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보전략연구원 안보전략연구실 이성훈 박사는 미 국방부가 지난 달 27일 발표한 ‘2022 미 핵태세검토보고서(NPR)’의 주요 내용과 그 함의를 분석한 이슈브리프를 1일 발표했다.

 이번 국방전략서(NDS, National Defense Strategy)에서는 중국을 가장 포괄적이고 심각한 도전으로, 러시아는 당면한 위협으로, 북한에 대해서는 중러에 비견될 위협은 아니나 미국 본토와 동맹국․우방국(이하 동맹국)을 위협하는 ‘상존 위협’으로 명시하고 있다. 

 이 박사는 2022년 NPR의 주요 특징을 네 가지로 구분했다. 우선 이번 NPR은 안보환경에 대해 달라진 인식으로부터 출발하고 있는데, 중국의 공세적 성향과 급격한 핵능력 증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핵사용 위협,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 등으로 인해 미국과 동맹국에 대한 핵위협이 대폭 증가되고 있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이다. 

 다음으로는 이번 NPR의 작성 과정에서 불거졌던 핵무기의 ‘단일목적’과 ‘선제불사용(NFU)’이 최종적으로 채택되지 않았다는 점을 예로 들어, 확장억제의 신뢰성에 대한 동맹국들의 우려를 해소하고 보장하려 했다고 밝혔다. 

 또한 2018년 NPR에 적용되었던 전략 핵무기에서 전술 핵무기 위주로의 방향성 전환은 이번 NPR에서도 지속되고 있으며, 다만 2018년 NPR에서는 핵무기의 사용 조건인 ‘극단적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포함되었으나, 이번에 그 조건을 명시하지 않은 것은 핵사용 조건의 협소화를 주장하는 미국 조야 일부의 의견도 수렴하여 절충한 것으로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북한에 관련된 인식 또한 2018년 NPR의 기조를 이어 가고 있는데, 북한의 어떠한 핵공격에 대해서도 ‘정권의 종말’이 초래될 수 있다는 점은 이전 NPR에서도 언급하고 있는 사항으로 미국의 일관되고 확고한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평가했다. 

 이 박사는 2022년 NPR이 동아시아 지역 및 한반도에 미치는 함의에 대해 첫째, 미국이 중국, 러시아, 북한을 3대 핵위협 국가로 규정하고 이들 국가에 대한 억제 역량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함에 따라, 이들 국가와의 관계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한 반면, 미 동맹국들과는 확장억제를 매개체로 더욱 가까워질 것임에 따라 양 진영화는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둘째로는, 이번 NPR에서 북한에 ‘정권 종말’ 등 강경한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단기적으로 북한의 극심한 반발이 예상되고, 중장기적으로는 미국이 저위력 핵무기인 W76-2 핵탄두와 B61-12 중력폭탄이 장착된 이중용도 전투기인 F-35A, 장거리스탠드오프 미사일 개발 등 핵무기 현대화를 추진함에 따라 북한은 다양한 전술 핵무기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생존성 강화를 위한 방호체계의 향상에 노력을 집중할 것으로 내다봤다.

 셋째로는, 이번 NPR을 계기로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력의 실효성이 강화될 수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미국은 한미일 혹은 호주를 포함한 4국 간에 고위급 수준의 전략대화나 위기관리, 정보공유 등의 실제적 방안을 식별할 것임을 밝히고 있어 한국과 인도․태평양 지역의 동맹국들 차원에서는 나토의 핵공유 수준까지는 아니라 하더라도 이전보다 강화된 억제체계 구축을 가시화해 나갈 기회이기도 하다는 설명이다. 

 넷째는, 미국이 이번 NPR을 통해 확장억제의 신뢰성을 보장함으로써 동맹국의 우려를 해소함은 물론 각자도생식의 핵무장 노력이나 전술핵 배치 요구 등을 감소시킬 수 있는 기제로 활용할 수 있고, 러시아와는 2026년 만료되는 New START 이후의 군비통제 프레임을, 중국에 대해서는 양자 및 다자 군비통제를 협의할 용의가 있음을 표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핵군비통제의 촉진 계기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