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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군 2019 국토대장정 소감문(26)] “걷고 생각하고 보면서 한뼘 더 성장하게 돼”

Written by. 최무림   입력 : 2019-11-22 오후 3:3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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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명대학교 1학년 최무림

 대학교에서 1학년 1학기를 보람차게 마무리하고 방학을 맞이한 나는 학과의 소개를 받아 대한민국재향군인회에서 주최하는 향군국토대장정에 참가하게 되었다. 국토대장정은 대학교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지만 막상 참가하려니 부상이나 음식, 숙소 등이 걱정되어 중간에 포기할까 두려웠다. 하지만 훗날 장교가 되고 싶은 나는 휴전선을 가보고 희생하신 선배 전우들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애국심을 한 층 더 다지고 싶어 마음을 굳게 먹었다.

 6월 25일, 나는 장충체육관에서 출정식 행사에 참가했다. 6·25전쟁 69주년 행사를 보았는데 전쟁에 참가하신 참전용사 분들이 정말 많이 계셨다. 이낙연 국무총리께서 참전용사의 희생정신과 잊지 말아야 하는 보훈에 대해 연설하셨는데 이때부터 국토대장정을 반드시 완수하겠다는 마음이 강해졌다.

행사를 마무리한 후 멋진 출정식을 끝낸 동기들과 함께 서울현충원에 방문하여 참전용사분들께 참배하였다. 묵념을 하는 순간 향로의 향을 맡았는데 전쟁 장면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참혹하고 알 수 없는 미래가 눈앞에 있는 상황에서 이 땅을 지키기 위해 싸우신 분들은 존경받으셔야 한다고 생각했다. 현충원 참배를 마친 후 공군 제10전투 비행단에 방문했다. 이곳은 공군의 첫 전투비행부대이자 평양 대폭격 작전 등 수많은 출격에 성공하여 전투기 조종사들의 상징인 “빨간 마후라”의 시초가 된 곳이라고 설명을 들었다. 실제로 비행기 상륙을 보았는데 공군분들의 자신감이 뿜어 나오는 듯하였다. 다음으로 우리 대원들은 해군 2함대로 이동하였다. 이곳에는 너무나도 안타깝고 잘 알려져 있는 천안함이 있었다. 처참한 상태로 두 동강이 난 천안함 앞에서 46명의 용사분들께 참배를 하는데 슬픈 감정이 맴돌았다. 2함대는 제1연평해전, 제2연평해전, 대청해전에도 참전한 훌륭한 해군 조직이다. 아직까지도 대한민국 서해를 수호하는 해군 2함대가 자랑스럽다. 일과를 마치기 위해 대원들은 해병대 비전센터에 방문했다. 장병들이 반갑게 맞이하여 주셨고 밥도 굉장히 맛있었다. 하루 일과를 마무리하면서 이렇게 뜻깊은 경험들을 한 날은 없다고 생각했다.

 대장정 2일차가 밝았다. 평소에 늦잠을 자던 나는 일어나기 어려웠다. 하지만 아침점호를 하면서 국군 도수체조를 했는데 동기 대원들과 함께 군대식 체조를 하고 나니 몸이 풀려 상쾌했다. 이 날 방문 첫 장소는 강화제적봉평화전망대였다. 북한과 약2.3km로 정말 가까워 북한 땅이 훤히 보였다. 내 생에 처음으로 북한 땅을 보았는데 우리 땅과 정말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고 언젠가는 통일이 되어 저 땅을 밟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으로 해병대 상장대대에 방문했다. 이때 인상 깊은 경험을 했는데 장갑차가 눈앞에서 달렸다. 난생 처음으로 본 장갑차는 생각보다 매우 빠르고 무서웠다. 적군이 두려워할 만한 웅장함과 소리가 자랑스러웠다. 대원들은 제3땅굴을 방문하고 백마고지전투전적비에서 참배했다. 백마고지에서 선배 전우분들께서 중공군이 무수히 몰려오는 두려움 속에서도 이 땅을 지켜 후손들에게 물려주시기 위해 전쟁 마지막까지 피를 흘리셨다. 결국 방어에 성공했고 우리는 이곳에 방문할 수 있었다. 용사분들이 너무나도 존경스러웠고 영토를 소중히 여기겠다고 다짐했다. 다음 장소는 노동당사였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통치 시절에 철원 지역에 세워진 이 곳은 구 조선노동당이 세웠다. 건물을 보니 북한 간부들이 여기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보람찬 2일차를 마무리하며 6사 신교대대에 방문했다. 이 날 생에 처음 내무반에서 잠을 잤는데 생각보다 정말 편하고 좋았다.

 3일차가 된 아침, 월정리역에 방문했다. 6·25전쟁의 상처를 상기시키는 월정리역은 중부전선의 끝자락에 있었다. “철마는 달리고 싶다.”라는 문구가 인상 깊었는데 아무리 달리고 싶어도 달릴 수 없는 아픔을 가진 열차는 통일을 염원하는 것 같았다. 다음으로 승리전망대에 방문했다. 휴전선의 정중앙에 위치한 이 곳은 군사 전략 요충지이며 DMZ에서 북한의 감시 초소와 가장 근접한 곳이었다. 북한의 평야와 마을, 경원선철도가 한 눈에 보였다. 걷느라 지친 대원들은 15사 수색대대에 방문했다. 실제 장병들이 사용했던 총이 전시되어있었고 직접 들어 볼 수 있었다. 총은 꽤나 무거웠고 훈련을 제대로 받지 않으면 겨누지 못할 것 같았다. 대원들은 말고개를 넘어 금성지구전투전적비에 도착했다. 비석에는 중공군과의 치열한 사투를 벌인 한국군의 이야기가 적혀있었다. 지난 백마고지와 마찬가지로 선배 전우분들께 참배를 드렸는데 걷느라 힘들었던 기분이 사라지고 숭고한 마음이 가득했다. 참배를 마친 후 대원들은 15사 신교대대로 이동했다. 우리가 거의 도착했을 때쯤 멀리서부터 군악대의 음악이 들렸고 부대로 들어가니 장병분들께서 박수를 쳐주셨다. 걷느라 힘들었던 피로가 풀리는 기분이 들었다.

 4일차에는 아침 일찍 화천대교를 지나 파로호안보전시관에 방문하여 파로호전투에서 한국군 6사단이 중공군들을 물리친 전투 이야기를 들었다. 실제 전투에 사용되었던 물자들이 전시되어 있어 그 당시 상황을 떠올릴 수 있었다. 걷느라 지친 대원들은 딴산유원지에 들러 물놀이를 즐겼다. 그리고 처음으로 전투식량을 먹어봤는데 군인이 된 기분이었다. 대원들과 즐거운 휴식을 보내고 다시 7사신교대대로 이동했다. 이때쯤 발에 물집이 잡혀 힘들었지만 단장님의 간식 선물은 물집 잡힌 것도 낫게 해주는 것 같았다.

 5일차 아침에는 안동철교를 지나 평화의 댐까지 이동하는데 많은 언덕과 계단으로 무릎이 아팠다. 하지만 평화의 댐 정상에 오르니 가슴이 벅찼다. 평화의 댐은 북한 임남댐의 수공을 방어하는 차원에서 지어졌다. 2012년까지 3단계 보강을 하여 가장 튼튼한 댐이다. 댐 주변 공원에 가서 댐을 바라보니 전경이 펼쳐졌다. 같은 줄기의 물이 저 멀리 임남댐과 평화의 댐을 거치는 것에서 통일이 되어 언젠가는 임남댐에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념촬영을 한 뒤 오미리 마을로 이동하여 휴식을 했다. 이 마을에서 대원들과 이야기도 많이 나눴고 힘든 기분을 서로 위로했다. 일과를 마무리하기 위해 21사 신교대대로 이동하는데 무릎이 정말 아팠다. 평소에 걷지 못해본 거리를 이동하니 몸이 따라주질 못했다. 그러나 대원들이 묵묵히 길을 가는 것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 함께 이동했다. 신교대대에서의 잠은 꿀처럼 달콤했다.

 6일차, 어느덧 마지막 대장정 날이 밝았다. 우리는 백골병단전적비에서 참배를 했다. 이 곳은 한국 최초의 유격대인 백골병단 대원들이 설악산에서 적군들을 교란시켜 아군의 작전에 기여한 것을 기념하고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 적군에게 맞서 작전을 펼치신 용사분들이 자랑스러웠다. 다음 장소는 고성통일전망대였다. 고성통일전망대는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다. 금강산과 선녀와 나무꾼의 배경인 감호, 해금강의 섬들, 동해안과 북한 땅이 동시에 펼쳐진 모습은 아름답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분단의 슬픔을 일깨웠다. 우리는 나아가 금강산 전망대인 717OP에 방문하여 국내 최북단에 위치한 곳에서 북한을 바라보았다. 금강산 절경을 보고 대원들 모두 통일을 염원했다. 8군단사령부로 이동하던 중 우리 대원은 낙산해변에 들렸다. 정말 오랜만에 바다에 와서 발을 담가보니 피로가 날아갔다. 행복한 휴식을 즐기고 8군단 사령부로 이동하여 식사를 하고 그동안의 힘들었던 기분을 풀기 위한 전야제를 즐기기 위해 오산휴양소로 이동했다. 휴양소에서는 재향군인회 김진호 회장님께서도 참여하셔서 전야제를 더 의미있는 자리로 만들어주셨다. 이 날까지 조원들이 연습했던 기량을 펼쳤다. 우리 조는 노래를 연습해서 불렀는데 동기 대원들이 좋은 반응을 해줘서 고마웠다. 힘들지만 행복했던 우리들의 시간이 마무리 된다고 생각하니 아쉬웠다.

 마지막 날, 12기 향군국토대장정 대원들은 해단식에 참여했고 수료증을 받으며 함께했던 시간을 추억으로 남겼다. 나는 김진호 회장님 말씀이 인상 깊었는데, 참전용사분들의 애국심과 국가안보의 중요성을 잊지 말자는 말씀이셨다. 다시 생각해보니 내가 걷고 흘린 땀은 참전용사분들께서 흘린 피와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이번 향군국토대장정을 통해 막연하게 대한민국 군인의 꿈을 가지고 있었던 나는 이제껏 우리나라 땅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몰랐던 것에 반성하게 되었고 애국심을 마음에 새겼다. 이번 경험을 계기로 더 굳은 의지를 가지고 살아가겠다는 한층 성장한 나의 모습이 대견스럽다. 처음에는 두려움이 가득했었지만 이제는 한번 더 하고 싶은, 대원들과 함께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었던 대장정은 영원히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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