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칼럼 글씨확대글씨축소스크랩인쇄

될 대로 되라는 건가?

Written by. 김동길   입력 : 2015-12-22 오전 10:18:02
공유:
소셜댓글 : 0
facebook

 If Winter comes, can Spring be far behind?
 Shelley(1792~1822)

  오늘이 동지(冬至)입니다. 낮이 가장 짧고 밤이 가장 긴 날이 오늘입니다. 그래서 집집마다 동지 죽을 쑤어서 나누어 먹는 풍습이 생겼습니다. 편지를 배달하는 우체부가 들리면 어느 집에서나 주인아주머니가 죽을 한 그릇 퍼서 그를 대접했습니다. 처음 몇 집을 돌 때까지는 그 죽을 고마운 마음으로 받아먹었는데 집집마다 퍼 주니 감당하기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어느 집에 들를 때부터는 말도 안 나와 못하고 엄지손가락으로 목구멍까지 꽉 차있는 동지 죽을 찍어서 안주인에게 보여 주었다는 이야기로 옛날 동덕여고의 조동식 교장께서 우리 모두를 많이 웃긴 일이 생각납니다.

 자연은 그렇습니다. 오늘처럼 추운 날이 반드시 있습니다. 문자 그대로 절망적인 날입니다. 그러나 시인은 절망하지 않습니다. 우리들에게 희망을 줍니다. “봄이 멀지 않았다”는 Shelly의 이 말이 공연한 낙관은 아닙니다. 내일부터 해는 길어지기 시작합니다. 동지 지나 열흘이면 소가 누울 자리만큼 해가 길어지는 법입니다. 그것은 누구도 바꿀 수 없습니다.

 아무런 대안도 없이 ‘위기’만을 예고하는 ‘애국자들’이 많습니다. “정치가 썩었다”고 비분강개는 하지만 뾰족한 묘법이나 비결은 없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겠다는 자기의 복안을 제시한 적도 없습니다. 그저 “큰일 났다”고 소리만 지르니 듣는 사람은 불안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경제가 바닥이 났다”는 말도 많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대안은 없습니다. 한국의 경제를 ‘이빨 빠진 호랑이’에 비유한 어떤 신문의 1면 헤드라인 기사도 읽었습니다. 그렇다면 그 호랑이를 수의사에게 끌고 가는 일이라도 해야 할 것 아닙니까? 요새는 치아의 implanting이 손쉽고 저렴하다는데, 수의사가 거절하면 사람 이빨만 다루는 치과의사에게라도 그 호랑이를 끌고 가야 할 것 아닙니까?

 아무런 방안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걱정만 하는 사람들 틈에서 살자니 살기가 더욱 힘들게 느껴집니다. 지도자들 중에 Shelly처럼 “겨울이 오면 봄이 어찌 멀었으리요?”라고 반문하는 그런 지도자라도 한두 분 나타나면 정말 살맛이 날 것만 같습니다.

김동길(www.kimdonggill.com) ‘자유의 파수꾼’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관련기사보기
    • 입력 된 100자 의견이 없습니다.
1
    2026.10.1 목요일
안보칼럼 더보기
[안보칼럼] 강한 국군이 곧 평화의 조건이다
매년 10월 1일은 국군의 날이다. 우리는 이 날을 맞을 때마다 ..
포토뉴스 더보기
핫클릭 뉴스
깜짝뉴스 더보기
베트남에 북한군 참전 기념물 설치…北국방성, 제막식 참석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북한 인민군 참전 군인들을 기리는 기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