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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전기념 시설물 소개」 (88) 춘천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 기념관

Written by. 대학생 인턴기자 김선영   입력 : 2025-01-27 오후 8: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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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에는 에티오피아가 한층 가깝게 느껴지는 특별한 장소가 있는데, 공지천 변에 자리한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 기념관’이다. 한국전쟁 당시 에티오피아 군의 전공(戰功)과 희생을 기념하는 공간으로, 에티오피아 전통 가옥을 형상화한 건물로 돔 형태의 지붕이 3개다. 

에티오피아는 한국전쟁에 유엔군 전투부대를 파병한 16개국 가운데 하나다. 전시실에서 에티오피아 군의 파병 과정과 전투 기록, 커피의 나라 에티오피아의 문화 등을 볼 수 있다.

 ▲ 강원특별자치도 춘천시 근화동 에티오피아한국전참전기념관 ⓒkonas.net

 

에티오피아가 한국전에 참전한 데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 1935년 이탈리아가 에티오피아를 침략 했고, 에티오피아는 세계 각국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외면당했다. 이런 아픔을 겪은 하일레 셀라시에 1세 에티오피아 황제는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파병을 결정한 것이다.

1층은 에티오피아 군의 한국전 파병 과정과 전공(戰功)을 기록한다. 참전기념전시실에 들어가면 에티오피아 군의 군복과 소총, 병역수첩, 훈장, 식기 등이 눈길을 끈다. 깨끗하고 상태가 좋은 전시 물품들을 보니 한국전쟁이 그리 오래되지 않은, 제법 가까웠던 비극의 역사였음이 다시금 느껴진다. 

이름 ‘강뉴(Kagnew)’에 대한 설명도 있다. ‘상대에게 결정적 타격을 주거나 궤멸한다’는 뜻이 있는 에티오피아 말이다. 철군할 때까지 연인원 3,518명을 파병했다. 화천과 철원, 양구, 가평 등 총 253회 전투에 참가해서, 전사 122명, 전상 536명이란 기록이 남아있다. 전장에 투입된 강뉴 부대는 전투에서 단 한 번도 패배하지 않은, 전승(全勝) 부대였다. 격전지에서 적군과 맞서 253전 253승이라는 신화를 남겼다. 

포로가 된 군인은 한 명도 없다. 특히 춘천 근교에서 크게 활약했는데, 춘천시는 에티오피아군의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이곳에 기념탑을 세우고, 기념관을 지었다. 동판에 새긴 전사자 명단도 볼 수 있다. 이 낯설고 먼 나라까지 와서 목숨을 걸고 전쟁에 뛰어든 사람들로, 읽기 어려운 이름이지만 전사자의 이름 앞에서 절로 숙연해진다. 영원한 안식을 비는 춘천시민의 추모 글도 보인다. 춘천 시민의 정성이 모아져 만들어진 공간이다.

 ▲ 강뉴대원 조형물(좌),  강뉴대대 안내문(좌상), 전사자 동판(좌하) ⓒkonas.net

 

2층은 풍물전시실과 교류전시실로 나뉘어 에티오피아의 문화를 이야기한다. 풍물전시실은 커피의 발상지 에티오피아의 커피 문화를 중심으로 꾸몄다.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 북동부에 위치한, 커피를 처음 발견한 나라다. 식사 마지막에 커피 세레모니를 하는 나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식후, 말린 커피를 돌 같은 도구로 갈아 끓이고 설탕을 듬뿍 넣어 정성스레 마신다. 그리고 집집마다 커피나무를 서너 그루씩 키우는 나라로 커피에 깊은 애정이 있는, 커피가 일상 자체인 곳이다. 

테이블, 잔, 저울 등 에티오피아 전통의 커피 도구가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교류전시실에는 컵, 토기 등 에티오피아 전통과 문화가 드러나는 전시물이 있다. 아프리카 특유의 토속적인 문양과 함께 에티오피아의 기독교 문화도 엿보인다.

 ▲ 교류전시실(위), 풍물전시실(아래) ⓒkonas.net

 

위태롭던 대한민국을 위기에서 구해낸 영웅 강뉴 부대원들, 그러나 안타깝게도 고국에서 대접받지 못했다. 군부 쿠데타로 '하일레 셀라시에'가 폐위되고, 사회주의 군사정권 시대(1974~91)가 막을 올리면서 대한민국의 자유를 위해 싸웠던 이력은 오히려 이들에게 해가 됐다. 강뉴 부대 소속이라는 이유로 정부로부터 재산 몰수를 비롯한 핍박을 당하는 등 많은 아픔을 겪었다고 한다. 

평화롭고 아름다운 공지천변의 의암호 경치를 눈으로 보고 즐기는 것도 좋겠지만, 평화를 지켜주기 위해 희생을 무릅쓰고 참전한 강뉴 부대원들을 찾아, 잠시나마 에티오피아 참전 기념관에 들려 묵념하고, 전시관 내부를 한 바퀴 둘러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아닐까?  (konas)

향군 대학생 인턴기자 김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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