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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국토대장정 소감문(14)] 5박 6일간의 여정

Written by. 최인준   입력 : 2023-08-28 오후 3: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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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제13기 향군 대학생 국토대장정’ 참가 소감문입니다.)

 국토대장정을 마무리한지 어느덧 2주라는 시간이 흘렀다. 원래였으면 스태프님의 목소리로 기상을 하고 단장님의 점호로 아침을 맞이했어야 했는데 오늘은 스스로 잠에서 깼다. 5박 6일이란 짧은 시간이었지만 내 인생에 많은 변화를 준 것 같다. 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국토대장정을 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그 누구보다 나한테 이 경험이 뜻깊었다고 생각한다. 23년을 살면서 해봐야지 생각만 하고 실천을 못하고 있던 그때 우연히 학과를 통해 국토대장정 소식을 접했다. 나는 주저하지 않고 바로 지원하였다. 결과 발표를 기다리던 그때 띠링~ 벨소리와 함께 합격했다는 문자를 받게 되었다. 정말 기분이 좋았고 드디어 내가 해보고 싶었던 활동을 할 생각에 굉장히 설레는 마음으로 짐을 꾸리고 출발을 하였다.

1일차

 장충체육관에 모여서 옷을 갈아입고 6.25 제73주년 행사에 참가하였다. 6.25가 다시는 일어나면 안 되는 뼈아픈 전쟁인 걸 알고 있었기에 굉장히 슬펐고 우리를 위해 희생하신 많은 군인을 위해서라도 이 행사를 끝까지 열심히 참여할 다짐을 하였다. 행사가 끝나고 출정 신고를 하고 현충원으로 출발하였다. 살면서 현충원을 가볼 기회가 없었는데 국토대장정 덕분에 현충원에서 참배를 할 수 있었다. 참배를 마치고 현충원에서 점심을 먹었다. 무더운 날씨에 뜨끈한 육개장을 먹고 혹시 모를 코로나에 대비하기 위해 각자 검사를 진행하였다. 다행이 모두 음성이라 대원들끼리 더욱 신뢰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그러고는 을지부대로 출발하였다. 

 을지부대에 도착하여 카메라 보안 스티커를 붙인 후에 을지부대에서 준비해둔 육군 보급품에 관해 설명을 듣고 저녁을 먹었다. 처음으로 군부대에서 밥을 먹은 날이다. 이때의 맛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었다. 맛도 있었고 식판에 밥을 받아 먹은 적이 너무 오랜만이라 인상 깊었다. 밥을 다 먹은 후에 강의실에 다같이 모여 대한민국 재향군인회에 대하여 설명을 듣고 조별로 서로 자기소개하는 시간을 가지고 하루를 마무리하였다.

 ▲ 2023 '제13기 향군 대학생 국토대장정'ⓒkonas.net


 2일차

 6시에 기상하고 단장님의 점호로 아침을 맞이하였다. 아침밥을 먹고 통일전망대로 출발하였다. 원래 계획은 DMZ 박물관을 갔다가 금강산 전망대를 가는 계획이었는데 하필 그날 DMZ 박물관이 휴관하였고, 금강산 전망대는 현재 우리나라와 북한 사이가 급격하게 안 좋아져서 가지 못해 바로 통일전망대로 가게 되었다. 이날 비가 많이 와서 동해바다와 금강산을 제대로 보지 못해 많이 아쉬웠다. 아쉬움을 뒤로한 채 우리는 통일전망대 근처에 있던 6.25전쟁 체험전시관도 관람하였다. 관람 후 우리는 왔던 길을 1시간 정도 행군을 하였고 바로 칠성부대로 향하였다. 

 칠성부대는 옛날부터 많이 들어봤단 부대라 기대감이 생겼다. 우리는 도착한 후 저녁을 먹고 현역 장병과 담소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총 5명이었는데 3명은 중대장이었고 2명은 부사관이었다. 솔직히 평소에도 졸업한 선배들과의 대화로 군에 대해 이미 어느 정도 지식을 가지고 있었던 상태라 별로 궁금한 게 없었다. 하지만 가장 와닿았던 말이 돈을 빌려서라도 여행을 많이 다녀오라는 말이었다. 그래서 마지막 겨울방학에는 무조건 여행을 갈 계획이다.

3일차

 오늘도 마찬가지로 6시에 기상하고 점호 후 아침을 먹고 평화의 댐으로 출발하였다. 평화의 댐에서 오미리 마을까지 행군을 진행하였다. 이날이 가장 오래 걸었던 것 같다. 이제야 행군하는 느낌이 들었고 조원들과 제대로 소통은 못 했지만 마음속으로는 힘듦을 나누었다. 행군하던 도중에 터널이 나타났다. 스태프들이 터널을 통제하고 우리는 터널에 들어갔다. 걷고 있었는데 갑자기 앞에 있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뛰기 시작하였다. 사람들이 뛰길래 나도 따라 뛰기 시작하였다. 내가 살면서 언제 또 터널에서 구보를 해볼 수 있을까? 라는 생각에 기분이 너무 좋았고 그렇게 1.3km 정도 되는 터널을 구보로 완주하였다.

 그러고는 잠깐 휴식을 갖고 다시 행군을 진행하였다.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을 막국수 하나 먹을 생각에 최선을 다해 걸었다. 드디어 막국수 집에 도착하여 막국수를 맛있게 먹고 15사단 수색대대로 출발하였다. 수색대대에서 각종 총기류를 구경하고 군장도 매어보았다. 금성지구전투비가 있는 곳으로 향하여 금성지구 전투에 관해 설명을 들었다. 이 설명으로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선배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함을 느끼게 되었다. 

 금성지구전투비 옆에 있는 추모비를 보고 단장님께서 과거에 병사들을 잃을 뻔했던 일을 듣고 정말 가슴 아팠다. 만약 내가 내 소대원들을 잃게 된다면 그만큼 고통이 있을까…? 병사들의 목숨을 지키는 것 또한 장교의 책무란 것을 느낀 채 승리부대로 향하였다. 승리부대에 도착한 후 밥을 먹고 씻고 조별로 마지막 날에 있을 장기자랑을 위해 조원들끼리 상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조원들과 가장 많이 친해지고, 이야기를 많이 했던 시간이었다. 이날을 계기로 조원들과 남은 기간 동안 어색하지 않고 행군을 할 수 있었던 날이었다.

4일차

 오늘은 화천 붕어섬 삼거리를 행군하는 것으로 시작하였다. 이젠 슬슬 행군에 익숙해졌다. 오늘은 날이 너무 좋았다. 걷는 내내 풍경이 좋아서 사진을 많이 찍은 날이었다. 화천 붕어섬을 1시간 정도 행군하고 아이스크림을 먹고 파로호 안보 전시관을 방문하였다. 파로호 전투에 대해 구체적으로 강사님께 설명을 들은 후 점심으로 전투식량을 먹었다. 생전 처음 먹는 전투식량이라 굉장히 설렜다. 생각보다 구성품이 적어 좀 아쉬웠지만 그래도 맛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제2땅굴로 향하였다. 과거 북한이 우리나라를 침략하기 위해 몰래 판 제2땅굴은 정말 좁았고 기동하기 굉장히 불편했다. 이런 은밀한 곳을 발견하고 수색에 가담한 우리 군인들이 다시 한번 감사하고 존경스럽다. 제2땅굴을 보고 다음 목적지인 철원  평화전망대로 향하였다. 가는 중간에 우리는 작은 마을 같은 곳에서 30분 정도 휴식을 가졌다. 굉장히 분위기가 좋았고 흔들의자에 앉아있으니 마음에 평화가 찾아오는 기분이 들었다. 거기서 만난 중학생들과 잠깐 동행을 하였고 이후 철원 평화 전망대로 향하였다.

 평화전망대 입구에 도착하여 케이블카를 타고 전망대 꼭대기로 이동하였다. 평화전망대에서 강사님으로부터 간단한 설명을 듣고 망원경으로 북쪽을 보았다. 혹시 하고 봤는데 북한군들이 벌레만큼 작게 보였다. 또한 북한 주민들이 과거에 살았던 작은 마을도 보였다. 엄청나게 신기하고 인상 깊었다. 

 관람을 마친 후에 5사단으로 향하였다. 이제는 부대에 들어가는 게 익숙해졌다. 우리는 5사단에 도착한 후에 저녁 식사를 하고 강당에 모여 국토대장정 12회에 참여했던 선배를 만나 간단한 이야기를 들었다. 이런 곳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게 신기하였고 나도 언젠가 내가 임관하여 근무하고 있는 부대에 후배들이 올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만약 오게 된다면 꼭 한번 만나보고 싶다

 ▲ 2023 '제13기 향군 대학생 국토대장정'ⓒkonas.net


 5일차 

 원래 계획은 노동당사에 가는 것이었는데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가지 못하고 한탄강 주상절리 길을 걸었다. 버스에서 내렸을때 비가 엄청 많이 와서 단장님께서 걸어갈지 버스를 탈지 고민을 하셨다. 사실 나는 비가 많이 와도 걷고 싶었다. 그래서 내심 걷기를 기도하고 있었다. 하지만 주변 몇몇 대원들은 버스를 타기 원하였다. 국토대장정이 국토를 끝에서 끝까지 걸어서 완주하는 것을 말하는 건데 다들 이 정도는 알고 지원했을 텐데 걷기를 싫어한다는 것이 좀 이해가 안됐다. 다행히 단장님께서 걸어가기로 하셔서 우리는 1시간 정도 비를 맞으며 걸었다. 1시간 정도 걷고 중간에 밥을 먹으려고 식당에 들어갔다. 원래 계획은 전투식량을 먹는 것이었는데 단장님 판단하에 전투식량으론 부족할 것 같아서 식당에 들어간 것 같았다. 맛있게 점심을 먹고 백마고지 전적비에 참배를 하러 갔다. 평소처럼 참배를 마치고 이번 여정에 마지막으로 잠잘 곳인 해병대 제2사단으로 향하였다. 

 해병대 대원들의 열정이 느껴졌고 대대장님의 모습에서 포스가 느껴졌다. 짐을 풀어 개인 정비를 마치고 청룡회관으로 향하였다. 우리는 여기서 마지막 밤을 불태울 예정이었다. 먼저 소불고기 전골과 밥으로 배를 채우고 흥을 돋울수 있도록 술도 조금 마셨다. 술을 먹으니 텐션도 올라가고 어색했던 대원들과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 간단한 술자리가 끝나고 대망의 레크레이션 시간을 가졌다. 

 그동안 준비했던 조별 장기자랑과 개개인의 장기를 뽐낼 시간이었다. 나 또한 술을 마셔서 그런지 텐션이 올라가서 레크레이션 시간을 재밌게 보냈다. 레크레이션이 끝나고 나니 엄태구 목소리가 되어있었다. 그만큼 신나게 놀아서 목이 쉬었다는 것이다. 우리는 레크레이션 시간을 계기로 친해진 대원들끼리 인스타 아이디를 교환하였다. 나도 우리 조원들 인스타 아이디를 서로 교환하였다. 길지 않았던 레크레이션 시간이었지만 절대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다. 그렇게 들뜬 기분을 주체하지 못한 채 12시까지 대원들과 수다를 떨고 하루를 마무리하였다.

6일차
 이젠 집에 가야 하는 날이 다가왔다. 먼저 공군 제10비행전투단에 방문하였다. 내가 살면서 공군부대를 가볼 수 있을까? 라는 생각에 공군부대에 가는 것이 굉장히 설레었다. 공군부대에서 과거에 사용했던 전투기도 보고 다양한 미사일도 구경하고 조종사와 이야기도 하였다. 조종사랑 이야기하면서 나도 어릴 때 조종사라는 직업에 대해 알고 있었더라면 한번 도전해 봤을 텐데. 라는 생각을 하였다. 그 정도로 가치있고 멋있는 직업이다. 

 공군부대 구경을 마치고 해군 2함대사령부로 향하였다. 도착하니 해군 상사인 여군이 연평해전과 천안함 사건에 설명해 주셨고 당시 피격되었던 천안함을 보았다. 실제 두 눈으로 보니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고 희생당하신 많은 군인들이 너무 안쓰러웠다.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될 비극이라고 또 한 번 깨달았다. 해군에서 점심을 먹었다. 여태까지 다양한 부대에서 밥을 먹었는데 이곳이 가장 맛있었다. 점심을 먹고 드디어 해단식을 진행하였다. 출정식과는 다른 기분이 들었다. 설레기보다는 아쉬움만 더 많이 남았던 것 같다. 해단식을 진행함으로써 5박 6일간의 여정이 끝이 났다. 대원들은 매우 아쉬웠는지 버스에 올라타지 않고 계속 서성이면서 사진을 찍었다. 나 또한 그랬다. 결국 남는 건 사진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5박 6일간의 짧았던 여정은 끝이 났다. 나는 6일간의 경험으로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많은 분이 있었다는 것. 이분들을 잊지 않기 위해 다양한 행사가 있다는 것. 생각보다 열악한 부대에서 생활하면서도 국가 안보를 위해 힘쓰고 있는 국군 장병들이 있었다. 나는 내년에 해병대 장교로 임관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 1년을 의미있는 경험들로 쌓고자 국토대장정에 지원했다. 내가 만약 국토대장정 공지를 보지 못했더라면 분명 나태한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이러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나는 굉장히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이번 경험은 온전히 걷는 것만이 아닌 다양한 것을 보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활동이었다. 특히 나는 4학년으로써 처음이자 마지막 활동이라 더 뜻깊었다. 만약 내가 복무하고 있는 부대에 후배들이 온다면 바로 달려가 5박 6일간의 나의 경험들을 말해줄 것이다. 공부도 중요하고 다양한 자격증도 중요하지만 나는 경험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경험을 해본 사람은 절대 굽혀지지 않는다. 누가 나한테 국토대장정에 관해 묻는다면 나는 “네 인생에 잠시나마 해를 가려줄 구름 같은 경험”이라고 말해줄 것이다. 5박 6일이 너무 짧아서 아쉽지만 원래 아쉬울 때 그만두는 게 제일 기억에 많이 남는다. 5박 6일간 함께했던 대원들과 전부 다 이야기 못 해본 게 제일 아쉬움으로 남는다.  나는 이제 다시 내 세상과 싸우러 가야겠다.(konas)

최인준(경운대학교 4학년)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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