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용(中庸)은 민주주의의 원칙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만도 못하다”는 뜻으로 풀이가 됩니다. 공자께서 가르치신 중용지도(中庸之道)를 염두에 두고 읽으면 쉽게 이해가 됩니다. 과음(過飮)도 과식도 해롭습니다. 욕심이 지나치면 과욕이라고 합니다. 일이 지나치면 과로라고 합니다. 과욕은 개인과 가정을 망치고 더 나아가 나라를 망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예는 역사에 차고 넘친다고 하겠습니다.
지나친 욕심이 세상을 어지럽게 만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지극히 작은 ‘지나침’이 우리 삶에 많은 고통을 주는 사실 또한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편지나 우편물을 받아 뜯으려 할 때 풀로 하도 칠해 사방을 꽉 막아서 뜯기 조차 어려운 그런 편지나 통지문을 받고 이를 뜯으며 ‘화’를 내지 않는 성현군자가 어디 있겠습니까? 가위로 붙인 데를 자르다가 편지 자체를 베는 일도 있고 소포의 내용물에도 손상을 입히는 경우가 없지 않습니다.
나의 스승께서 가르쳐 주셨습니다. 받아서 뜯어 읽어야 할 상대방 생각도 하고 편지를 풀로 붙이라고. 저만 아는 어려운 문자를 써가며 어린 사람에게 편지를 쓰는 어리석은 어른도 많기에 도산 안창호가 일러 주었답니다. 어른에게 쓰는 말투로 아이들에게 글을 써서 보내면 안 된다고. 강연장에 가서 알아듣지 못할 어려운 말로 떠드는 사람을 보면 아무리 소문난 학자라고 하더라도 제 정신을 가진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습니다. 청중 가운데 어느 한 사람도 깔보는 일이 있어선 안 됩니다.
보자기 네 귀를 옭매는 사람을 보셨지요? ‘고’가 없어서 이를 푸는 데 여간 힘이 들고 시간이 걸리고 애를 먹게 되는지 모릅니다. 그 보자기를 싸서 묶은 사람을 욕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무슨 일에나 내가 지나치면 나 아닌 그 누가, 힘이 들거나 괴롭게 되거나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이 아닙니까? 그러므로 중용(中庸)은 민주주의의 원칙이기도 합니다.
김동길(www.kimdonggill.com) ‘자유의 파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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