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정책硏, “정치 양극화, 포퓰리즘 확산으로 민주주의 후퇴 상당 기간 이어질듯”
아산정책연구원은 20세기 후반 이후 보편적 제도와 질서로 여겨지던 민주주의의 위기와, 이와 함께 진행된 국제질서의 혼란이 언제, 어디서, 어떤 양상을 띠며 나타났는지를 살펴보는 ‘민주주의 위기, 국제질서 혼란’ 리포트를 13일 발표했다.
리포트는 흔들리는 서구 민주주의: 문제와 전(변영학), 서구 민주주의 위기와 자유주의 국제질서 혼란(한인택), 세계 민주주의 변화 속 한국인의 민주주의 인식(강충구), 위기의 민주주의 국가: 이스라엘과 인도에 드리워진 포퓰리즘의 그림자(성일광), 글로벌 민주주의 위기와 중동 지역질서 불안정(장지향) 으로 구성됐다.
리포트는 먼저 현재 서구 선진 민주주의가 마주하고 있는 문제를 짚어보고 2000년대 이후 후퇴하고 있는 민주주의가 정치 양극화, 포퓰리즘 확산으로 인해 향후에도 상당 기간 그 구조적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관측했다.
다음은 민주주의 위기와 국제질서 혼란의 상관관계에 주목해 이 둘의 관계가 원인-결과로 단순화하기에는 다양한 수준의 많은 변수가 얽혀 있으며 경제 위기, 사회 불평등, 비(非)서구 국가의 부상 등을 초래한 자유주의 국제질서 약화가 민주주의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민주주의 위기와 국제질서 혼란의 사례를 살펴보기 위해 한국, 이스라엘과 인도, 중동을 차례로 다뤘다.
먼저 세계적으로 민주주의 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인의 민주주의 인식 변화를 살펴봤다. 이코노미스트가 민주주의 지수를 바탕으로 한국이 민주주의 정치 환경을 잘 갖춘 것으로 평가한 반면, 한국인의 민주주의 인식은 조사 시기에 따라 널뛰기를 했다는 점에서 여전히 충분히 성숙하지는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스라엘과 인도는 민주주의가 정착됐던 국가들 가운데 최근 민주주의의 하락이 두드러진 경우였다. 저자는 이스라엘과 인도 민주주의 위기는 포퓰리스트 최고 권력자와 그들을 추종하는 세력의 결속에 의한 것으로 진단하고, 이들의 연합이 지속되는 한 민주주의의 퇴보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글로벌 민주주의 위기가 중동의 불안정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추적하면서, 민주주의 국가가 중동에서 동맹∙우방국으로의 매력을 잃으면서 전통적 친미 국가인 터키, 카타르가 권위주의 국가인 이란, 러시아, 중국과 가까워졌다고 설명했다.
저자들은 선진 민주주의가 지난 15년간 정치 양극화, 정당체제 쇠퇴라는 구조적 원인에 의해 발생했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진단했다. 또 이미 허약해진 민주주의 체제들이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에 대한 우유부단한 대처로 취약한 역량을 드러냈고, 사회적 약자가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민주주의 회복은 더욱 더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신 포퓰리즘에 기대 파격적 경기 부양책과 강도 높은 봉쇄 조치를 내린 지도자를 중심으로 한 권위주의가 일부 지역에서 반사이익을 얻은 것으로 설명했다.
그럼에도 저자들은 권위주의 정권이 포스트 코로나19 시기 닥쳐올 경제 위기, 불평등 등을 해결하지 못해 결국은 생존을 위협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맥락에서 서구 선진 민주주의가 위기를 겪고 있지만, 이들이 권위주의로 퇴행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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