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와 혁신에는 뼈를 깎는 아픔과 저항이 동반된다

 요즘이 4차 산업혁명시대이고 혁신과 개혁으로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고들 한다. 과거에는 큰 고기가 작은 고기를 잡아먹었지만 지금은 빠른 고기가 느린 고기를 잡아먹는 시대이고, 數値(수치)의 시대가 아니라 價値(가치)의 시대라고도 한다. 이렇게 시대별로 사용되었던 다양한 언어는 그 시대를 조망할 수 있는 기준이 되기도 하면서 참으로 재미있고 시대적 트랜드를 파악하는데 효과적이기도 하다. 아, 이런 말도 있다. 여러 사람 중에 한 명이 하면 또라이 라고 하고 두 세 사람이 하면 트렌드, 과반 이상이면 대세라고도 한다. 그럼 지금은 무슨 시대일까? 아줌마 시대, 여성시대, MZ시대, 냉전시대... 한마디로 표현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복잡다단한 시대에 살고 있고 한치 앞을 가늠하기 힘든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단언하건대 지금은 변화무쌍한 시대, 예측할 수 없는 격동의 시대라고 하기에 딱 맞는 것도 같다. 

 그러나 과거 이보다 더 암울한 상황과 녹록치 않은 여건으로 한치 앞도 내다 보기 힘든 시기에도 그 누군가는 100년 대계를 세우며 미래를 설계하고 수많은 사람들의 저항과 반대에도 굴하지 않고 오직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위해 강행하여 성공한 사례들이 있지 않은가? 1968년 2월에 착공하여 1970년 7월 7일 개통한 경부고속도로, 건설 당시 경제 사정이나 1967년 시점에서 우리나라의 차량대수는 6만대, 도로 포장률은 8%밖에 안 되는 열악한 상황에서 고속도로가 그렇게 급한 것이냐고 극렬하게 저항했던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당시 우리나라 대다수 사람들은 고속도로라는 말을 들어본 적도 없었지만 2년 5개월 만에 430억을 투입, 430킬로미터의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하여 이 나라 물류 수송의 줄기를 견고히 하여 경제대국으로 성장하는데 기반이 되었다. 이에 못지않게 초고속 인터넷망 구축도 컴퓨터도 별로 없고 정보공유라는 말이 생소하던 시절에 전국 초고속 인터넷망 구축에는 엄청난 저항이 따랐지만 이를 극복하고 인터넷망 정보고속도로를 구축하여 이를 기반으로 인터넷 반도체 세계 최강국으로 성장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을 우리는 기억하고 경험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우리가 최초로 시험 비행한 KF-21 초음속 비행기에 관한 이야기다. 이것은 1997년 IMF외환 위기로 나라의 근간이 휘청이던 그 시절 20년 미래를 내다보고 초음속기 개발이라는 사업을 처음으로 시작하여 2002년 장기 신규 소요를 결정한 후 지지부진하다가 방치되었다. 그러나 2014년 많은 사람들과 전문가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초음속 비행기 체계개발 기본계획 심의와 2015년에 계약을 체결해서 본격적으로 추진하여 밀어 붙인 결과 세계 8번째 전투기 생산국가 4번째로 초음속 비행기 개발 성공국가로 우뚝 서는 성과를 만들었다. 이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과정에서도 수많은 정치인과 전문가들이 우리 기술로 만드는 것은 한계가 있고 미국이 레이더 기술이전을 거부함으로써 직접개발에 따른 기술적 능력도 턱없이 부족하고 비용면에서도 외국에서 구입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고도의 기술과 비용이 요구되는 대형 프로젝트 추진을 결단하고 수많은 난관과 한계를 극복하며 세계가 주목하는 최고의 기술수준을 가진 초음속기를 개발함으로써 명실상부한 방산 최강국으로 부상하게 되었다. 초음속 전투기의 기술과 성능면에서도 현재는 4.5세대 수준이나 앞으로 스텔스 기술과 레이저 무기무인화, 부속품을 3D프린팅으로 제작, 인공지능이 탑재되어 자동으로 결함판정시스템까지 장착되면 2041년에는 6세대 전투기로 도약하여 최첨단 항공전력으로 변모될 것이다. 이것뿐인가? 시기적으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인하여 세계 각국들은 자국의 안전보장을 위해 국방전력 증강에 치중하면서 성능이 우수하고 가성비가 좋은 대한민국 방산무기를 구입하고자 수십조원을 들고 문을 두드리고 있어 방산분야가 제2의 반도체라고 할 수 있는 초호황기를 누리고 있다. 한마디로 대박이고 호박이 넝쿨째 굴러 들어온 것이다. 이것 외에도 최근에 우주로 발사한 누리호는 비행시간은 16분인데 무려 12년 3개월을 연구하여 발사에 성공한 것이며 이로 인해 위성을 우주궤도에 올릴 수 있는 세계 7번째 국가로서 우주강국의 반열에 등극했다. 

 지금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우리 국민들은 실감하지 못하는 듯하다. 누리호 발사 성공, KF-21 초음속기 비행성공, 급부상하는 방산장비 등 K-방산이 세계적인 폭발적 인기로 이집트 피라미드 상공에서 최초로 블랙이글스 팀이 에어쇼를 펼치기도 했다. 이제 우리나라는  K-팝, K-문화, K-음식, 반도체 등등에서 K-방산으로 확대되어 천문학적인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가장 우리다운 것이 세계적일 수 있다” 라는 명제하에 목표를 세우고 그것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옳은 일이라 판단되면 수십년이고 수백년이고 기간이 문제가 아니라 하겠다는 의지와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그 어떤 저항과 난관에 굴하지 않는 한민족의 끈기와 열정으로 달성된 오늘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올해는 광복 77주년 건국 74주년이 되는 해다. 그동안 우리는 무던히도 참고 견디는 인고의 세월을 겪었지만 지금이 가장 잘 먹고 잘 사는 우리나라 반만년 역사 중에 가장 융성한 시기가 아닌가. 하지만 다가올 미래는 예측할 수 없는 다양한 위기와 직면할 것이고 이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인류 공멸의 길로 갈 수 있는 위기와 호기가 공존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우리는 100년 대계를 위해 뼈를 깎는 산고를 감안하고 절대절명의 호기로 삼아 무엇을 준비하고 잉태할 것인가?  다행히 또 한번 우리에게 기회의 신 카이로스가 눈앞에 와 있다. 잡을 것인가 놓칠 것인가? 그것은 우리 선택의 문제이다.

‘게임체인저로 세계 중심 국가로 발돋움’ 하기 위해  온 국민이 함께하는 저력이 필요한 시기임은 분명하다.(konas)

김진수 대한민국재향군인회 호국안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