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것부터 하면 되는데
한 반에 아이들이 수십 명 되는데 그 중에서 1등을 하기는 어렵습니다. 시험 때마다 100점을 받기는 더욱 어렵습니다. 그러나 답안지에 아는 것만 쓰고 모르는 건 안 쓰면 됩니다. 꼭 1등을 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100점을 받아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1등 하면 칭찬도 받고 상품을 받고 아빠, 엄마가 다 자랑스러워하니까 1등이 좋기는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1등을 하려고 부정행위를 한다면 그게 무슨 가치가 있습니까? 부정행위를 하다가 걸리면 정학이나 퇴학을 당하게 되는데 그것은 차마 못할 일입니다. 옆의 학생의 답안지를 곁눈질하면서 그 답을 자기 답안지에 옮겨 적는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아주 쉬운 자세로 시험에 응하면 성적은 그리 좋지 않아도 제 점수를 받고 낙제는 면할 수가 있는 것 아닙니까?
타고난 DNA가 문제일 뿐이니 학교 성적은 나빠도 재능만 있으면 그 방면으로 나가서 크게 성공할 수 있습니다. Thomas Edison의 학교 성적은 형편없었다고 전해집니다. 그러나 그는 발명왕이 되어 만인의 추앙을 받는 위대한 인물이 된 것이 사실입니다. 삼성의 이병철 회장은 일제 때 덕수국민학교에 다녔는데 성적이 꼬래비에서 그리 멀지 않았었다고 <자서전>에서 회고하고 있었습니다. 세상이란 그런 겁니다.
공부를 열심히 하지 말라는 뜻은 결코 아닙니다. 내가 부탁하는 것은 지나치게 성적을 중시하지는 말라는 뜻입니다. 공부는 제대로 하지 않고 성적은 잘 받으려는 아이들은 장차 부정 공무원이 되고, 회사 돈을 몰래 빼돌려 유흥비로 탕진하는 회사원이 되고, 그런 아이가 장차 정치인이 되면 한 나라의 정치가 오늘의 한국 정치처럼 너절하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각 급 학교의 교사들이 그들에게서 배우는 아이들을 ‘좋은 대학’에 입학시키지는 못해도 거짓말은 자기에게 아무리 유리해도 절대 하지 않는 ‘약간 모자라는 아이들’로 키워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바꾸어 말하자면, 거짓말은 절대 못 하는 ‘바보스러운 아이들’이 되도, 나라는 훌륭하게 될 것이라는 확신을 나는 갖고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큰일을 할 수 있는 위대한 대한민국이 곧 될 것이라고 나는 믿습니다.
김동길(www.kimdonggill.com) ‘자유의 파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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