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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무관리담당 수기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일’(입선)

Written by. 박민규   입력 : 2019-11-25 오후 4:4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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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무청은 지난 5월 24일∼ 6월 21일까지 사회복무요원 체험수기를 공모해 선발된 내용을 책으로 엮은 '2019 젊음, 향기로 피어나다'를 9월 26일 발간했다. 2006년 시작된 체험수기집 발간은 올해가 14번째로 사회복무요원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겼다. 코나스는 병무청의 협조 아래 우수작을 중심으로 게재한다.<편집자 주>

 행복한 순간
 복무지도관으로 임무수행을 하면서 기간은 짧았지만 참 많은 일들이 있었던 것 같다. 모든 것을 다 기억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뿌듯하고 보람된 기억들이 더 많았다는 것이다. 가장 큰 것은 무엇보다 “해 냈다!” 라는 성취감을 많이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예전에 사회복무요원 중 한 요원은 근무지에 적응을 잘하지 못하여 복무를 힘들어하고 계속 불성실하게 근무하면서 수많은 민원 신청과 근무지 변경도 했지만 변화되는 건 없었다. 더 이상 다른 근무지로 옮길 수도 없는 상황에서 해당 지역을 내가 맡게 되었다.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계속 근무지를 바꾸는 게 능사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우선적으로 인간적인 신뢰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계속해서 본인이 어려워하고 힘들어하는 이야기에 대해 진정성 있게 듣고 공감을 하면서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충분하게 시간을 두면서 두터운 신뢰관계를 형성하였고, 그 이후에 성실복무를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지도했다.

 때로는 복무 지도관이라는 직책을 떠나서 인생의 선배로서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해주기도 했다. 지금 하고 있는 복무가 그냥 복무가 아니고 사회생활의 연습이라고 생각하면서 꼭 복무를 한다기보다 ‘사회생활을 먼저 경험해 본다.’ 라는 마음으로 해보라고 하였다. 분명, 자신이 복무를 마치고 사회에 취업을 하게 되었을 때 복무하면서 경험한 것들이 큰 밑바탕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를 하였다. 혹시나 반감을 가지지 않을까 염려되어 지도를 하려고 하기 보다는 편하게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그러자 해당 요원은 마침내 마음을 열고 복무지도관을 신뢰하면서 “잘 근무하겠다.”라고 이야기를 하면서 지금은 해당 근무지 담당자 선생님께도 인정받으면서 잘 근무를 하고 있다. 사실 처음에는 해결방법이 보이지 않았는데 마음을 얻기 위하여 지속적으로 노력하다보니 결국에는 긍정적으로 변화가 생겼다. 내가 담당하는 사회복무요원이 고마워하고 잘 복무하겠다고 이야기 할 때 복무지도관으로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마음가짐
 난 주말에 별다른 일정이 없을 땐 항상 영화를 본다. 소파에 앉아서 과자봉지 하나 뜯어놓고 영화를 보면 재미있게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 많게는 하루에 영화를 2~3편 까지도 봤는데, 복무지도관을 하면서 예전에 본 영화 중 ‘역린’이라는 영화가 문득 생각났다.

 ‘역린’ 명대사로 이러한 대사가 나온다. 중용 23장에 나오는 내용으로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기고,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고 변하면 생육된다. 그러니 세상에 오직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하는 것이다.’

 사실 예전에는 이 대사가 그렇게 마음에 와 닿지 않았는데, 복무지도관을 하면서 내가 정말 다시 그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말 중의 하나다. 사회복무요원의 사소한 어려움이라도 복무지도관으로서 귀 기울여 듣고 최선을 다해 방법을 찾아서 해결해 주려 하면 사회복무요원도 감동을 받아서 더욱 복무에 성실하게 변하는 모습을 수차례 보았다. 항상 복무지도관을 하면서 유지하려고 하는 마음가짐이다.

 처음에 전화로 상담을 할 때는 무조건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들어줘야만 근무를 하겠다고 한 요원이 있었다. 그러나 자주 전화 상담을 하고 진정어리게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요원이 감동하여 눈물을 흘린 적도 있었고, 무엇보다 자신의 이야기를 이렇게 잘 들어줘서 고맙다고 이야기를 한 경우도 있었다. 사실 난 아무 것도 해준 것이 없고, 그저 이야기를 들어준 것 밖에 없는데 그 요원은 몇 번이고 고맙다고 하였다.

 물론 모든 경우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복무지도관을 하면서 느낀 점 중 하나는 문제 해결에 앞서 복무요원의 이야기를 진정성 있게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럽게 해결이 되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이렇게 해도 해결되지 않는 경우에는 요원을 직접 찾아가거나 혹은 초청하여 면담도 하고 기관에도 찾아가서 해결방법을 찾아보며 요원에게 해줄 수 있는 여러 가지 제도적인 방법을 설명하면서 그 요원이 ‘아, 우리 복무지도관이 진정으로 나를 위해 무엇인가 해주려고 노력하는구나.’ 라고 작은 감동을 느끼는 순간, 요원들의 복무태도가 일회성이 아니라 진정성 있게 변화를 하는 모습을 보았다. 정말 본인이 관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서 해결해 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그런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웃과 함께하는 든든한 나눔 천사
 ‘사회복무요원’이라는 명칭에 ‘요원’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뜻은 꼭 필요한 인원이라는 뜻이 있다. 예컨대 사회복무요원이 신속하게 응급조치를 해서 생명을 구한 사례를 보면 꼭 필요한 인원이라는 말이 딱 맞는다. 미담사례 보도 내용 외에도 지금 이 순간에도 묵묵하게 자신의 맡은 바 임무에 충실하고 있는 사회복무요원들이 많다.

 내가 직접 실태조사를 나가 보면 친절하고 신속하게 일을 참 잘해서 민원인뿐만 아니라 직원들에게도 인정받는 사회복무요원, 학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여 노인 요양원에서 근무하는 것이 적성에 잘 맞고 행복하다고 하는 사회복무요원, 아이들과 함께 학습지도를 해주고 체육활동을 하면서 즐겁고 보람을 느낀다는 사회복무요원까지. 뿐만 아니라 내가 담당하고 있는 지역의 한 요원은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는 기간 동안에 성실하게 잘 근무를 하여서 소집해제 후 해당 근무지에 취업을 한 사례도 있다.

 2년 가까이 근무를 하면서 직원들에게 성실함을 인정받고 다른 직원을 채용하는 것보다는 이렇게 믿음직한 요원을 소집해제 후 채용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이다. 지역신문에도 나온 이 사회복무요원은 지금도 해당 기관에서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많은 사회 복무요원들이 이렇게 성실하게 복무하고 있는데 일부 사회복무요원들의 사회적 일탈로 인해서 다수 성실하게 근무하는 사회복무요원들의 평가마저 좋지 않게 되는 것 같아서 참 안타깝다.

 나는 사회복무요원들에게 여러분들은 진정으로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복무요원들이라는 자긍심을 갖도록 강조해서 이야기를 해준다. 사회복무요원들은 언제 어디서나 어려움에 직면한 상황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요원들로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인재라고 사회적인 인식이 바뀌었으면 하는 개인적으로 작은 소망이 있다. 물론 그렇게 되기에 앞서 국민들에게 더욱 신뢰받는 사회복무요원들이 되기 위해서 그들이 더욱 더 성실하게 근무를 할 수 있게 나 또한 복무지도관으로서 더욱 노력할 것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과일
 “정말 괜찮아요?” “어때요? 힘들지 않아요?” 처음 복무지도관으로 임무수행을 하고 나서 자주 듣던 말이다. 사실 처음에는 그런 질문들의 의미를 잘 몰랐다. 어떠한 어려움이 있기에 마주치는 분들마다 이렇게 물어봐주시는지, 하지만 이제 조금은 알 것 같다. 복무지도관은 쉽지 않은 직책이라는 것을. 사회복무요원들과 상담을 하다보면 여러 가지 사유로 복무에 힘들어하는 경우가 있다.

 신체적으로 힘들어하는 요원에서부터 근무지 내 대인관계 혹은 개인적인 가사 사정 등 많은 경우가 있지만 가장 효과적인 해결 방법은 개인적으로 정성을 다하는 상담을 통해 개개인의 애로사항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그것에 따른 맞춤형 해결책을 제시하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상호 노력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신뢰를 바탕으로 한 충분한 대화와 의견 조율을 통해서 다수의 어려운 문제들은 해결이 된다. 물론 말처럼 그리 쉽지 않다. 가끔은 사회복무요원과 근무지 담당자분들과의 중간자 입장에서 난처한 경우도 많고 힘들 때도 있다. 아무리 긍정적인 생각을 하려고 노력해도 나아지지 않을 때 나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과일을 꺼내 먹는다.

 나는 과일 중에 감을 좋아한다. 말랑말랑한 곶감, 달콤한 단감도 좋지만 그중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감은 바로 사명감이다. 힘들고 지칠 때, 내가 항상 찾는 과일은 바로 사명감이다. 사명감은 말랑말랑하지도 그리 달콤하지도 않다. 하지만 사명감이야말로 내가 힘들고 지칠 때 나에게 힘을 주고 약해지려고 하는 정신을 다시금 잡아주는 중요한 열쇠다.

 풀리지 않는 문제가 생길 때마다 난 이 열쇠를 통해 망설임 없이 열어낼 것이다. 내가 가장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일은 바로 국가와 국민을 위하여 일하는 것이다. 이것은 어쩌면 40여 년 동안 군복을 입으시고 전역하신 아버님의 삶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나의 인생관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내 평생 복무지도관으로서 맡은 소임을 다하며 내가 소속된 병무청에 조금이나마 기여한다면 더 바랄게 없을 것 같다. 어제, 그리고 오늘, 그리고 다가올 내일도 나는 사명감을 가지고, 최고의 사회복무요원 복무지도관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다. 

박민규(경기북부병무지청 복무지도관)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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