 주고자 한다.

  1. 어떤 리더(leader)가 될 것인지 원칙을 세워라

  리더란 어떤 조직이나 단체 등에서 목표의 달성이나 방향에 따라 이끌어 가는 중심적인 위치에 있는 사람을 일컫는다. 군 조직에서의 리더의 중요성은 전쟁승패와 연결된다. 때문에 군 리더에게는 원칙이 필요하다. 자신이 옳다고 믿는 원칙은 자신의 기준이 되어 행동에 일관성을 부여해 준다. 만약 행동에 일관성이 없다면 카멜레온 같은 리더가 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구성원들은 헷갈리게 되고, 그들의 역량을 결집시킬 수 없으며 부하로부터 신뢰를 잃게 된다. 원칙이라고 해서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니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상식적인 것들이다. 하지만 이를 얼마나 철저히 실천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려진다.

 동서고금의 전쟁역사와 천하를 호령한 군주나 지휘관을 보면 여러 형태의 리더의 원칙이 있었다. 제나라 환공은 자기를 죽이려 했던 적장의 참모였던 관중을 부하로 받아들어 신뢰의 원칙으로 대해 천하를 제패했다.

 역사상 가장 넓은 땅을 정복한 징기스칸은 ‘흥분한 상태에서는 결코 중요한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는 늘 냉철한 판단을 할 수 있었다.

 롬멜은 전장환경에 맞는 부하사랑과 인간애를 발휘한 지휘관으로 유명하다. 당시 독일 장군들이 히틀러에게 잘 보이려고 정치성향이 강했으나 롬멜을 오로지 전장에서 부하만을 생각했다. 히틀러가 자기 부하참모를 사형에 처하려 하자 그 부하를 위해 변호하는 장문의 유서를 남겨놓고 자살했다.

 패턴장군은 매우 권위적이고 부하를 벌벌 떨게 만들었다. 그는 전장 공포증으로 떨고 있는 병사에게 “공포에 떨지 말고 적진을 향해 달려가 죽으라”고 명령하고 다그쳤다. 영국의 몽고메리는 지나치게 과시적이고 자만심이 강했으며 타 연합군과의 협력을 무시했다.

 맥아더는 美 육사를 평점 98.3이라는 전무후무한 성적으로 1등을 했다. 그는 1,2차 세계대전의 영웅이었고 명석한 결심으로 한국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그러나 그는 위기상황에서는 다분히 정치적이고 부하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우를 범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영웅 아이젠아워는 美 해군 사관학교에서 낙방을 하고도 그 이듬해 美 육사에 간신히 합격하여 졸업 성적은 61등에 지나지 않았다. 소령-중령시절 맥아더 원수 밑에서 보좌관을 8년을 하면서도 대령 진급조차 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순응과 적응’이라는 원칙을 고수했다. 상관에 순응하고 조직에 적응하는 인관관계를 중요시하는 원칙을 지켜냈기에 그는 본국으로 돌아가 초특급으로 진급하였고 유럽 연합사령관으로 발탁될 수 있었으며 훗날 상관이었던 맥아더 장군을 제치고 공화당 후보에 올라 34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다.

 여기에서 보듯 성공한 리더는 임관 성적순이 아니었고 부하에게 임무만을 강요하는 것도 아니었다. 모름지기 상황에 맞는 적응력과 순응, 그리고 배려하는 리더십이야말로 최고의 리더가 될 수 있음을 보여 준 것이다. 리더로서 자신만의 원칙이 있으면 일이 잘 되어갈 때 자신의 관점을 견지할 수 있고, 망설임 없이 빠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또한 역경이 닥쳐올 때도 당당히 대처할 수 있으며, 성공을 향한 비정상적인 유혹을 과감하게 떨쳐낼 수도 있는 것이다. 진정한 승패의 관건은 리더로서의 자기 원칙을 어떠한 상황에서도 꿋꿋이 잘 지킬 수 있느냐 하는 것에 달렸다.

 안타깝게도 어느 순간 원칙을 버리는 리더들을 가끔 보게 되는데, 그들은 대개 “지금은 도저히 원칙을 지킬 상황이 아니다,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다음 원칙을 지키겠다”고 말하며 이랬다저랬다 한다. 그것은 자기기만이고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지휘성공의 관건은 장교가 되기 위해 품어왔던 초심과 리더로서의 원칙을 얼마나 잘 유지시켜 나가느냐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 그럼 임지로 떠나는 청년 장교 여러분은 어떤 스타일의 지휘관이 되기를 원하는가? 또, 어떤 리더의 원칙을 가지고 임지로 가는가?

  2.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고 잘 알려 줘라

  군 조직에서의 상황은 캄캄하게 어두운 밤과 같다. 그 밤과 같은 상황을 밝혀 잘 알려 주고 따라오게 하는 것이 여러분의 부하관리 능력이다. 여러분이 자대에서 맞게 되는 부하들은 대부분 여러분과 같은 나이 또래들이다. 생각과 습관이 각양각색이다. 그들은 대상불문(Anyone), 시간불문(Anytime), 장소불문(Anywhere)이다.

 즉, 오늘 날 젊은이들의 생각과 행동은 대상을 불문하고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자기 멋대로 생각하고 행동한다. 이런 부하들에게 상황을 잘 인식시켜 주는 것은 곧 부하들의 마음을 안정시키고 불안과 갈등요인을 감소시켜 나가는 것이다.

 먼저 작금의 국가 안보상황은 주지시켜야 한다. 現 안보상황은 전쟁의 지속기간이라는 사실이다. 우리 군의 상황은 평화 시대가 아니며 통일된 상황도 아니다. 제나라 환공은 『무망재거(毋忘在莒)』 교훈으로 천하를 재패하는 군주가 되었다. 즉 피난시절 어려울 때를 잊지 않았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는 지금 세계 유일의 분단 상황에 처해 있다. 우리 군은 『무망재단(無忘在斷)』(분단상황을 잊지말자) 해야 한다. 호심탐탐 남침과 적화야욕에 불타는 북한 공산집단을 두고 평화상황으로 착각하고 무사안일 식으로 부대를 운영한다면 유사시 적과 싸워 이길 수 없다.

 현재의 부대 상황과 임무를 정확히 알려주는 것도 중요하다. 부하들에게 현재 우리부대의 목표와 임무가 무엇인지, 어떠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그러한 상황 속에서 나는 어떻게 해야 하며 부하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자상하게 잘 알려 줘야 한다. 목표만을 제시하고 상명하달 식으로 강요한다면 불평불만과 자포자기 부하만 늘어 날 뿐이다. 사단BCTP, 연대RCT, 대대ATT, 중대ATT등 현재의 상황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부하들의 진취성과 적극성을 이끌어 내야 한다. 

  3. 부하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하고 배려하라

  국방부 통계에 의하면 2004년부터 2013년까지 10년간 사건 사고로 인한 인명손실이 연평균 150여 명에 이르고 그중 자살 사고가 연평균 90여 명으로 60%에 달한다. 평상시 전투가 없는 데도 불구하고 비전투 손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그 만큼 부하를 관리하고 지휘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다. 프랑스 영웅 나폴레옹도 대위시절 센느강 다리위에서 자살을 시도했으나 동료의 따뜻한 배려와 조언으로 이를 극복하고 영웅이 되었다.

 『물을 먹으려고 하는 양 100마리는 목동(지휘자) 1명이면 된다, 그러나 물을 먹지 않으려고 하는 양 1마리는 목동(지휘자) 100명이 달려 붙어도 물을 먹이지 못한다』 이는 부하의 특성을 잘 파악하여 배려해야 쉽게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뜻일 것이다. 강압적이고 오만으로는 결코 부하를 굴복시키지 못한다. 부하가 피치 못할 사고를 냈을 경우 왜 사고가 낳는지 부하 입장에서 배려하는 것이 우선이다. 권위적이고 폭압적으로 따지고 대하면 그 부하는 더 큰 사고를 치고 말 것이다.

 고사에 우생마사(牛生馬死) 말이 있다. 소와 말은 덩치가 크지만 헤엄을 잘 친다. 저수지에 소와 말을 밀어 넣으면 두 마리 모두 헤엄을 쳐서 잘 나온다. 물론 말이 소보다 훨씬 빠르다. 그러나 홍수 같은 급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소는 살아나오는데 말은 익사 한다는 것이다. 물속에서 헤엄을 잘 치는 말은 자신의 수영 실력을 믿고 상류로 물을 거슬러 헤엄을 치다 힘에 지쳐서 익사하고 소는 느리지만 물살에 몸을 맡긴 채 하류로 떠내려간다. 떠  내려가면서도 뭍에 조급씩 접근하여 발이 땅에 닿게 되면 걸어 나와 살게 되는 것이다.

 조직을 관리함에 있어 어렵고 힘든 상황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할 때 순리나 흐름을 거스르기 보다는 조직에 적응하고 상하관계에 순응하는 부하를 만들어야 한다. 부하들 속에 자포자기하고 사고뭉치일수록 말을 많이 시켜라. 말을 많이 하고 속내를 들어 내 보이는 부하는 결코 자살하지 않는다. 부하 속에 들어가 함께 놀아라. 리더로서의 공과 사를 구분하되 부하들과 한 몸이 되라. 정신교육은 될 수 있는 한 시청각 교육보다는 얼굴을 맞대고 하는 대화식 교육을 하라. 그래야 감동을 줄 수 있고 내 편을 만들 수 있다.

  4. 리더로서 조건을 구비하고 자기위치(自己位置)를 망각하지 말라

 초급 지휘자로서 갖추어야 할 리더의 조건은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필자의 경험으로는 첫째가 경험이다. 자기가 직접 경험하지 못했다면 다른 사람의 경험담이나 전문서적의 배움에서 찾아도 될 것이다. 어떤 임무를 부여 받았을 경우 사전 예행연습을 통해 경험을 갖게 하는 것은 곧 실전에서 생명을 구하게 되는 것이다.

 둘째, 배움의 자세이다. 부하보다 더 많이 알지 못한다면 영이 서지 않는다. 부단히 연구하고 배워야 한다. 긴 인생 여정 속에서 많은 경험과 지식은 곧 여러분의 성공 길에 큰 자산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셋째, 포용력이다. 리더는 다른 사람들을 이끄는 사람이다. 이탈자 없도록 부하 개개인별 특성을 파악하고 끌어안아야 한다. 사고가 난 후 따뜻한 말 한마디가 그 부하의 일생을 좌우한다. 필자가 중대장 시절 DMZ 수색중 지뢰사고로 3명의 사상자가 발생되었다. 이때 대대장이 나타나 큰 소리로 나무라기보다는 조용히 건네 준 담배 한 개비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배려와 포용은 진정성이 있어야 힘을 발휘한다.

 넷째, 결단력이다. 실무부대 상황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다. 이때 소·중대장이 결심을 못하고 우왕좌왕 한다면 부대들은 상관을 신뢰하지 않는다. 뒤돌아서서 비웃는다.

 이러한 리더의 조건을 구비하고 난 후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리더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하는 것이다. 고춧가루는 김치나 음식에 들어가야 제 위치를 찾아 맛있는 조미료가 되는 것이다. 그 고춧가루가 미인 입술에 붙어있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제아무리 미인이라 할지라도 얼마나 추해 보이고 꼴 볼견이 되겠는가. 리더로서 위치를 망각하면 조직을 망가뜨리는 지름길이다. 부조리에 연루되고, 돈을 밝히고, 성욕을 자제하지 못해 이성을 잃고, 진급을 위한 줄타기를 하는 것 등 이들은 모두가 리더로서의 위치를 망각하는 것이다.

 리더는 어항 속의 금붕어와 같다. 부하들이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지켜보고 있음을 명심하라.

  5. 마중물이 되라

  50~60년 전에는 지금처럼 수돗물이 귀해 집집마다 지하수를 퍼 올리는 펌프가 있었다. 그런데 지하수를 끌어올리기 위해서 펌프에 물 한 바가지 정도를 부어 넣고 열심히 펌프질을 하면, 지하수가 콸콸 쏟아져 나온다. 이때 펌프에 붓는 처음 한 바가지 물이 ‘마중물’이다. 리더로서의 ‘마중물’은 신뢰다.

 미국의 정치가 헨리 스팀슨(Henry Stimson)은 “누군가를 신뢰할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드는 유일한 방법은 그를 신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리더가 조직 구성원들을 믿고 그들에게 절대적인 신뢰를 보내어 인내하고 기다려 주면, 결국 부하들은 지하에 숨어 있던 샘물이 펑펑 솟아오르는 것과 같은 믿음으로 답할 것이다.

 신뢰는 상대에게 먼저 주는 것이다. 부하들은 신뢰를 보내는 사람의 행동을 보고 판단한다. 신뢰는 바로 마중물과 같은 효과를 만들어낸다. 리더가 잠들어 있는 조직을 깨우려면 조직 구성원들에게 신뢰를 보내야 한다. 이것은 말이나 구호 등으로는 안 되는 것이다. 리더는 구성원들에게 먼저 신뢰를 보내고, 자신이 앞장서서 오직 행동으로만 보여줘야 한다.

 결론적으로 리더는 어렵고 긴 여정이다.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청바지에 통기타 메는 식의 자유방임형의 집시근성으로는 안 된다. 도심 속의 호화로움에 젖어서도 안 된다.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 뻐꾸기와 같이 자신의 새끼를 번식시키기 위해 다른 새의 알을 꺼내 죽이는 자기만 살겠다는 이기적인 근성으로는 더더욱 안 된다. 한번 각오하고 세운 원칙을 끝까지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초심으로 돌아가라.

 또한 리더는 청빈해야 한다. “성공한 군주는 백성들을 부(富)하게 하는데 힘쓰고, 승리하는 장군은 부하들을 살찌우는데 힘쓰고, 망국의 위정자들은 자기 집 곳간 채우는데 힘쓴다”는 위나라 명 행정가 서문표의 말이 생각난다. 군 리더는 언제 어느 때 청문을 당하더라도 청빈해야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것이다.

 암탉이 21일간 식음을 전폐하고 알을 품어 병아리를 생산해 내기까지 과정을 보라. 병아리가 세상에 나올 때 어미에게 신호를 보내면 어미닭은 병아리가 신호 보내는 그 위치에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부리로 쪼아 새끼를 세상 밖으로 나오게 한다. 이것을 두고 『줄탁동시(啐啄同時)』라고 한다. 그 정성으로 부하를 대하면 성공이다. 리더와 부하관계가 이러하다면 최고의 조직이 되는 것이다. 청년 장교들 한사람, 한사람의 리더가 성공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밝다. 여러분의 성공을 기대한다.(Konas)

권재찬 (前 Konas편집장 / kwon11668@naver.com)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관련기사보기
    • 입력 된 100자 의견이 없습니다.
1
    2026.9.30 수요일
안보칼럼 더보기
[안보칼럼] 강한 국군이 곧 평화의 조건이다
매년 10월 1일은 국군의 날이다. 우리는 이 날을 맞을 때마다 ..
포토뉴스 더보기
핫클릭 뉴스
깜짝뉴스 더보기
베트남에 북한군 참전 기념물 설치…北국방성, 제막식 참석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북한 인민군 참전 군인들을 기리는 기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