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칼럼] 걸프 전쟁(페르시아만 전쟁)의 역학 구도와 韓·美 동맹
역사는 전쟁(폭력)으로 통일이나 평화 그 무엇도 얻을 수 없음을 증명하고 있지만, 공명심과 명예욕에 눈먼 일탈자들의 과오(過誤)는 되풀이되고 있다. 아놀드 J. 토인비도 “전쟁이 모든 문명을 파괴하는 주된 요인”이라고 역설하였지만, 국제사회에 큰 반향(反響)을 불러오지는 못했다.
걸프 전쟁(1991)은 석유의 주도권과 국제사회의 정치⋅군사 역학 구도가 재편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첨단 High-Tech 전쟁’이었다. 정치⋅외교적 측면에서는 지역 분쟁이 강대국 간 분쟁을 조장할 수 있다는 논리와 美-蘇 간 힘의 불균형을 초래한 대표적 사례다. 이란-이라크 전쟁(1980∼1988)이 종결되면서 사담 후세인은 세 가지 압박에 내몰렸다. 첫째, 전쟁은 종결되었으나, 국가재정이 파탄났다. 둘째, 중동의 패권을 장악하려면 쿠웨이트 점령이 필요했다. 셋째, 종신(終身) 독재를 위해서는 국내 시선을 외부로 돌려야 했다. 결국, 1990년 8월 2일 쿠웨이트를 침공하였다.
당시 미국은 네 가지의 현실과 마주했다. 첫째, 사담 후세인의 반미(反美)로 에너지 안보가 위기에 봉착했다. 둘째, 베트남 전쟁에서 패전(敗戰)했다는 약한 이미지를 벗어나야 했다. 셋째, 이라크는 첨단 과학무기의 실험장이자 군수업체들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무대였다. 마지막으로, 이라크의 석유(세계 2위)를 독점하려면 국제 여론의 향배가 상당히 중요했다.
1991년 1월 17일 UN의 승인하에 ‘사막의 폭풍 작전(Operation Desert Storm)’이 시작되었고, 한국은 파병 및 전비(戰費)를 지원하며 평화유지 활동에 동참하였다. 당시 미군의 항공력과 첨단 과학 무기체계, 정보수집(ISR) 수단은 월등히 우세하였고, 전장 상황은 TV로 중계되었다. 정예부대라고 자신하던 이라크의 재래식 군대는 정보수집과 획득에 실패하며 참패당했다.
현실을 냉철하게 접근하면, 미국은 강력한 패권주의를 추구하며 국익에 민감한 나라다. 따라서 ‘동맹’도 상대국이 필요로 하는 무언가가 있을 때, 해당 국가의 능력과 신뢰도가 내⋅외부적으로 인정받을 때 ‘전략적 동반자+가치동맹’의 내실을 꾀할 수 있다. 이들이 설정한 애치슨 라인은 6⋅25전쟁의 도화선이었으나 해리 S. 트루먼 대통령의 결심으로 UN군이 파병되었다. 시나이반도로 분쟁 중인 이스라엘-이집트를 캠프 데이비드(1978)에 불러들이며 패권국의 위상은 높였으나 분쟁은 끊이지 않는다. 북한발 위기에는 한국을, 중국발 위기에는 일본을 예우하지만, 美-中 간 패권경쟁은 고도의 속셈과 복합적인 구도가 깔려 있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과의 분쟁에 대서양(유럽+NATO)과 태평양(日-韓-타이완-호주) 벨트를 형성하고 있으며, 동아시아와의 경제⋅안보협력체계 구축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북한의 김정은은 강력한 권한, 인지⋅확증편향으로 상대를 강압하는 권력 구조(통치 체계)와 성격적 특성을 가졌다. 결국, 사담 후세인은 제2차 걸프전(2003)에서 제거되었고, 우크라이나 사태는 정치지도자의 성격적 특성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극명하게 드러냈다. 한국은 매번 북한의 ‘갓끈 전술’에 휘둘리고 ‘굳건한 韓⋅美 동맹’을 외치고 있지만, 국방⋅안보전략 측면에서 유의미한 노력과 변화를 찾기가 쉽지 않다.
우리가 고민할 지점은 예상되는 시나리오와 결말이다. 북한 또는 중국이 다량의 미사일을 섞어 발사하며, 사이버 공격으로 혼란을 조장할 때 국내 극렬분자(집단) 등이 호응하고, 북한군 특수작전부대가 투입된다. 중국군 육전여단(북부전구)은 비슷한 시간대에 한반도로 상륙하여 미국을 압박한다. 그러나 한국의 국가-군사 위기관리체계는 즉각 대응에 한계를 드러내고, 美⋅日의 한반도 군사개입은 지체된다. 여기에 한반도에 전개하는 미군의 ‘전시 시차별 부대 전개목록(TPFDL)’은 D±30일부터로 현실적이지 않은 데다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지 않고 있기에 혼란은 더해질 것이다.
결론적으로 현대사회의 다원주의(Pluralism) 질서는 ‘상호주의와 협력’이 필요하다. 질서 파괴적 모험주의를 용인한다면, 평화와 발전은 그만큼 뒤처지게 된다. 정치지도자(집단)의 무책임⋅무관심⋅무능력으로 인해 발생한 전쟁의 피해는 오롯이 국민의 몫이며, 원상회복에 상당한 기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들의 성격적 특성, 정세 진단⋅판단력, 장기적 안목과 통찰력은 국가의 흥망(興亡)을 결정짓는 요소다. 북한은 우리에게 학습 기회를 제공할마음이 없다. 따라서 인기영합주의 정책(전략), 장밋빛 청사진(정치 구호)이 사태를 해결한다는 착각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국방⋅안보 관련 단체들이 굳건한 韓⋅美 동맹을 뒷받침하고, ‘국방혁신 4.0’과 ‘한국형 3축 체계’가 내실있게 추진되도록 성원할 때다. 국민의 일부는 전쟁을 회피하지만, 망상(delusion)에 사로잡힌 전쟁의 그림자가 대한민국을 향한다. 전쟁은 게임이 아니기에 “진정 평화와 국민의 안전을 원한다면, 소모적인 정쟁(政爭)에서 벗어나 현실을 직시하고 전쟁에 대비하자!”
김성진 한국군사문제연구원 객원연구위원 / 정치학박사











![[안보칼럼] 북한의 드론 전력 위협에 대비한 민·관·군 입체적 대응 방안](/img_data/article/260923/260923_63007.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