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군인과 민간인을 가리지 않고 다치게 한다. 6.25전쟁이 발발하자 우방국들은 전투부대를 파병하고 의료와 물자 등을 지원하고 전후 복구에도 크게 기여했다. 1950년 6월 27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한국 군사원조를 결의했을 때 북유럽에 위치한 노르웨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비상임이사국으로서 이 결의안 통과에 찬성표를 던졌다. 적십자사를 통해 한국을 위한 지원금과 의류 등을 지원하던 노르웨이는 1951년 3월 의료지원부대 파견을 결정했다.
 

▲ 경기도 동두천시 상봉암동 자유수호평화박물관 내 노르웨이참전비 ⓒkonas.net

 노르웨이 이동외과 의료진들은 1951년 6월 22일 부산에 도착했다. 이후 전선을 따라 의정부, 동두천 등에서 진료업무를 하면서 점차 그 규모가 늘어나 ‘노르웨이 육군 이동외과병원’이라는 공식명칭과 함께 병원을 독자적으로 운영하기에 이르렀다. 노르웨이 이동외과병원은 1951년 7월 19일부터 1954년 11월 10일까지 9만명 이상의 환자를 치료했다. 

 동두천에 있는 노르웨이 참전비는 1951~1954년까지 경기도 양주군 지역에 주둔하면서 수많은 부상 장병을 치료하고, 전쟁고아들을 지원하는 의료사업을 펼쳤던 노르웨이 의료지원단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한 것이다. 당시 야전병원에 근무했던 한국인 70명이 국민성금을 모아 1972년에 건립한 이 기념비는 원래 동두천시 하봉암동에 있다가 2000년 12월 소요산에 위치한 자유수호평화박물관으로 옮겼다.

 노르웨이 이동외과병원의 외과반은 참전기간 중 총 9,600여회의 수술을 실시해 하루 평균 8회의 수술을 실시했다. 특히 전선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질 때는 하루에 64회의 크고작은 수술을 시행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들이 1954년 11월 철수할 때까지 외과병원 입원환자 14,755명 중에서 사망한 환자는 150명으로 전체의 1.2%에 불과했다. 

▲ 노르웨이참전비 전경과 참전비 비문, 노르웨이 야전병원의 공적을 설명한 안내문(왼쪽위부터 시계방향)ⓒkonas.net

  노르웨이 의료진은 전쟁기간 중 연인원 623명이 근무했다. 이들의 근무기간은 6개월이었으나 이 가운데 100여명은 자발적으로 복무기간을 연장해 1∼2년을 근무하고 여가시간에는 서울의 민간병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노르웨이 참전자 중 전사자는 총 3명이다.

 노르웨이 정부는 1954년 10월 18일 의료진이 한국에서 철수한 이후에도 스웨덴, 덴마크 정부와 협조해 1958년 9월 국립의료원을 설립하고 운영하면서 한국의 의료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우리가 코로나19 감염병으로 호되게 제한된 삶을 보낸게 불과 얼마 전이다. 우리나라가 감염병 예방조치에 선방할 수 있었던 것은 노르웨이 이동병원의 헌신적인 봉사와 전후까지 이어진 적극적인 지원이 바탕을 이루었을 것이다. 모든 것이 망가진 전후의 폐허에서 오늘날 세계 10위권의 경제성장을 이루고 아울러 전염병을 방어할 수 있는 의료기술 향상은 분명 이들 의료지원국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konas)

향군 대학생 인턴기자 김선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