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도록 검소하게
어떤 중소 기업인들의 모임에서 내게 강연을 부탁하여 그 강연의 제목을 무엇으로 잡을까 생각하다 마침내 “생활은 검소하게, 생각은 고상하게”로 결정하고 강연장으로 떠납니다. 이 한 마디는 영국의 저명한 시인 워즈워스(William Wordsworth, 1770-1850)가 1802년의 ‘타락한 London’을 바라보며 탄식하여 던진 한 마디 - “Plain living and high thinking are no more”라고 한 것을 우리말로 옮긴 것입니다.
사치스럽고 호화스런 살림보다는 단순하고 검소한 삶이 바람직하고 아름답습니다. 난잡하고 복잡한 생활은 행복보다는 불행을, 기쁨보다는 고통이 뒤따른다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런데 현대인은 어쩌자고 호화판으로 흥청망청 살기를 바라는 것입니까? 그래서 시인 워즈워스는 ‘London, 1802’를 읊었고 19세기 영국의 최고 지성이던 아놀드(Matthew Arnold, 1822-1888)는 ‘Dover Beach’를 읊었을 것입니다.
노자가 가르친 세 가지의 소중한 가르침의 첫 째가 “검소하게 살라”는 것이 아니었겠습니까? 인간에게는 ‘남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꼭 있어야 하지만 그보다 더 필요한 것이 ‘검소한 삶입니다. 사치는 인간을 더 타락시킬 뿐, 진정한 행복에서는 너무 거리가 멉니다. 나는 검소한 생활이 인간을 행복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압니다. 내가 이 날까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었던 것은 내가 민주주의를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치는 사람답게 특권을 미워하고 남들과 비슷한 삶을 힘써왔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생각은 그 사람의 운명을 결정합니다. 나쁜 생각이나 지저분한 생각만 하면서 살면 그 사람 자신이 나쁜 사람, 지저분한 사람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생각이 잘못 들어 망한 사람이 한 둘은 아닐 겁니다. 되도록 고상한 화제를 골라서 고상한 생각을 고상한 말로 주고받는 아름다운 세상이 속히 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김동길(www.kimdonggill.com) ‘자유의 파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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